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희·조원태 공동 사과문…가족 간 이견 좁혀질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8일 외부로 알려진 '크리스마스 다툼'과 관련해 30일 공동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툼 이후 한진 총수 일가의 경영권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오히려 확전되고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자 발 빠른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을 둘러싼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공동 사과문을 통해 모자간 갈등이 표면적으로 봉합됐더라도,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관계 등 오너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그룹 안팎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내년 사업 준비에 힘을 쏟아야 할 시점에 '경영권 갈등'이 가시화되면서 최대 국적 항공사를 보유한 재계 13위 한진그룹이 크게 흔들릴 것이란 내부 걱정이다.
이명희 고문과 조원태 회장은 이날 공동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지난 크리스마스에 자택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원태 회장은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했고, 이명희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했다"며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 간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진가 모자가 공동 사과에 나선 이유는 지난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다툼'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지난 25일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에서 다퉜고, 이 과정에서 화병과 유리창이 깨지는 등 소동이 발생했다. 이러한 사실은 다툼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이명희 고문의 사진과 함께 지난 28일 언론을 통해 외부로 알려졌다.
이명희 고문과 조원태 회장 다툼 이후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총수 일가의 갈등이 확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조원태 회장이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반격을 이명희 고문이 묵인한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자택에 찾아갔을 것이란 해석이 더해져 총수 일가 사이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 수준일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왔다.

이날 이명희 고문과 조원태 회장의 공동 사과문이 나오면서 일단 '모자간 갈등'은 봉합된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가족 간 다툼이 외부로 알려져 다양한 추측이 제기, 한진그룹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이명희 고문과 조원태 회장이 서로 합의해 공동 사과문을 낸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당장 확전'은 막았지만, 한진그룹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언제든 악화될 수 있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갈등 상황이 남은 탓이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선대 회장이 강조한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조원태 회장을 공개 저격하며 '경영권 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공개 저격 후 한진그룹 내부에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조원태 회장 체제 아래 조직을 재정비하고 내년 사업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수면 위로 떠 오른 내부 싸움 가능성 탓에 동력을 자칫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한진그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의 주력인 항공업은 수요 급감 등 올 한해 굉장히 힘들었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 수익성 제고와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며 "경영권 분쟁이 자칫 리더십 약화로 이어져 구체적 사업 대비에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지 걱정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계속 힘겨루기를 시도한다면 조원태 회장 역시 경영권 방어를 안심할 수 없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원태 회장이 6.52%, 조현아 전 부사장이 6.49%, 조현민 전무가 6.47%, 이명희 고문이 5.31% 등으로 차이가 크지 않다. 내년 3월쯤 열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처리되는 만큼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는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가족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에 조원태 회장은 당분간 '집안 단속'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의 재도약을 이뤄내기에 앞서 경영권이 위협받는 현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조원태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화합'을 강조하며 뒤숭숭했던 내부 분위기를 다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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