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체제 아래 공격적 투자·사업 협력 추진
과감한 행보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공격적인 투자·사업 협력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김동관 부회장의 과감한 행보가 향후 성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화솔루션은 27일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글로벌 태양광 동맹을 맺는다고 밝혔다. 친환경 에너지 확산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MS가 2030년 탄소중립 조기 달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 전환 사업과 관련해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발전 모듈을 공급하고 발전소 건설까지 담당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내용이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협약에 따라 MS와 공동으로 다양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또 올해부터 MS가 전력 구매 계약(PPA)을 체결하는 태양광 발전소에 2.5GW 이상의 모듈을 순차 공급하기로 했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을 위한 설계·구매·시공(EPC) 역시 한화솔루션이 담당한다.
글로벌 대형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태양광 기업과 직접 협업을 통해 대규모 재생 에너지를 조달하기로 한 것은 업계 최초다. 이러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한화솔루션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에서 태양광 핵심 가치사슬별 생산라인을 모두 갖추려 한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김동관 부회장 체제 아래 북미 태양광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북미 시장 1위 자리를 더 탄탄히 다지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맞춰 3조2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주요 내용은 올해 안에 기존 조지아주 달튼 공장의 연간 태양광 생산 능력을 1.7GW에서 5.1GW로 늘리고, 내년 말까지 인근 카터스빌에 잉곳·웨이퍼·셀·모듈을 각각 연간 3.3GW씩 통합 생산하는 '솔라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다.
한화솔루션은 MS와의 태양광 동맹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 생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솔라 허브'의 조기 안착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대표는 "MS와 파트너십 체결은 한화솔루션이 태양광 모듈 제조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는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의미"라며 "내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솔라 허브'를 기반으로 역량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의 태양광 사업은 초기 단계부터 김동관 부회장이 이끌었다. 2010년 입사 직후 태양광을 미래 먹을거리로 점찍고 사업 전략 수립과 독일의 큐셀 인수 등 중요 의사결정에 김동관 부회장이 직접 참여했다. 물론 업황 부진으로 굴곡의 시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북미 등 주요 시장 점유율 1위라는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김동관 부회장 뚝심이 있었다는 평가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 주택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7분기 연속, 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12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에 더욱더 힘을 실은 상태다. 지난해 사업 분할을 통해 한화솔루션의 사업 구조를 에너지 중심으로 단순화하는 재편에 나섰고, 김동관 부회장이 이 분야를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동시에 에너지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그린에너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그룹의 목표이자, 김동관 부회장의 목표다. 김승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모태 산업인 방산과 함께 에너지를 거론하며 "국가를 대표하는 이러한 사업군을 우리가 지속해서 만들고 키워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의 차기 총수로 꼽히는 김동관 부회장이 역점을 두고 육성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추가 투자, 협력 추진 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의사결정 책임자인 김동관 부회장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도 그린에너지 관련 네트워크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동관 부회장은 글로벌 에너지 기업인 AES의 안드레스 글루스키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탈탄소화를 위한 신재생에너지 전환 방안을 논의했다. 또 LNG운반선 등 선박 700척을 운영하는 글로벌 선사인 일본 MOL의 다케시 하시모토 CEO와 만났고, 이탈리아 최대 전력회사 에넬의 프란체스코 스타라체 CEO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협력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합작회사 설립 등 한화와 태양광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토탈에너지의 빠뜨릭 뿌요네 CEO를 만나 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을 논의했으며, 글로벌 풍력터빈 시장 점유율 1위 덴마크 베스타스의 경영진을 만나기도 했다.
업계는 김동관 부회장의 향후 과제로 '실적 개선'을 꼽고 있다.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노력이 성과로 이어져야 경영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걱정을 샀다. 지난해 2분기 소폭 흑자 전환한 데 이어 3분기 최대 영업이익(1972억 원)을 기록했고, 4분기 전망도 나쁘지 않다는 점은 한화 입장에서 긍정적인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증익이 뚜렷해진다면 김동관 부회장의 입지는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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