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회장, 지난 1일 SK하이닉스 M16 공장 준공식서 "내 연봉 반납하겠다" 밝혀
[더팩트│최수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하이닉스 연봉 반납' 발언으로 SK하이닉스의 PS(초과이익성과급) 책정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 최 회장 '연봉 반납' 발언 왜 나왔나
최 회장은 전날(1일) 경기도 이천시에서 개최된 SK하이닉스 M16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최근 PS(초과이익성과급)와 관련된 논란을 알고 있다"며 "나름대로 고심해본 결과 제가 SK하이닉스에서 받은 보상을 구성원들에게 돌려주겠다. PS 문제에 대해 공감과 소통이 필요했다. (연봉 반납이) 문제 해결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SK하이닉스 측은 지난달 28일 사내 공지를 통해 PS 규모를 연봉의 20%로 책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이 과도하게 적다는 불만을 제기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직원들의 사기 진작 효과와 함께 성과급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 준공식 현장에서 SK하이닉스 노조 집회를 목격한 것이 최 회장의 발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이 적게 책정됐다는 이유로 노조 조합원 약 20명이 피켓 시위를 했으며, 최 회장은 행사장으로 이동할 때 이를 목격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이 지난해 SK하이닉스로부터 받은 연봉은 약 30억 원으로 추정된다. 현재 SK하이닉스 구성원은 2만8000명이다. 최 회장의 연봉이 구성원들의 성과급으로 전환될 경우 1인당 받는 금액은 약 10만 원 수준이다.
◆ SK하이닉스 'PS' 산정 기준 재조명…사측·구성원 입장 갈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는 PS와 PI(생산성 격려금)로 나뉜다. PS는 연 1회, PS는 연 2회 지급한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된 PS는 1년 실적을 바탕으로 연간 목표치를 초과한 이익을 구성원들과 함께 공유하는 제도다. 최대 기본급(연봉 20분의 1)의 1000%까지 받을 수 있다.
실제 1000%가 지급된 사례도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업황이 개선된 2017년과 2018년 당시 2년 연속 1000%의 PS를 지급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500%의 특별기여금도 지급했다.
2019년에는 PS를 지급하지 않았다.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은 2조71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87% 급감했다. 10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SK하이닉스는 PS를 지급하지 않는 대신 '미래 성장 특별 기여금'이라는 명목으로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결정이었다.
문제는 올해 PS가 기본급의 400%(연봉의 20%)로 책정되면서 시작됐다.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영업이익이 두 배나 뛰었는데 지난해와 똑같은 PS를 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5조1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아울러, 경쟁사인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에 비해서도 낮게 책정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OPI(초과이익성과급·옛 PS)는 연봉의 47%로 책정됐다.
반면 사측은 전년 실적과 비교해 PS를 늘리거나 줄이는 방식으로 성과급을 책정하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PS 산정 기준은 연초 설정한 '목표치'다. 쉽게 말해 '상대 평가'가 아닌 '절대 평가'라는 의미다. 목표한 영업이익을 크게 뛰어넘을 경우 높은 PS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EVA(영업이익에서 법인세, 금융, 자본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 산출 방식을 사용해 PS를 책정하고 이를 구성원에게 매년 지급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EVA 산출 근거 공개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VA 산출 방식은 다를 게 없다"며 "다만, EVA 산출에 포함되는 항목의 세부 금액은 대외비"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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