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유플러스의 자신감 "3사 콘텐츠 블라인드 테스트해보고 평가해달라"
[더팩트ㅣ하남시=이성락 기자] 그냥 가상현실(VR) 체험은 진부하다. 이제 VR을 통해 어떠한 것을 경험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5G 시대를 연 이동통신 3사도 이러한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VR 콘텐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어떤 통신사가 콘텐츠 경쟁에서 앞서가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적어도 경기도 하남시 스타필드 하남점에 다녀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13일 스타필드 하남점에 있는 LG유플러스(U+) 5G 체험존을 찾았다. 중앙 광장을 가득 채운 U+ 5G 체험존은 오픈 9일 만에 약 7만5000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도 많은 체험 고객들로 북적였다. 5G에 대한 일반 고객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5G는 품질 관련 다양한 부정적 이슈에도 불구하고 4G 초기보다 10일 정도 빠른 속도로 가입자 100만 명을 넘어선 상태다.
U+ 5G 체험존에서는 5G 시대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콘텐츠' 위주로 체험이 가능했다. 그중에서도 U+의 핵심 콘텐츠인 VR과 증강현실(AR), 프로야구·골프·아이돌 라이브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U+ 5G 체험존이 다른 체험존과 비교해 더욱 특별한 이유는 '통신사 비교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VR 서비스를 블라인드 테스트 형식으로 체험하면서 고객이 향후 5G 통신사를 선택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U+가 이러한 비교 체험을 실시하는 건 그만큼 자신들이 개발한 콘텐츠에 대해 자신감이 있어서다.
U+ 관계자는 "체험존은 고객이 다양한 서비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며 "5G 통신사를 결정하는 객관적인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비교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존 직원들의 별다른 설명을 듣지 않고 바로 '비교 체험'을 해봤다. 방법은 간단했다. A사, B사, C사로 나누어진 VR 기기를 써보고 화질 등 콘텐츠 질을 경험한 뒤 더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곳에 즉석 투표하는 방식이었다. 해당 체험은 5G 통신이 아닌 와이파이를 연결한 조건으로, 통신 품질과는 관계가 없었다.

3사가 공동으로 제공하고 있는 VR 콘텐츠인 음악방송, 스타와의 데이트 중에서 음악방송을 선택했다. A사 VR 기기를 먼저 착용하니 7인조 걸그룹 공원소녀의 모습이 나타났다. 콘텐츠 자체에 대한 호감도는 낮지 않았지만, 화질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몇 년 전 처음 VR을 체험했을 때와 거의 다르지 않아 '발전된 게 없네'라는 실망 섞인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B사 기기를 착용하니 가수 경리의 무대가 펼쳐졌다. A사 VR을 체험한 직후라 그런지 화질이 더 뚜렷해 보였다. 경리가 빠른 템포로 춤을 추는 상황에서도 VR의 단점으로 꼽히는 흔들림이 없었다. 이 정도 화면이라면 자주 보더라도 큰 부담이 없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끝으로 C사 VR 기기를 착용한 뒤 'B사에 투표해야겠다'는 판단이 섰다. 남자 아이돌이 춤을 추는 영상이었는데, 얼굴이 흐릿하게 보여 영상 시청에 따른 즐거움보다는 불편함이 앞섰다. 체험존 직원에게 "등장하는 가수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다"고 말하자 그는 아이돌그룹 '원더나인'이라고 귀띔해줬다.

이날 U+ 체험존에서는 투표 결과도 알려줬다. 예상대로 가장 좋은 화질을 제공한 B사는 U+였다. A사는 KT, C사는 SK텔레콤이었다. 이날 체험한 <더팩트> 취재진뿐만 아니라 다른 매체 취재진과 현장 방문 고객 역시 대부분 B사의 콘텐츠 질이 가장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투표 상황이 공개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블라인드 테스트이더라도 B사에 투표한 사람이 가장 많다는 정보를 미리 알게 되면, 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선택을 따라 하는 '모방심리'가 일어날 수 있다.
또한, 동일한 콘텐츠가 제공됐다면 더욱더 비교하기 좋았을 것으로 보였다. 같은 가수, 같은 무대의 영상이 3사 VR 기기 모두에서 제공됐다면 '화질 비교' 측면에서 객관성이 높아졌을 것이란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U+ 관계자는 "비교 체험에서 제공되는 영상은 각사에서 실제로 서비스하고 있는 영상이라 같은 화면을 사용하지 못했다"며 "체험하기 전 고객에게 영상에 나오는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아닌 화질로만 평가해달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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