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쳤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회 협조를 당부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 전부터 퇴장 때까지 규탄 대회와 비공개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최근 이재명 대표와 전 정부를 겨냥한 수사에 강력히 항의했다.

본회의장은 윤 대통령 입장 전부터 어수선했다.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이 불참하면서 본회의장 가운데 자리는 비어 있었다. 여당과 정의당 의원들 간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정의당 의원들이 자리에 '이XX 사과하라!' '부자감세 철회! 민생예산 확충!'이라는 피켓을 붙이자 여당 의원들이 "정의당 웬만큼 해! 그거 치워" "대통령이 오는데 뭐하는 거야"라고 항의했고 정의당 의원들은 "사과하세요"라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1분께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을 연호하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은 곧바로 연단으로 향했고 여당 의원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연설을 시작했다.
약 20여분 간의 연설 도중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18번 박수를 보냈다.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압도적인 역량으로 대북 억제력을 강화할 것이다" "경제와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국회의 협력이 절실하다" 등 외교안보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국회 협력을 당부하는 대목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은 특히 민주당의 시정연설 보이콧을 의식한 듯 "예산안은 우리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지도이고 국정 운영의 설계도다. 정부가 치열한 고민 끝에 내놓은 예산안은 국회와 함께 머리를 맞댈 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에 국회에서 법정기한 내 예산안을 확정해서 어려운 민생에 숨통을 틔워주고, 미래 성장을 뒷받침해 주시길 기대한다"는 당부로 연설을 마무리했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 야당 의원들이 있는 자리로 먼저 가서 악수를 청했다. 이어 여당 의원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김진표 국회의장과의 악수를 끝으로 본회의장을 떠났다.

본회의장에 불참한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도착에 앞서 오전 9시 30분께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 대회를 열었다. "국감방해 당사침탈 규탄한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의원들은 저마다 "국회무시 사과하라!" "이xx 사과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었다. 그러면서 "민생외면 야당탄압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국회모욕 막말욕설 대통령은 사과하라" 등의 구호도 외쳤다. 윤 대통령이 오전 9시 38분께 국회에 도착하자 당초 '침묵시위'를 벌인다는 방침과 달리 곳곳에서 "사과하세요"라는 고성이 나왔다.
민주당은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자 곧바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퇴장 후에는 다시 로텐더홀에서 마무리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이는 5개월 전과 완전히 달라진 대응이다. 지난 5월 추가경정예산을 위한 윤석열 대통령의 첫 시정연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참석해 기립박수를 보낸 바 있다. 당시 대통령과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가 참석하는 사전 환담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는 사전환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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