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한국당의 文의장 겁박, 심각한 결례이자 의회주의 부정"
[더팩트ㅣ국회=이원석 기자] "오신환 의원 사·보임 하게 두시면 안 됩니다!" "사퇴하세요!" "이게 나라입니까?"
국회의장실 내의 고성이 복도까지 새어 나왔다. 여야 4당의 선거법·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패스트트랙 처리 합의와 바른미래당의 오신환 의원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사·보임 추진에 반발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을 항의 방문한 상황이었다. 목청을 높이며 항의하는 한국당 의원들과 약 30분간 대치하던 문 의장은 의장실을 빠져나와 피신했고, 쇼크 증세로 인해 병원으로 이동했다.
24일 오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 의원총회를 가진 한국당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이 오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사·보임할 것이란 소식에 반발하며 국회의장실로 '우르르' 이동했다. 앞서 사개특위 '캐스팅보터'인 오 의원은 자신의 소신으로 패스트트랙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문 의장이 취재진을 내보내고 접견실에서 대화를 나누자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왜 내보내느냐"고 따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국회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느냐. 우리가 다수당일 때도 선거법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오 의원 사·보임 절차를 허가해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의장이 "의장이 할 수 있는 부분 내에서만 하는 것이고, 부득이할 경우에는 도리가 없다. 의장의 재량이 한계가 있다"고 답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저마다 불만을 토해냈다. 문 의장은 "겁박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며 오 의원 사·보임과 관련해서도 "지금까지 어떤 경우에도 한국당이 원하는 사보임에 내가 반대한 적 없다"고 했다.
대화가 서로 통하지 않자 분위기는 더 격앙됐다. 한국당 의원들은 더 강하게 문 의장을 질타했다. 이어 문 의장이 자리를 피하려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몸으로 길을 막았고 "멱살을 잡을 거냐"며 문 의장의 목소리도 커졌다. 이은재 의원은 문 의장을 향해 "사퇴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긴 대치 끝에 문 의장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겨우 국회의장실을 빠져 나갔다. 문 의장은 곧바로 국회 의무실로 이동해 응급처치를 받았다. 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충격이 심해서 저혈당 쇼크가 왔다. 절대적 안정을 요한다는 의사 소견이 있어 병원으로 이동해야 할 상태"라고 전했다. 이후 문 의장은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동했다.

국회는 공식 입장을 내고 한국당 의원들의 의장실 점거 사태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 집무실에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와 문 의장에게 고성을 지르고 겁박을 자행한 것은 있을 수 없는 폭거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는 "한국당 의원들은 문 의장을 에워싸고 당장 약속을 하라며 다음 일정을 위해 이석하려는 문 의장을 가로막아 사실상 감금 상태가 빚어졌다"며 "이는 국회 수장에 대한 심각한 결례이자 국회법과 절차를 무시하고 완력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행태로 의회주의를 부정하는 처사"라고 했다.
한편 문 의장이 병원으로 향한 뒤 한국당 여성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장이 임이자 의원을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문 의장이 한국당 요구에 대해 답변을 거부한채 자리를 피하려 하자 임 의원이 답변을 재차 요구했고, 그러자 문 의장은 임 의원의 복부 부분을 두 손으로 접촉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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