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통의동=오경희 기자] 최근 출범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기획위)가 문재인 정부의 5년간 국정운영 밑그림 그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30일로 8일째, 중장기 정부부처 현안과 대응방안과 공약 이행계획 및 각 부처에서 제시하는 국정과제와 국가균형발전 대응계획 등을 검토하며 새 정부의 국정과제를 수립 중이다.
사실상의 '인수위원회'인 국정기획위는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에서 현판식을 갖고 닻을 올렸다. 김진표 위원장 주재로 제1차 전체회의를 가졌고, 모든 논의 내용은 박광온 대변인을 통해 일원화하기로 했다. 첫 회의에서 김진표 위원장은 "자문위원들이 혹시라도 '완장 찬 점령군'으로 비쳐서는 공직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기 어렵다"고 강조했고, 이후 브리핑에서 박광온 대변인은 언론과 조직 내외 구성원들에게 '보안'을 당부했다.
국정기획위 활동 기간은 최장 70일로, 초반 일정은 '새 정부의 틀'을 만드는 데 방점을 뒀다. 국정기획위의 첫 업무는 정부 각 부처로부터 받는 보고였다. 지난 24일 기획재정부를 시작으로 26일까지 21개 부처의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대외적으로 처음 던진 메시지는 '소득주도 성장'으로의 경제운용 패러다임 변화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국정과제의 중심은 '성장-고용-복지'의 '골든 트라이앵글' 구축에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가계소득 증대-소비증대-내수확대'의 선순환으로 새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겠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경제-노동-복지 부처는 '삼각편대'라고도 했다.
이 같은 패러다임에 발맞춰 지난 24일 업무보고 첫 타자로 나선 기획재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81만개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계획'과 추가경정예산안을 오는 6월 내에 마련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경찰, 소방관, 교사 등 정규 공무원 1만2000명 추가 모집은 올해 안에 추진하고 공기업과 공공의료기관의 신규 채용을 늘리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계획도 마련해 연차별로 추진하기로 했다.
26일까지 진행한 국정기획위 업무보고에선 가계부채 관리 방식, 4대강 사업, 사드 배치, 원전 건설 정책, 국정교과서 등 전임 정부의 핵심 사업들도 검토됐다. 이어 주말에도 국정기획위는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애초 일정이 비어있던 27, 28일에도 추가로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인수위' 대체기구로서 '완장 찬 점령군'을 경계했지만 국정기획위는 점점 힘을 키우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19대 국회 최대 논란 가운데 하나였던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기재부와 사전조율을 거치지 않은 채 '중앙정부가 책임지기로 했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보안'을 지나치게 강조해 지난 26일 국민안전처의 보고 내용이 사전에 언론에 유출됐다는 이유로 업무보고 일정 자체가 무기한 연기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 28일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 무산 등 난항을 겪는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었다. 새로운 고위공직자 임용 기준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시대별로 용인되는 도덕적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놓고도 야당 측에선 "월권"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출범 일주일을 맞은 29일, 두 번째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군기반장'으로 변신했다는 보도가 일부 나왔다. "대체로 기존 정책의 길을 바꾸는 '표지 갈이'가 눈에 많이 띈다. 과거에 잘못된 행정 관행에 대한 자기 반성을 토대로 바꾸려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는데 잘 안 느껴진다"고 작심한 듯 비판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광온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군기를 잡는 게 아니라) 공직자와 함께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는데 공동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국정기획위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 201개를 100개로 통합하고, 이 중 5당 44개 공통공약을 포함해 우선 추진키로 했다. 국정과제 선정 작업은 △기획 △외교안보 △경제1·2 △정치행정 △사회 등 6개 분과위원회에 관료·전문가·정치인 등 자문위원 34명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부처에서 파견 나온 전문위원 65명이 참여한다.
이를 세부적으로 뒷받침할 태스크포스로 현 시점까지 △ 국가비전 ·프레임 검토 TF (구성 완료, 초안 검토 중) △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수립 TF (구성 중) △ 국정과제 재정계획 수립 TF (구성 완료, 5월30일 재원조달방안 논의 예정) △ 인선검증 기준개선 및 청문제도 개선 TF (5월31일구성 완료 예정) △ 지방공약 검토 TF (구성 중)를 구성키로 했다.
최장 70일간 운영되는 국정기획위는 위원회 운영 종료 시점에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6월 말까지 새정부의 국정 5개년 계획을 수립해 7월 초 청와대에 보고하는 것이 목표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