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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이슈] 한국당 복당 이학재 '후폭풍'…먹튀 vs 관례 논란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학재 의원의 정보위원회 위원장직을 놓고 각 당에서 '이부자리'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발언하고 있는 이 의원의 모습.  /이학재 의원 페이스북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학재 의원의 정보위원회 위원장직을 놓고 각 당에서 '이부자리'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은 발언하고 있는 이 의원의 모습. /이학재 의원 페이스북

'정보위원장' 놓고 한국당 vs 민주당·바미당·평화당 충돌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자유한국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학재 의원의 '이부자리'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건데 절에서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 말한뒤 각 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회 관행'을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이 의원이 한국당 복귀선언 기자회견 당시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은 이 의원을 찾아 "정보위원장 자리 놓고 가라, 먹튀하냐"며 기습 항의해 이 의원이 20분가량 기자회견장에 갇히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사자인 이 의원은 당초 정보위원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한국당 지도부에게 맡기겠다는 입장으로 한 발 물러섰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0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정보위원장은 제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당시 교섭단체 대표 합의를 통해 3당인 바른미래당이 맡기로한 것"이라며 "당의 몫이지 정치인 개인의 전리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한국당이 교섭단체 합의정신을 깨버리고 정당간 정치적 신의를 저버린다면 앞으로 어떤 신뢰를 기대할 수 있을까"라며 "이 문제는 이 의원 개인의 정치 도의상으로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섭단체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품격과 원칙, 정치적 도의를 지켜주길 바란다. 욕심을 버리고 양심을 회복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 개혁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은 왼쪽부터 윤소하 정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시스
지난 15일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 개혁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사진은 왼쪽부터 윤소하 정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뉴시스

이 의원이 정보위원장직을 반납하지 않는다면 바른미래당의 상임위원장은 1석(교육위원회)으로 줄게된다. 원 구성 협상에서 어렵게 확보한 위원장 자리이기 때문에 바른미래당에게는 큰 손실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 사안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의 손을 들어줬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의원은 정보위원장을 사퇴하는 것이 맞다"며 "지난 7월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합의한 내용은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맡는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다시 맞는 것이 상식이고 순리"라며 "당을 옮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정보위원장 자리를 복당 선물로 챙겨가겠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만약 이번에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직 사퇴가 유야무야 넘어가게 된다면 국회는 시절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가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철새들의 낙원이 될 것"이라며 "상임위원장 배분은 교섭단체 간 합의에 의해 배분하는 것이므로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제1야당인 한국당 출신 정보위원장을 부담스러워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매 사안마다 부딪혀왔던 두 당이었기 때문에 국가 기밀을 다루는 정보위 수장이 한국당에 넘어가면 향후 국정운영 과정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어서다.

또한, 이 의원이 정보위원장직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민주당(8개)과 한국당(8개)은 상임위원장 수가 같아지게 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들어와서 당적을 변경했다고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왜냐하면 상임위원장직은 국회에서 선출한 국회직"이라고 주장했다. /이새롬 기자

반면 한국당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례는 위원장직 반납이 있지만,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들어와서'라는 조건을 붙여 정보위원장을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민주당에 따르면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정보위원장을 새누리당에 내준 적이 있고, 1998년 김정호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자민련에 입당할 때도 정보위원장 자리를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나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들어와서 당적을 변경했다고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적이 한 번도 없다"며 "왜냐하면 상임위원장직은 국회에서 선출한 국회직"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동안 상임위원장을 내려놓지 않았던 것이 국회의 관행이라는 말씀 드린다"며 "지금까지 국회 관행에 비춰보면 지금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의 주장은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본인이 원 구성 협상테이블에 앉았던 당사자가 아닌 만큼 책임을 회피할 가능성도 있다. 당시 협상자는 나 원내대표가 아닌 김성태 전 원내대표였다.

다만 나 원내대표는 "정보위원장이 당적을 변경한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여야 원내대표와 모여 숙의하겠다"고 언급해 협상 여지는 남겼다.

jaewoopar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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