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울중앙지검=신진환·서민지 기자]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60·최서원으로 개명)가 31일 오후 3시 정각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출두했다. 온 나라를 뒤흔든 최순실 씨는 검은색 모자를 쓰고 대형 승용차에서 내린 뒤 취재 열기가 고조되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흐느꼈다. 현장에는 300여 명의 취재진이 포토라인을 만들고 질서정연하게 최 씨를 기다렸으나 최 씨 출두 후 시위자들과 한 데 뒤엉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검은 모자와 목도리로 얼굴을 가린 최순실 씨는 이날 포토라인이 무너져 북새통을 이룬 취재진을 간신히 통과해 검찰 청사로 들어가면서 "국민 여러분께 죽을 죄를 지었다"는 말을 남겼다. 최순실 씨의 운전 기사는 기자들에게 서울 모 호텔에서 출발해서 검찰청에 왔다고 말했다. 최순실 씨는 코멘트를 받으려는 기자들과 한데 뒤엉켜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구두가 벗겨지기도 했다.
최순실 씨의 법률대리인 이경재 변호사는 변호를 위해 청사를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최순실 씨와 밀착 접견할 시간 없었다. 증거인멸할 여지가 없었다. 심장이 안 좋아 이 부분도 검찰에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찰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3시 최순실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소환에 앞서 최씨 신분을 피고발인에서 피의자로 바꾼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최씨를 상대로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들을 모두 조사할 예정이다.
최순실 씨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다. JTBC 보도를 통해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을 사전 입수해 수정을 거쳤으며, 정부 요직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폭로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특히 최씨는 딸 정유라씨(20·정유연으로 개명)가 승마대회에서 준우승을 한 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편 최순실 씨는 전날(30일) 오전 7시 30분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으로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자진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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