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제마진 악화로 하반기 실적은 불투명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2분기 국제 유가 상승 기조에 따른 재고 이익 증가로 나란히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값과 수송비 등 비용을 뺀 이익)은 악화되고 있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매출 13조 4380억 원, 영업이익 8516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2분기보다 27.5%, 103.2% 오른 수치다. 특히 석유 사업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209억 원 증가하며 전체 실적 상승을 책임졌다. 화학사업 부문에서 폴리에틸렌(PE), 파라자일렌(PX)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떨어진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감소한 것을 제외하면 윤활유와 석유 개발 사업도 양호한 성적표를 빼들었다.
에쓰오일 역시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에 따라 2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에쓰오일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8.7%, 243.3% 오른 6조 32억 원, 4026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석유 제품 재고 관련 이익이 1700억 원에 달했으며 주요 공정 정기보수도 계획한 기간 내에 완료하며 기회손실을 최소했다.
현대오일뱅크도 2분기 원유 수입가격 대비 판매가격에서 차익을 거두며 2분기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34.5%, 13.8% 증가한 5조 4352억 원, 3136억 원을 기록했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빅4' 중 유일하게 다음 달 실적 발표를 앞뒀지만 업계 전반에서 나타난 재고 제품에 대한 높아진 평가 가치로 견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서는 GS칼텍스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8조 6690억 원, 5453억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2분기보다 각각 24.8%, 159.7% 오른 수치다.
그러나 정유업계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지난 6월부터 정유사의 수익 지표를 나타내는 정제마진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제마진 악화로 2분기 영업이익이 덜 나왔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셋째 주 7달러 대까지 오른 정제마진이 7월 초 배럴당 평균 4.1달러로 가라앉아 있다. 또 7월 셋째주 까지 국내 평균 도입 유가는 배럴당 77.2달러로 같은 기간 유가보다 배럴당 6달러가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국제 정세도 좋지 않은 흐름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주로 사용하는 텍사스산 원유(WTI)가 대 이란 제재에 따른 원유 공급 감소 등으로 원가 불확실성이 내제돼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제마진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유가가 상승해도 제품 가격의 변동이 없어 소비 측면에서 둔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며 "정유사 입장에서 기존에 구입해놨던 원유의 평가 가치가 올라 2분기 이익을 올렸으나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 정제마진 둔화 압박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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