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기영, 20대 팬 사연 담은 '레인 레인 레인' 발매
[더팩트ㅣ마포=지예은 기자] "음악이 주는 가장 큰 힘은 '공감'인 것 같아요. 저는 그걸 2년 전에야 깨달았어요."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싱어송라이터 박기영. 지난 1998년 1집 앨범 '원'으로 데뷔한 그는 20년간 음악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과 꾸준한 트렌드 연구로 역동적인 음원 활동을 이어왔다.
박기영은 장마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 30일, 장맛비처럼 길고 힘겨운 이별의 이야기를 담은 '레인 레인 레인'을 발매했다. 그는 '사계 프로젝트'로 3년째 매 계절의 시작에 자신의 정서와 계절의 감성을 담은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레인 레인 레인' 역시 해당 프로젝트 중 하나로 팬으로부터 사연을 받아 박기영이 노랫말을 적어 완성했다.
<더팩트>는 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박기영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데뷔 20주년 및 '레인 레인 레인' 발매에 대한 소감과 음악세계에 대해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이번 신곡에 대해 "장마 시즌에 맞게 잘 나왔다"며 "리스너들이 '몽환적이고 계속 듣게 되는 노래다'라는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레인 레인 레인'의 작사, 작곡에 직접 참여한 박기영은 이번 곡에 대해 "작업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믹싱과 마스터링 하는 데만 3주가 걸렸고 완성까지는 총 2개월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악기 하나하나의 배열부터 심혈을 기울인 박기영의 이번 노래는 기존 곡들과 다른 느낌이다.

그는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왔구나' 싶었다"면서 "대중의 공감을 사는 게 대중문화 가수의 일이 아닌가. '나 아티스트야. 내 음악을 이래'가 아니라 이번 곡을 시작으로 리스너 중심으로 맞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언제까지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성 안에 가둘 것인가' 생각했다. 그래서 나 스스로가 리스너가 돼 봤다"고 덧붙였다.
박기영이 이토록 세심한 노력을 가한 이번 곡의 탄생 배경은 무엇일까. 그는 "10년 넘게 팬이 되어준 20대 여성의 사연으로 탄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팬이 겪은 쉽지 않았던 사랑을 20대 감성을 빌어 만들게 됐다"면서 "비를 콘셉트로 잡은 것 또한 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 하는 사연의 주인공이 '이 노래를 통해 마음껏 울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레인 레인 레인'을 통해 사연의 주인공뿐만 아니라, 뜨겁게 사랑한 경험이 있거나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 혹은 그러다 이별을 경험한 사람들을 위해 이 곡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뮤직비디오 역시 '19금'으로 구상했다. 박기영은 가장 순수하게 사랑할 수 있는 세대의 가슴 아픈 이별 노래인 만큼 뮤직비디오를 통해 이별의 감정과 함께 왜 그렇게 힘든 이별을 맞게 됐는지 표현하길 원했다.
올여름 국지성 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음악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장마송'이 유달리 봇물을 이루고 있다. 박기영은 "많이 나올 거라 예상했다"며 미소를 띠었다. 다른 '장마송'과의 차별 포인트에 대해서 그는 "공간을 활용한 사운드로 빗속에 혼자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고 답했다. 또 "이별, 사랑과 같은 단어가 없고 스토리가 아닌 한 현상에 집중한 노래인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박기영은 스스로의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박기영은 "매 순간마다 운이 좋았다. 20년이라는 세월은 아이가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시간이 아닌가. 경력 단절도 경력이지만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순간도 있었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앞으로 또 20년 뒤를 미리 돌이켜 본다면, 또 한 명의 아이를 성인으로 키울 만큼의 시간이 될 텐데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을 더했다.
박기영은 "사실 외길 인생에 대한 자부심도 있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도 가끔 있다"라면서 "하지만 앞으로도 지금까지 갖고 있던 행운과 열정을 잃지 않으며, 지치지 않는 상태로 계속 음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매번 음악을 하면 첫사랑을 대하는 느낌이다. 늘 풋풋하고 심장이 뛰는 느낌이다"라며 밝게 웃었다.
그는 20주년 계획에 대해서는 "'사계 프로젝트' 싱글 발매 후 오는 10월 중순에서 말 사이에 정규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현재 3곡 정도 빼고 다 마무리된 상황이다"라며 정규 8집에 대해 귀띔했다. 박기영은 "CD 발매뿐만 아니라 LP도 발매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오는 11월에 있을 20주년 공연을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박기영은 가수로서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내일이 오지 않아도 오늘을 후회 없도록 살고 싶다.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을 시도해 보고 싶고, 그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목표다"라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박기영은 "저의 가장 큰 정체성은 뮤지션 박기영이자 가현이 엄마 박기영이다. 어떤 다른 타이틀을 바라는 것이 아닌 순수하게 좋아서 하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고 소회를 말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