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 與 인적쇄신론 변수되나
[더팩트ㅣ국회=박숙현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깜짝 총선 불출마·정계 은퇴 선언으로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 등 인적쇄신 요구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다시 불붙은 분위기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당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정계 은퇴가 86 세대교체에 대한 신호탄이 아니냐'는 취재진 질의에 "개개인의 거취 문제는 아니고 전체 우리 정치의 가치나 노선을 어떻게 할 건지, 정치문화 구조를 어떻게 할 건지 이런 것과 관련해 지혜들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런 차원에서 얘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구조나 문화 개선 대상은 86세대에) 국한되진 않을 것"이라며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남을 사람은 남아서 일하고 다른 선택할 사람은 선택할 텐데 세대간 조화나 경쟁을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해 해소해나갈 건지가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조 전 장관 사태 이후 '86그룹 운동권=정치 기득권'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운동권 세대 사이에서 부담으로 작용했고, 이런 상황에서 86그룹의 대표격인 임 전 실장의 정계 은퇴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86세대의 또 다른 핵심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 전 장관 사태 파동 이후에 우리 세대에 대해 이런저런 질타(86세대의 정치 기득권화)가 쏟아졌지 않나. 국회의원 탐욕을 갖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느니 진짜 하고 싶었던 통일운동으로 돌아가자는 식의 마음 정리들을 해온 게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공격하는 건 별로 저희는 힘들어하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같이 정치를 하는 분들이거나 같은 지지자들이 기득권층화가 되어 있는 386 물러나라, 그런 이야기를 하면, 공격적으로 하지는 않아도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86세대 용퇴론이 연쇄적으로 중진 물갈이론으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임 전 실장의 총선 불출마로 수도권 중진들을 향한 압박도 더 거세질 전망이다. 당장 임 전 실장 출마가 거론됐던 종로 지역구에서 7선에 도전하는 국회의장 출신 정세균 의원에 대한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올해 1월 청와대에서 나와 6월에는 종로로 주소지까지 옮기며 종로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정 의원이 출마 의지를 굳히며 임 전 실장이 내년 총선 출마지에 대해 현실적인 고민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원은 이에 대해 "거기(총선 때 출마하려던 종로)도 특별히 비켜 주거나 흔쾌히 양보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고, 그럴 바에는 비루하게 국회의원에 연연해서 대기하는 것처럼 보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복합적으로 몰려왔던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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