THE FACT

검색
정치
尹과 정면충돌은 피한 韓…갈등 봉합 집중 전망
"민심 수준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해야"
압박 여지는 남아 있어…특감 추천 박차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당일 침묵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입을 열었다. 한 대표는 숙고 끝에 평가보다는 '민심에 맞는 수준의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를 윤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사진은 한 대표가 지난 10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당일 침묵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입을 열었다. 한 대표는 숙고 끝에 평가보다는 '민심에 맞는 수준의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를 윤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사진은 한 대표가 지난 10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당일 침묵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입을 열었다. 한 대표는 숙고 끝에 '민심에 맞는 수준의 구체적이고 속도감 있는 후속 조치'를 윤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담화 이후 대통령실을 향한 여전한 비판 여론에 한 대표가 '정치적 결단'을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 것을 고려했을 때 다소 낮은 수위의 입장 표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단 윤 대통령과의 정면충돌은 피하고 여론을 살펴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 하루만인 지난 8일 대통령의 약속을 언급하며 실천을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어제 현 상황에 대해 사과하고 인적 쇄신, 김건희 여사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의 조건 없는 임명에 대해 국민들께 약속하셨다"면서 "이제 중요한 것은 민심에 맞는 수준으로 구체적으로 속도감 있게 실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요구했던 대국민 사과와 대통령실 참모진 전면 개편, 쇄신용 개각, 김 여사의 즉각적인 대외 활동 중단, 특별감찰관 임명이 사실상 수용됐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그런 민심에 맞는 실천을 하기 위해서 당은 지금보다 더 민심을 따르고, 지금보다 더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설득하겠다"고 했다. 당정갈등과 당내 계파갈등으로 인한 보수 전체의 위기를 넘어 공멸을 우려해 일단 한발 물러서 당이 정부에 협력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야당이 '정권 퇴진'과 '김여사 특검법 수용'으로 압박하는 와중에 집권 여당 대표가 대통령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담화 이후 부정적인 평가를 하거나 대통령에 각을 세우면 최근 여러 현안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던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간 계파 갈등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친한계 정성국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대표가 비판적 입장을 내놓는다면 친윤과 친한 갈등이 격화되는 것 아닌가'라는 질의에 "그 부분은 우려된다"며 "'김여사 특검법' 통과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가 있는 상황에서 대표가 기자회견 자체에 대해 평가만을 하기에는 앞으로의 정국 현안이 너무 많이 연계돼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여지는 남아있다. 한 대표는 이날 담화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않으면서도
그럼에도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여지는 남아있다. 한 대표는 이날 담화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않으면서도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그럼에도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대한 압박을 이어갈 여지는 남아있다. 한 대표는 이날 담화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않으면서도 "당은 즉시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추진하겠다. 필요한 절차 준비를 지시했다"며 자신이 주장해 온 특별감찰관 절차 추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 대표는 서범수 당 사무총장에게 특별감찰관과 관련된 필요한 절차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대통령도 분명 국회가 추천하면 임명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빨리 진행하자는 의미"라며 "이것조차 안 한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는 14일 국회 본회의 전 의원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견을 듣고 있다"며 "의원총회 등을 통해 의견을 듣고 최종적인 방향을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와 관련해 명태균씨의 녹취록이 연일 공개되고, 야당 측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 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서 여당이 특별감찰관까지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다음 주 의원총회가 열리면 별다른 이견 없이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 대표의 1심 선고 공판이 예정돼 있는 11월에는 김 여사 특검법에 선을 긋고 당분간은 당정갈등을 봉합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선고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반전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지율과 함께 당 지지율이 또다시 동반하락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특검과 관련해 한 대표가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이미 친한계 일부에선 '독소조항을 뺀 특검법'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은 "한 대표가 올해까지는 대통령실과 세게 부딪히지 않고 적당히 수위를 조절해 나가는 전략을 표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 대표 1심 판결에 따라 윤 대통령 탄핵이나 임기 개헌에 대한 압력은 조금 완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와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sum@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