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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현 OCI 부회장 '바이오' 투자 확대, 전망은?
태양광 소재업체 OCI가 지난해부터 바이오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업황이 부진해 차선책으로 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더팩트 DB
태양광 소재업체 OCI가 지난해부터 바이오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양광 업황이 부진해 차선책으로 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더팩트 DB

주력사업인 '태양광' 주춤…신 성장동력으로 영토 확장

[더팩트|이진하 기자] 태양광 소재업체 OCI의 이우현 부회장이 바이오산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선택하면서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와 합작사 설립 등 빠르게 영토를 넓히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글로벌 기업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OCI는 화학·에너지기업으로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OCI는 지난해 오너 3세인 이우현 부회장이 '바이오산업'을 지목하면서 바이오사업본부를 신설했다. 같은 해 7월 부광약품과 합작회사인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다. 지분은 5대 5로 두 회사는 각 2억5000만 원씩 투자해 5억 원의 자본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비앤오바이오에 대한 OCI의 투자는 단순한 투자가 아닌 바이오산업 진출이란 면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OCI는 손자회사인 OCI바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에이디셋바이오(Adicet Bio)'의 지분 4.54%를 약 700만 달러에 사들였다. 한화로 약 80억 원 규모다. 이번 투자자금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모회사인 OCI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17일 OCI인베스트먼트에 700만 달러를 유상 증자한 바 있다.

OCI가 투자한 에이디셋바이오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바이오벤처로 면역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키메릭항원수용체(CAR)를 활용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올해 1월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하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 지난달 이스라엘 조기진단업체 뉴클레익스(Nucleix)에 이어 네 번째 바이오 투자다.

OCI의 바이오 투자를 이끄는 사람은 지난해 7월 회사에 합류한 최수진 바이오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알려졌다. 최 본부장은 대웅제약을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R&D전략 기획단 등 바이오 분야에서만 20년 넘는 경력을 쌓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 본부장을 영입하기 위해 이우현 부회장이 공을 들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때문에 OCI의 바이오산업은 최 본부장의 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현재 OCI가 바이오산업으로 추구하는 바가 분명해 보이지 않는다"며 "바이오 산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기 어려운 것으로 장기간 투자와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췌장암 항암 후보물질을 연구하고 있는 모습. /OCI 제공

새 먹거리로 지목한 OCI의 바이오 투자는 최근 1년간 공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직접 투자는 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대해 OCI 관계자는 "후발주자기 때문에 처음부터 모든 걸 갖출 수 없다고 판단해 바이오산업을 처음 추진하면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수립했다"며 "비용적인 측면이나 시간적인 부분에서 정공법보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OCI의 주력사업인 태양광 업황이 부진해 차선책으로 바이오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폴리실리콘(태양광의 핵심)의 주요 시장인 중국 내 규제와 늘어난 공급자로 인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의 가격은 하반기도 하락할 것으로 보여 단기간 내 실적 부진에서 빠져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 사업은 중국이 주요 시장이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이라며 "그러나 바이오는 자사가 오랜 시간 준비한 신규 비즈니스로 지금의 태양광 업황 부진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또 "처음부터 바이오 사업은 전략적 투자자(SI)로서 역할"이라며 "지분율은 적은 편이지만 임상 진행, 파트너링 등에 적극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며, 앞으로 글로벌 투자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OCI가 바이오산업에 진출을 선언하면서 지금까지 보인 모습은 목표가 어떤 것인지 모호하다"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자체 R&D 투자보다 해외 선진 바이오업체 지분 매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오 분야는 OCI보다 앞서 SK와 LG 등 수십 년째 진출해 있으나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장기간 투자와 인내심이 필요한 산업"이라며 "OCI도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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