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그룹 주력 계열사 실적 희비 엇갈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국내 5대 그룹(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의 '간판' 계열사들의 올해 3분기 엇갈린 경영 성적표를 내놨다.
2일 각 업계에 따르면 D램 반도체 시장에서 과반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영업이익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간 반면,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국내 화학 업계 '쌍두마차'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대비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보이며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고공행진…IM사업 부진·D램 가격 하락 등 과제 남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실적을 견인한 것은 단연 '반도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17조5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또 한 번 갈아치웠다. 매출 역시 65조46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65조9800억 원)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계절적 성수기 효과와 더불어 서버 및 모바일 중심으로 수요가 늘면서 해당 사업 부문에서만 무려 전체의 78%에 달하는 13조6500억 원이 영업이익을 거뒀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주력 사업인 D랩 수요 중가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11조4168억 원, 6조4724억 원씩을 기록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3%가 올랐다.

두 회사 모두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먼저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으로 '반도체 편중'이 더욱더 짙어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IM(IT·모바일) 부문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32.5% 줄어든 2조2200억 원을 기록했다. 최근 출시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9'이 견조한 판매를 달성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재정비 영향으로 판매량이 줄어든 데다가 '갤럭시 노트9' 출시 관련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으로 수익성이 줄었다.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 모두에 부담이다. 31일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D램 (PC향 범용 제품·DDR4 8Gb 1Gx8 2133MHz) 평균 거래가격(ASP)은 7.31달러다. 이는 지난달 대비 10.74% 줄어든 수치다. 낸드플래시(메모리카드 및 USB향 범용 제품·128Gb 16Gx8 MLC) 제품 가격 역시 4.74달러로 같은 기간 6.51% 내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두 회사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70%(삼성전자 44.9%, SK하이닉스 27.9%)가 넘는다"며 "4분기에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 내림세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가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든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기록 행진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현대차·LG화학·롯데케미칼 영업익 '급락'…4분기 업황 예의주시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절반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현대차는 그 어느 해보다 혹독한 3분기를 맞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2889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76.0%가 줄었다. 특히, 지난 2015년 6.9%를 기록한 이후 2016년 5.5%, 2017년 4.7%로 매년 뒷걸음질 친 영업이익률은 올해 1.2%까지 떨어졌다.
올해 4분기 국내외 시장에서 잇달아 신차를 내놓으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한다는 게 현대차의 전략이지만, 중국의 무역 보복 이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현지 점유율과 주요 시장인 신흥국의 경기 침체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좀처럼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광주형 일자리 참여' 문제를 두고 현대차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고 나서면서 더욱 고심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도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 실적과 불안한 업황 등을 이유로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31일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도 같은 날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화학업계 1, 2위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 역시 올해 3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내놨다. 롯데케미칼은 1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4조2476억 원, 5036억 원씩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4.3% 줄었다. 증권사에서 내놓은 전망치와 비교해도 약 700억 원이 모자라다.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 부담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 등이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내년까지 사업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롯데케미칼 측은 "내년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원료가 상승, 울산공장 정기보수 등에 따른 물량 감소로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LG화학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LG화학 역시 유가 강세와 무역 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올해 3분기 지난해 동기 대비 23.7% 줄어든 602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쳤지만,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전지 부문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곡선을 그리며 실적 반등의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전지 부문의 경우 전기차 판매 호조에 따른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무려 366%가 늘어난 8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해당 부문의 매출 역시 분기 사상 가장 많은 1조7043억 원을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신흥국의 경기 침체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산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주력 사업 부문의 구분 없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며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신규 투자를 확대하는 등 각 기업마다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지만, 산업계 불어닥친 대외 불확실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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