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H 등이 주도하는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신뢰도 문제 부각
[더팩트|이재빈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투기 사태의 파급력이 커지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2·4 공급대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투기를 근절시켜 주택시장을 안정시켜야할 LH가 투기를 자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2·4 대책을 추진할 동력이 약해진 까닭이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4 대책 추진을 위한 후속 입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당국은 이달 중으로 후속 법안을 통과시키고 시행령 개정 등을 거쳐 6월 전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지난 12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당정은 2·4 대책을 발표하고 20여 일 만에 대책 추진의 근거가 되는 '공공주택특별법'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2·4 대책은 정부가 오는 2025년까지 84만 가구 이상을 시장에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대책이다.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을 고밀개발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과 LH 등이 사업을 직접 주도하는 '공공기관 직접시행 정비사업', 도시재생과 정비사업을 결합한 '주거재생 혁신지구 사업'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2·4 대책은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접수만 됐을 뿐, 법안소위 회부 등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시작 절차인 상정도 안 됐다는 것이다. 법안들은 12일 기준으로 숙려기간(15일)을 넘겼기에 상정이 충분히 가능했다. 그러나 12일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으면서 남은 국토위 일정을 감안하면 이달 중 상정되는 것도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2·4 대책 관련 법안이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않은 까닭은 LH가 광명·시흥 등 신도시 예정지구에 비공개 정보를 활용해 사전 투기를 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논란의 중심에 선 LH가 다수의 물량을 추진하는 방식을 전면에 내세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2·4 대책에서 제시된 이들 사업은 LH 등 공공기관의 주도적 참여를 전제로 용적률 등 도시계획 규제를 풀어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민간이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공공기관이 풀어줌으로써 그동안 개발사업이 추진되지 못한 곳에서 사업을 굴러가게 해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땅 투기로 인해 LH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이어서 LH가 주도하는 개발 방식을 설득할 명분도 적어진 상황이다.
2·4 대책은 개발 예정지 부동산을 대책 발표일 이후에 취득한 경우 입주권도 주지 않는 강력한 투기방지 조항을 삽입해 이전부터 논란이 됐다. 하지만 정작 LH 직원들은 신도시 지정 전 땅 투기에 나선 사실이 드러나 이에 대한 반발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입법 추진은 적어도 공직자 신도시 투기 의혹 사건 결과와 LH 조직 개편,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 후속 조치가 마련된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등의 신청을 받아 이달 중 2·4 대책에서 제기된 개발 방식의 후보지를 일부라도 발표한다는 계획이지만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또 변창흠 장관은 LH 사태의 책임을 지고 2·4 대책의 후속 입법 기초작업까지만 수행하고 물러나는 '시한부 장관'이 됐다. 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나기까지 대책의 기초인 법안이 처리될지도 미지수인 셈이다.
2·4 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3기 신도시 조성 사업도 일정부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의 공급 예정지 가운데 서울 접근성이 높은 축에 속하는 광명 시흥 신도시가 LH의 투기로 논란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광명 시흥 신도시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대책협의회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도시 원주민에 대해선 부동산 투기 방지대책이라는 명목으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LH 직원들은 사전에 개발정보를 빼돌려 100억 원대 땅 투기를 했다"며 "3기 신도시를 백지화하고 현재 진행 중인 신도시 수용·보상 절차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fuego@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