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콘텐츠 사용료 저평가 문제 지적…생태계 선순환 필요성 강조
[더팩트│최수진 기자] 강호성 CJ ENM 대표가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의 콘텐츠 사용료 저평가 문제를 지적하며 생태계 선순환을 위해 사용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1일 강 대표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에서 IPTV와 CJ가 콘텐츠 사용료를 놓고 티격태격하고 있다"며 "빨리 해결돼야 할 문제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글로벌 시대가 도래한 것은 인프라, 유통 구조가 선진화됐기 때문이 아니라 K-콘텐츠가 우수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유통, 시장 구조는 그대로인데 콘텐츠만 선진화됐다"며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한국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다면 결국 우리 콘텐츠 시장은 메이저 스튜디오에 지배당할 수 있다. 우리 콘텐츠가 우수한 만큼 유통·분배 관련한 시장 구조도 선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IPTV와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제작비의 3분의 1 정도만 수신료로 받는다"며 "미국의 경우 100% 이상을 받는다. 많이 받으면 120%까지 받는다. 미국은 벌써 수신료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해서 콘텐츠 투자 기반이 형성됐다. 그러나 저희는 늘 불안하다. 프로그램을 제작해도 받을 수 있는 수입은 3분의 1밖에 안 된다. 결국 나머지 금액은 부가 수입에서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 시장 구조가 아직은 수신료보다 부가 수입인 협찬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며 "이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우리가 잘 되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K-콘텐츠, 우리 IP를 지키는 길이다. 제작사들이 수수료 120%를 받을 수 있는 글로벌 OTT에 줄을 서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문제는 IP까지 다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하도급제에 불과하다. 이런 모습으로 가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강 대표는 또 "K-콘텐츠 시장을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힘을 지키기 위해서는 콘텐츠 유통 분배 구조가 선진화돼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다가가야 한다. 그게 우리 전체가 사는 길이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세한 SO(종합유선방송사)조차도 수입의 절반 이상을 콘텐츠에 제공한다"며 "그런데 시장의 80% 이상 차지하는 IPTV 3사는 인색하다. 영세한 SO도 분배율에 있어 전향적인데 IPTV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다 같이 성장하기 위해서 어떻게 나가야 하는지 컨센서스의 문제다. 시장 환경도 바뀌고 있는데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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