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원장, 큰 형 美서 별세 장례 불참…康 장관, 남편은 美 자유여행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가족과 관련한 미국행을 놓고 엇갈린 시선을 받고 있다.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개인 여행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한 반면, 박 원장은 국정 임무 수행을 이유로 친형인 고 박청원 씨의 장례가 치러지는 미국행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5일 <더팩트>의 취재 결과([단독] 박지원 국정원장, 큰형 사망 비보에도 장례식 못 가…목포 지인들 '위로') 박 원장의 큰형 고 박청원(86) 씨는 미국 뉴욕 한 요양원에서 여생을 보내다 3일 오후 4시 30분(현지시간) 86세를 일기로 운명했다. 박 원장은 평소 고인을 아버지처럼 믿고 의지했을 정도로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큰형이 운명했지만 국정 임무 수행을 위해 장례식 참석이 힘들 것 같다는 사연이 목포 지역사회에 전해지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안타까움과 함께 위로하는 댓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또, 그동안 박 원장을 지지하고 응원했던 지인들은 슬픔을 함께 공감하면서도 서로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역사회나 정치권에서는 박 원장이 큰형 장례가 치러지는 미국행을 포기한 데는 국정 임무 수행과 함께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한다. 정부는 지난 3월부터 미국 등 세계 모든 국가와 지역에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렸다. 특별여행주의보에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원장의 큰형 장례 불참 결정이 <더팩트> 단독 보도로 알려지며, 최근 논란인 강 장관이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강 장관의 남편 이일병 명예교수는 외교부의 특별여행주의보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개인 여행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했다.
당시 이 교수는 인천국제공항에서 KBS 기자와 만나 "코로나가 하루 이틀 없어질 게 아닌데 맨날 집에서 지키고만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에 따른 여행주의보를 발동한 주무 부처 수장의 배우자의 미국행이라는 점에서 여야를 떠나 비판이 쏟아지는 대목이다. 또, 이 교수의 이번 출국은 여행과 함께 억대의 요트를 구입하기로 한 것으로 드러나 많은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4일 "국민은 정부의 해외여행 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 성묘조차 못 갔다"라며 "정작 정부 주무 부처인 외교부 장관 남편은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니 믿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같은 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며 "코로나19로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확산하자 강 장관도 남편인 이 교수의 미국행에 고개를 숙였다. 강 장관은 4일 "국민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박 원장과 강 장관이 가족과 관련한 미국행을 놓고 상반된 상황에 놓이면서 온라인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은 박 원장을 위로하며 강 장관과 남편 이 교수를 비판하는 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누리꾼들은 두 사람을 비교하며 "어느 장관의 남편인 일등병(이일병 교수) 아저씨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는 박 원장님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국민 정서에 반하는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행동과는 대비 됩니다. 그만큼 박지원 윈장은 자신의 일에 충실하다는 반증입니다. 박 원장 형님의 명복을 빕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는 7일 외교부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강 장관을 상대로 남편 이 교수의 미국 출국을 따질 것으로 전망된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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