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납득할 만한 메시지 전달 관건..."몸 낮춰야"
[더팩트ㅣ곽현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부인 김건희 씨 허위이력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가 임박한 분위기다. 윤 후보가 김 씨 관련 의혹에 대해 '사과인 듯 사과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면서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당 안팎에서 대응 미흡으로 논란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만큼, 윤 후보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간 윤 후보 측은 더불어민주당이 김 씨에게 제기한 수원여대·안양대 교수 초빙 지원서 '허위 경력' 의혹에 대해 "악의적인 가짜뉴스", "지나친 검증 공세"로 일축하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다 사태가 심각해지고, 김 씨가 지난 15일 사과의 뜻을 밝히자 "국민의 눈높이와 기대에 조금이라도 미흡한 게 있다면 송구한 마음을 갖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다음 날인 16일 또다시 '언론 인터뷰를 통한 사과가 김 씨의 공식 사과인가'라고 묻는 취재진 질의에 "사과에 공식 사과가 있고 아닌 게 있는가"라며 "어찌 됐든 국민 눈높이에 비춰 미흡한 것이 있기에 송구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표시였다"라고 답했다. 이같은 발언은 윤 후보가 김 씨 관련 의혹에 사과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되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도 후보 배우자 이미지는 선거의 중요 변수라며, 논란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최소한의 피해를 예측하는 선에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철저한 사과를 통해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도 "전체적으로 허위와 과장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태도의 문제를 지켜보고 있는 만큼 깨끗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르면 이번 주 중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원일희 선대위 대변인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들여다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너무 늦지 않게 어떤 형태로든 의사 표명이 있을 것으로 안다"라고 했다. 전주혜 대변인도 "대국민 사과를 논의 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도 정확한 사실 파악 후 대국민 사과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대한의사협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래된 일이라서 진상 확인에 시간이 좀 걸린다"며 "제대로 사과하려고 해도 이러이러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 드려야지, 잘 모르고 사과한다는 것도 좀 그렇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또 "(다만)국민이 기대하는 눈높이와 수준에 미흡한 점에 대해서는 사과를 나중에 드린다, 지금 드린다가 아니고 늘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했다.
관건은 사과문이 담고 있는 '메시지'다. 전문가들은 국민과 유권자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진정성을 담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진정한 메세지를 던지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국민과 유권자가 판단했을 때 철저한 사실관계와 인정하는 자세 등 마음이 전달될 정도의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본인이 답답하고 억울한 상태라 하더라도 '결혼 전 일이다', '너도 털면 나온다'는 식의 발언은 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유 평론가도 "워낙 오래전 일이기 때문에 팩트를 가리기는 쉽지 않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몸을 낮춰 미흡한 부분을 사과하고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평했다.
선대위 측은 구체적인 메세지 방향에 대해선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은 '준비 중인 대국민 사과 문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느냐'는 질의에 "여러 가지 논의는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정리된 내용은 없다"라고 했다.
한편 선대위 차원에서 배우자 팀 신설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부터 김 씨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었지만 국민의힘 측에서 충분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김 씨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사안별로 대처하지 못했다"라며 "정치 공세에 있어서 '프레임'을 반론하는 타이밍을 놓치면서 사건을 점점 키워가고 있는 모양새"라고 일갈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그 동안 권성동 사무총장이 꾸준히 언급했던 만큼 만들 계획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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