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3개 분기 연속 적자 기록할 듯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쇼크 도미노'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 주자인 LG화학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의 실적 역시 감소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을 둘러싼 전망이 부정적이다. 지난해 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유력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1월 31일) 석유화학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결과는 전년 동기보다 74.5%나 급감한 영업이익 1913억 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순이익도 59억 원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은 13조852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이다. 증권사별로 실적 전망치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당초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급감한 3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시각이 주를 이뤘다. 일부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2000억 원대 영업이익까지 내다봤으나, 결국 1000억 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9957억 원이다. 이 역시 전년과 비교해 40.4%나 감소한 수치다. 연간 순이익도 2조1955억 원으로 44.5% 줄었다. 사상 처음 연간 매출 50조 원을 돌파(51조8649억 원)했음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30조9000억 원이다.
LG화학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건 석유화학 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손실 166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석유화학 시황 부진이 이어진 영향으로,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조치 강화로 인한 시장 감소, 화물연대 파업 등의 변수도 생겨 손해액이 늘었다.
문제는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LG화학은 올해 사업 전망에 대해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의 저탄소화, 고부가 사업 강화, 지속가능한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이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석유화학 업계의 '실적 쇼크 도미노'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여파가 시장 전반에 미친 영향이 예상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오는 9일 실적을 발표하는 롯데케미칼의 표정은 이미 어둡다.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손실 규모는 1000억~2000억 원 수준으로,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첨단소재 사업 수익성이 낮아 업황 악화에 따른 충격이 비교적 컸다는 평가다. 전분기(4239억 원) 대비 손실 규모가 줄어든 것은 위안거리다. 대신증권은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적자를 지속해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 예상 영업손실은 1702억 원으로 전분기보다는 적자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전체 수익성도 반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4876억 원으로, 전년(영업이익 1조5356억 원) 대비 급감할 것으로 관측된다. 매출은 20%가량 오른 22조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8일 실적 발표 예정인 금호석유화학도 적자 수준은 아니지만, 전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년 동기(4153억 원) 대비 50% 이상 감소한 1800억 원 수준의 4분기 실적이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였던 전년(2조4068억 원) 대비 약 50% 줄어든 1조2000억 원 수준으로 예측된다.
한화솔루션은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된다. 케미칼 부문의 수익성 부진을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등) 부문이 메울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267%나 늘어난 3090억 원으로 예상했다. 한화솔루션은 오는 16일 실적을 발표한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어렵겠지만, 지난해보다는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 등 업황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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