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사, 미국 정부 승인 없이 화웨이와 거래할 수 없어
[더팩트│최수진 기자]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가 오늘(15일)부터 신규 반도체 부품을 살 수 없게 됐다. 대다수의 반도체 기업과 거래가 중단된 탓이다.
미국 정부가 내놓은 '화웨이 제재안'이 15일부터 정식 발효된 데 따른 것으로, 반도체 제조사가 미국 기업의 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부품을 생산할 경우 미국 정부 승인 없이 화웨이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 골자다.
미국 측은 지속적으로 화웨이를 압박하고 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5월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기술의 직접적 결과물인 반도체를 중국 화웨이가 취득하는 것을 전략적으로 겨냥한 수출 규정 개정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17일에는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미국의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생산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할 수 없다"라는 내용의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미국 내 기업뿐 아니라 모든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의 거래에도 이번 제재가 적용된다.
반도체 시장에 미치는 미국의 영향은 절대적이다. 현재 대다수의 반도체 제조사들은 미국산 장비와 기술 없이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반도체 시장에서 화웨이를 퇴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화웨이는 △이동통신 장비(기지국 등)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의 전자기기에 반도체를 탑재하고 있는 만큼 다수의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화웨이는 제재가 발효되기 전까지 반도체 기업과의 거래량을 늘려 재고를 비축해놓은 상태로, 일시적으로는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재고가 바닥날 시기를 내년 초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주요 기업의 대 화웨이 수출에도 차질이 발생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화웨이의 반도체 구매량(2019년 기준)은 208억 달러(약 25조6000억 원)에 달한다. 애플(1위), 삼성전자(2위)에 이어 전 세계 반도체 거래 순위 3위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과의 거래량은 10조 원가량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7조 원, SK하이닉스 3조 원 등이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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