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권혁기 기자]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PPL(Product PLacement)은 이제 어색한 게 아니다. 그러나 도를 넘은 PPL은 시청자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MBC와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70분 분량 드라마를 1, 2부로 쪼개 중간광고를 도입했다.
PPL은 지난 2010년 방송법 시행령에 따라 대사 노출없이 화면 1/4를 넘지 않는 조건 등으로 허용됐다. 노출 시간은 방송 시간의 5%를 넘어서는 안된다. 2013년 한국방송협회가 발표한 '간접광고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프로그램 전개와 무관하게 삽입된 과도한 노출은 제제가 가해진다.
방송법 제73조(방송광고등)에 의하면 방송사업자는 방송광고와 방송프로그램이 혼동되지 아니하도록 명확하게 구분하게 돼 있다. 제작비를 매꿔준다는 점에서 PPL은 무시 못할 분야로 발전했다.
지난달 25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8시 50분 방송 중인 JTBC '효리네 민박'은 6.2%(닐슨코리아 제공)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효리와 이상순이 민박집을 오픈해 손님들을 맞이한다는 콘셉트인 '효리네 민박'에는 가수 아이유가 직원으로 출연하면서 더욱 인기몰이 중이다.
그런데 '효리네 민박'에서 대놓고 PPL이 등장하고 있다. 바로 '소길댁' 이효리와 남편 이상순이 몰고 있는 볼보 자동차다. 민박집 개장 첫 날 김해에서 온 여성 5명이 렌트해 타고 온 기아자동차와 이튿날 탐험가 남성 2명이 탑승한 쌍용차 로고를 철저하게 모자이크처리했지만 볼보 차량은 예외였다. PPL 덕분이다.
차량 이동이 필수인 제주도라 차량은 방송에서 자주 등장한다. 이상순이 운전하는 볼보 XC90은 국내 출시가가 8030만원에서 1억 3780만원, 이효리가 운전대를 잡는 V60은 4640만원에서 5950만원이다. 볼보는 '효리네 민박' 방송 이후 광고를 배치하고 있다. 과도한 정도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이 이효리의 차량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포털사이트 검색창에서 이효리를 치면 '이효리 차'가 연관 검색어로 뜨고 있다.

◆ 'PPL의 후예'로 불린 '태양의 후예' 등 좋지 않은 선례 등 다수
KBS2에서 방송돼 큰 화제를 모은 '태양의 후예'는 일명 'PPL의 후예'로 불리며 PPL의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특히 진구와 김지원이 자율주행 중인 차량에서 키스해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운전대에서 손을 떼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PPL을 위한 과도한 설정 때문에 해당 신(scene)이 등장했고 문제시 됐다.
지난 1월 KBS2 '해피투게더3'에서는 엄현경이 출연진의 연관검색어를 찾아보겠다면서 노트북이 등장했으며, 노트북 베터리 경고창이 뜨자 휴대폰 보조배터리로 충전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는데 제작진은 '간편하게 충전이 가능'이라는 자막을 넣기도 했다.
MBC '라디오스타'에서도 PPL로 인해 흐름이 끊기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5월 방송에서 일일MC 강승윤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실시간 음악 차트 보여줘" "'I LUV IT' 들려줘"를 외쳤고 인공지능이 이를 수행하는 모습이 등장하면서 '게스트 에피소드는 뒷전'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드라마나 예능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한 PPL이 필수불가결이라면 최소한 자연스러운 흐름에 맞게 스토리가 편집되고 편성돼야 한다는 게 시청자들의 요구사항이다.
한 예능 제작 PD는 <더팩트>에 "예능의 경우 PPL이 녹아드는 게 쉽지가 않다"며 "특히 제작비 지원이 높은 제품의 경우 더욱 신경을 써야하는데, 프로그램 성격에 맞지 않는 제품이라도 계약상 부자연스럽더라도 반드시 노출해야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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