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야말로 '이전투구'다. 각 진영에서는 서로 "당을 떠나라"며 등을 떠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이전부터 조짐을 보였던 분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주류와 비박계 비주류가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이유는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이 결정적이다. 친박계와 비박계는 각각 탄핵에 반대와 찬성하는 극명한 인식 차를 보였다. 이는 곧 박 대통령의 '위법행위'를 인정하느냐와 안 하느냐의 차이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과 끈끈한 친분인 친박계로서는 비박계의 행동이 해당(害黨)행위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다.
친박계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친박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인 234표의 찬성표가 나오면서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11일 '혁신과 통합 연합' 모임을 구성하면서 "해당행위를 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과 함께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은 박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다.
친박계의 '투쟁'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12일 탄핵 표결 이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정권 피해자인 척 코스프레(흉내) 하는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한마디로 적반하장·후안무치일 뿐"이라며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 위해 악용하는 막장정치의 장본인"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 최고위원은 "옷을 바꿔 입는다고 속까지 깨끗해지지 않는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도 몸통을 가릴 수 없다"면서 "그동안 해당행위를 일삼아 오고 당을 가르고 당을 분열시키고 당을 파괴한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는 이 당에서 함께 할 수 없다. 이제 본인들의 길을 가길 바란다"고 탈당을 요구했다.

비박계는 '인적 청산'을 내걸고 "친박이 당을 나가라"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른바 '최순실의 남자'로 명명한 명단을 공개하면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비박계로 구성된 비상시국위원회 12일 이정현 당 대표를 비롯해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과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 등 친박계 핵심 8명을 지목하고 최순실의 남자로 규정했다.
대변인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들에 대해 "친박 지도부 3명과 당 패권주의의 핵심들 그리고 민심을 우롱한 자들"이라며 "국정을 농단하고 민심을 배반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작 국민은 친박-비박의 지리멸렬한 싸움에 '도토리 키재기'라는 반응이다. 온라인상에서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친박이고 비박이고 새누리당은 공중분해 시키는 게 답" "폐족 주제에 침몰하는 배에서 주도권 싸움이라니"라고 양 진영을 향해 비난·조롱하는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 지붕 두 가족'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새누리당은 지난 6월 정책워크숍에서 계파 청산 선언문을 목청껏 외쳤지만, 극복은커녕 원색적인 비난을 섞어 난타전만 벌이하고 있다. 때문에 분당 사태가 초읽기에 들어갔는 전망에 무게추가 쏠리고 있다. 안타깝게도(?) 촛불민심은 새누리당을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과연 어떤 진영이 '무너진 보수'에 대한 책임이 더 크다 할 수 있을까. 국민은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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