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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 '구속 100일' 넘긴 신동빈 롯데 회장, 수척한 얼굴 눈길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김민구·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서민지·안옥희·고은결·이한림·이지선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이성락 기자] 지난 한 주 무더위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다양한 소식들이 각 분야 곳곳에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번 <비즈토크>는 주요 소식 가운데 재계 수장과 관련된 이야기로 시작하려 하는데요. 여기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있습니다. 바로 구속 이후 대중들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죠. 100일을 넘긴 구속 기간, 신 회장의 현재 모습은 어땠을까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한 때(왼쪽)와 지난 2월 13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될 당시 모습이다. 두 사진을 비교하면 신 회장 얼굴이 최근 수척해져 눈길을 끈다. /남윤호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한 때(왼쪽)와 지난 2월 13일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될 당시 모습이다. 두 사진을 비교하면 신 회장 얼굴이 최근 수척해져 눈길을 끈다. /남윤호 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 수척해진 얼굴로 뇌물죄 부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심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된 지 100여 일이 지났습니다. 신 회장이 지난달 30일 항소심(2심) 첫 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재계 수장들은 법정 구속 이후 달라진 모습으로 대중 눈길을 끌기도 하는데 신 회장 모습은 어땠나요?

-전보다 많이 수척해진 얼굴이었습니다. 2심 재판에 출석한 신 회장은 검은 양복 차림에 굳은 표정이었는데요. 손에는 자신의 입장문을 담은 흰 봉투가 들려있었고 다소 야윈 모습이었죠. 롯데 측에 따르면 신 회장이 살은 조금 빠졌지만, 건강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이날 재판 쟁점은 무엇이었나요?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에 대한 부정청탁 여부였습니다. 오전 10시 1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재판이 장시간 이어져 중간중간 휴정을 하기도 했는데요. 롯데 측 변호인단과 검찰 측은 각각 2시간가량 프레젠테이션(PT)을 펼치며 치열한 법정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앞서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을 독대해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면허 취득과 관련한 그룹 현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고 그 대가로 최순실 씨가 운영하는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죠. 1심 재판부는 70억 원을 모두 뇌물로 판단하고 신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해 법정 구속했습니다.

-이날 신 회장은 혐의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신 회장은 직접 준비해온 입장문을 통해 공소사실 내용을 전면 부인해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나갈 선수를 육성한다고 해서 재단에 지원금을 낸 것으로 이렇게 비난을 받고 법정구속까지 돼 무척 당혹스럽다"고 호소했습니다.

이후 롯데 변호인단 역시 "현대·KT·SK도 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냈다. 당시 이들 기업에도 현안이 있었다"며 "이들 기업과 롯데의 본질적 차이를 찾기 어려운데 롯데만 뇌물죄로 기소됐다"고 억울함을 나타냈죠. 변호인단은 "뇌물죄 정황을 판단하면서 유독 신 회장만 이중잣대로 바라봐 답답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검찰 측 반응은 어땠습니까?

-검찰 측은 "70억 원 지원은 출연금이 아닌 특정 재단에 사업자금을 지원한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과 비밀스러운 독대를 통해 사업 자금 지원 요청을 받고 자금을 댄 것은 롯데가 유일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신경전이 치열했겠군요. 신 회장 재판 결과가 9월 말이나 10월 초에 나올 예정인데 현재 롯데가 추진중인 사업들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롯데는 신 회장 구속 이후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꾸린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입니다. 롯데는 최근 롯데쇼핑이 롯데닷컴을 전격 합병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온라인 사업에 향후 5년간 3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죠. 지배 구조 개선 작업도 순항 중입니다. 지난 3월 롯데정보통신이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해 계열사 상장의 첫발을 내디뎠죠. 롯데마트의 중국 철수도 가시화하는 등 굵직한 현안을 소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신 회장은 옥중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라이선싱팀 임직원 표창을 특별히 챙겼다고 합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평창 라이선싱팀이 수고를 많이 했다'며 황 부회장에 관련 당부를 해서 지난 1일 평창 라이선싱팀 임직원 표창을 수여했다"고 전했죠.

-총수 부재 사태에서도 황 부회장 중심으로 그룹 경영이 무리 없이 돌아가고 있네요. 하지만 최근 이슈가 된 현안들은 이미 신 회장 구속 전에 어느 정도 협의된 내용이 아니었나요? 업계에서는 신 회장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나 신사업 추진은 표류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던데.

-맞습니다. 롯데 내부에서도 신 회장 부재 기간 경영적 판단이 필요한 투자 결정은 당장 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또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신 회장이 옥중 경영을 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면회 시간이 하루 10분 정도로 매우 짧아 현재 황 부회장과 4명의 BU(Business Unit)장이 돌아가며 면회 중이라고 하네요.

결국 간단하게 현안 보고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평소 해외사업과 현안을 직접 챙기던 신 회장의 공백이 길어지는 게 롯데 앞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군요.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채용 비리 혐의와 관련해 구속을 피했다. /남용희 기자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채용 비리 혐의와 관련해 구속을 피했다. /남용희 기자

◆ 현직 행장 구속 영장 청구에 술렁인 은행권…"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지난 1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실질 심사가 열렸죠. 현직 행장이 구속 위기에 놓이자 은행권이 술렁였다고요?

-네. 검찰은 지난달 30일 함 행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인 31일 시중은행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출범 6주년 행사가 예정돼 있었는데요. 함 행장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영장이 청구되자 장경훈 하나은행 부행장이 대신 참석했죠.

금융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데다 자유롭게 대화하는 분위기다 보니 현안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는 함 행장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질문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최 위원장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며 "검찰에서 결정할 일이다.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전에는 채용 비리 수사가 마무리된 것 같다는 관측도 나왔었잖아요?

-맞습니다. 채용 비리 수사가 비교적 조용히 진행되고 별다른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던 만큼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었는데요. 그 때문에 현직 행장에 대한 영장 청구에 은행권은 전반적으로 '당혹스럽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함 행장이 당장 구속은 피했지만 아직 기소 가능성은 남아있다던데.

-구속영장이 기각되긴 했지만 함 행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만큼 기소 가능성은 남아있습니다. 지난달 25일과 29일 함 행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에 응했는데요. 구속은 되지 않았지만 검찰이 추후 증거를 더 확보한다면 아예 피의자로 '기소'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어 은행권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 구속영장 청구가 채용 비리 수사 칼날이 '윗선'도 겨누고 있음을 시사하는 검찰의 상징적 행보 아니겠나"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검찰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만큼 향후 채용 비리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인공지능(AI) 면접관은 지원자 얼굴색과 목소리, 심장 박동까지 수집해 비교적 상세한 결과를 도출해낸다. /이한림 기자
인공지능(AI) 면접관은 지원자 얼굴색과 목소리, 심장 박동까지 수집해 비교적 상세한 결과를 도출해낸다. /이한림 기자

◆ 기업서 주목하는 AI면접, 안착할까?

-SK그룹이 지난달 31일 IBK기업은행과 함께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14개 계열사 협력사 76개의 채용박람회를 열었습니다. 이날 각 업체 면접 부스만큼 관심을 모은 장소가 있었는데요. 바로 인공지능(AI) 면접관이었죠.

-맞습니다. 이 면접은 말 그대로 사람이 사람을 평가하는 게 아닌 AI가 면접자를 평가하는 것인데요. 인사팀은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면접자는 면접관의 가치관과 선입견이라는 변수를 사전에 배제할 수 있죠.

-최근 구글·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정보기술(IT)기업들이 AI면접을 도입하고 있다고 하던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겠네요. AI에게 면접을 받는다는 게 어떤 모습일지 잘 그려지지 않습니다.

-AI면접관의 특징은 '정답 없는 질문'을 쏟아내는 것입니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등 기본적인 질문부터 "저녁에 선약이 있는데 팀장이 당직을 바꿔 달라고 한다. 당신 팀장에게 뭐라고 답할 것인가", "10년 만에 연락이 온 친구가 보험 상품에 가입해달라고 한다. 어떤 말을 할 것인가" 등 질문을 합니다. 주어진 시간은 30초~60초가량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건 마찬가지죠. 이날 AI면접관을 차린 마이다스아이티의 AI면접관이 보유한 질문 개수는 5만4000여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지원자의 표정, 혈류량, 심장박동, 안면색상 변화를 분석하고 음색과 음높이, 호흡의 크기, 호흡의 속도를 뇌파로 측정하며 사고와 언어구사력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하는 것이죠.

-그렇군요. 호감도 같은 부분은 어떻게 측정하나요?

-AI면접은 기본적인 업무역량뿐만 아니라, 얼굴과 목소리 등을 카메라와 스피커로 잡아내 호감지수까지 결과표에 드러냅니다.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와 바른 자세, 거부감이 없는 깔끔한 외모 등 '면접자가 갖춰야 할 자세(?)'를 파악할 수도 있는 것이죠.

-AI면접으로 세부적인 결과까지 나온다면 기업 인사팀에서 고민해볼 가치가 있겠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롯데그룹, JW중외제약, 한미약품,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등이 일부 전형에서 AI면접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날 채용박람회를 열었던 SK C&C도 AI면접을 일부 채택하고 있고요.

-그러나 아직 대중화하기엔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의견도 있던데.

-사실 AI면접관은 주어진 빅데이터에만 기반을 둬서 면접자를 채점하기 때문에 향후 성장 가능성이나 그날의 컨디션 등은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또 면접 과정에서 사람이 아닌 PC를 보고 답해야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자신을 더 어필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도 단점이죠.

최근 채용 비리가 연이어 발생하고 청년 체감 실업률이 37%까지 치솟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회적 이슈가 많습니다. 현재 채용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요. 앞으로 좋은 기술과 열정이 모여 채용 환경이 하나씩 개선됐으면 좋겠네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 경쟁을 본격화했다. /이성락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 경쟁을 본격화했다. /이성락 기자

◆ 이동통신사 자발적 요금제 개편 경쟁...그 속내는?

-끝으로 이동통신 업계 소식을 들어보도록 하죠. 최근 이동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요금제 개편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이동통신 3사는 올해 초부터 요금제 개편에 나서고 있는데요. 최근 요금제 개편 바람이 또 한 번 불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에 이어 KT가 속도·용량 제한 없는 '완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새롭게 출시했기 때문인데요. KT는 지난달 30일 '완전'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와 저가 요금 이용자를 위한 'LTE 베이직' 등 총 4종의 신규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요금제별로 소비자 혜택이 대폭 늘어났겠군요.

-그렇습니다. KT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요금제 개편을 단행했는데요. 이번 요금제 출시와 관련해 "소비자의 데이터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용 패턴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요금제를 전면 개편하는 행보를 보이던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소식이겠네요.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속도·용량 제한 없는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로밍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했죠. SK텔레콤 행보도 공격적입니다. SK텔레콤은 '고객 가치 혁신'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통해 약정 제도·로밍 요금제·멤버십 서비스 등을 전면 손질했죠. 최근에는 4번째 '고객 가치 혁신' 프로그램인 스마트폰 렌털·케어 서비스도 내놨는데요. 향후 신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잡았습니다.

-이동통신 3사가 요금제 개편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부는 현재 '보편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동통신사들이 '자발적 혜택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할 수 있죠. 보편요금제는 정부가 저렴한 가격의 통신 요금제를 마련해 이를 이동통신사에게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보편요금제 도입 때 이동통신사들의 연간 매출이 7000억 원에서 2조 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는 상황이고요. 보편요금제는 규제개혁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처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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