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최근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은행주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가 방향에 시선이 쏠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15분 현재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주가가 대다수 상승세를 나타냈다. KB금융은 전일 대비 1.49%(900원) 오른 6만1200원에, 신한지주는 0.97%(400원) 오른 4만1750원에, 하나금융지주는 0.62%(300원) 오른 4만8350원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0.62%(100원) 내린 1만6100원을 가리켰다.
앞서 이들 은행주는 지난 2월 중 고점을 찍었다가 같은 달 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로 3월 초 급락했다.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등 우려에 휩싸이며 3월 8일 저점을 기록한 뒤 다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8일부터 전날까지 은행주는 △우리금융지주 20% △신한지주 13.5% △KB금융 13.3% △하나금융지주 8.4%씩 각각 상승했다.
최근 외국인도 은행주를 사들이며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외국인투자자는 우리금융지주를 698억7700만 원 순매수했다. KB금융(605억6300만 원), 기업은행(487억5900만 원), 하나금융지주(446억3300만 원)의 주식도 쓸어 담았다.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사들이는 것은 국내 금융권이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며 실적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인상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인상 기조에 따라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통상 금리 상승기엔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증가한다.

이날 주요 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이후 은행주의 주가 방향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는 4대 금융지주가 금리 인상 영향으로 수익이 늘어나 호실적을 거둔 성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리포트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컨센서스(업계 추정치) 합계는 4조9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호실적엔 핵심계열사인 은행들의 이자 마진 증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통화정책이 정상화되며 NIM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분기 NIM 상승폭은 약 5bp로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은행 NIM은 전분기 대비 4bp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가파른 추세를 이어가며, 대출 기준금리가 전분기 대비 20~30bp 내외로 오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은행주 중에서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이는 지주 종목의 주가 상승이 예상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조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는 타사 대비 할인 요인으로 작용했던 비은행 부문의 약점이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할인이 적용됐던 밸류에이션이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이라며 "비은행 비중이 적어 당분간 안정적인 이익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금리인상에 따른 호실적이 반드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상이 건전성 악화로도 연결되며, 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점 등은 은행의 장기적 이익 증가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2022년 3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 원으로 사상 처음 4개월 연속 감소하기도 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 상승 압력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결국 건전성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한국 GDP 성장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은행들의 장기적 실적 개선엔 의문이 든다"고 분석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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