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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케미칼 주총서 '15년' 대표이사직 유지할까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달 열릴 롯데케미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19일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이사직을 연임할지 주목되고 있다. /더팩트DB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달 열릴 롯데케미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19일 임기 만료를 앞둔 대표이사직을 연임할지 주목되고 있다. /더팩트DB

국민연금 "집행유예 따른 기업가치 훼손·여러 계열사 이사 겸직 등 재선임 반대"

[더팩트 | 이한림 기자] 롯데케미칼이 이달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을 15년째 유지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 회장을 또다시 연임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오는 19일 자로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까지 신 회장을 비롯해 허수영 전 롯데그룹 화학BU장 부회장, 김교현 화학BU장 사장 등 3명이 공동으로 이사직을 맡아왔다. 올해 1월 허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사임 이후 신 회장과 김 사장의 '2인 체제'로 이사직이 구성돼 있다.

이중 그룹 총수인 신동빈 회장은 2004년부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을 맡으며 경영 전반에 참여하고 있다. 1993년부터 롯데케미칼에서 경영 수업을 받으며 등기이사로 재직한 기간까지 더하면 횟수로만 26년째 이사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구치소 생활을 하다가 1심에서 실형을 받았던 기간에도 대표이사직을 유지했다. 지난달 20일에는 국정농단 연루 직후 물러났던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에 1년 만에 복귀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 연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달 대기업의 '주총 시즌'을 앞두고 주식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과거에도 신 회장의 국정농단 이슈를 통한 기업 가치 훼손을 포함해 그가 그룹 내 계열사 여러 곳에서 동시에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사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도 지적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롯데케미칼 등 그룹 내 9곳의 상장 및 비상장 계열사 이사에 등재돼 있다. 이중 롯데케미칼·롯데지주·롯데제과·호텔롯데 등 4곳에서는 대표이사를, 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건설·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등 4곳에서는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등을 유통하는 에프알엘코리아에는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재단까지 범위를 넓히면 롯데문화재단의 이사장도 맡고 있어 신 회장의 겸직하고 있는 이사직은 롯데그룹 내 10개에 달한다.

이는 다른 그룹 총수와 비교해도 많은 수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4곳), 최태원 SK 회장(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곳) 보다도 많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각각 1곳씩 이사에 올라와 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이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는 것도 연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신 회장이 19일에 대표이사직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롯데케미칼을 포함해 호텔롯데,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등 총 4곳이다. 신 회장이 이들 계열사의 이사직을 유지하려면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절차를 밟아야 연임이 가능하다.

이달 열릴 롯데케미칼 주주총회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 연임을 두고 국정농단 혐의로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여러 계열사를 겸직하고 있는 총수의 대표이사 연임을 반대하는 입장과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해 총수의 역할론을 중시한 찬성하는 입장이 대립할 전망이다. /더팩트DB
이달 열릴 롯데케미칼 주주총회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직 연임을 두고 국정농단 혐의로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여러 계열사를 겸직하고 있는 총수의 대표이사 연임을 반대하는 입장과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투자 등을 위해 총수의 역할론을 중시한 찬성하는 입장이 대립할 전망이다. /더팩트DB

반면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신동빈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도 무난히 대표이사직을 연임할 것이라는 보는 시각도 있다. 롯데케미칼의 현 상황에 따라 그룹 총수의 지원과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관련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4년을 받고 경영에 복귀해 '뉴 롯데 재건', '책임 경영' 등 키워드를 강조하며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복귀한 것도 주주들의 지지 여론이 남아있다는 반증이다.

또한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하반기 실적 부진에 따라 올해 수익성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그룹 총수인 신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게 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상반기 화학업계에서 업계 '맞수' LG화학을 제치고 영업이익 업계 1위에 올랐다가 하반기에 석유화학업종 악화로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전기차 배터리 등 비화학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LG화학과 달리 전통석유화학사업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이 업황 부진에 직격탄을 맞은 결과다. 이처럼 그룹 총수의 전폭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롯데케미칼 주주들이 신 회장의 연임을 쉽게 반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집행유예는 유죄 판결이 아니기 때문에 기업가치를 완전히 훼손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다른 그룹사에 비해 여러 계열사 임원을 맡고 있는 것도 신 회장이 강조했던 책임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롯데케미칼 주주들이 주총에서 재선임 반대 표를 던질지 여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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