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변동진 기자] 동국제약 인사돌과 명인제약 이가탄 등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잇몸치료제들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결정에 따라 보조치료제로 효능·효과가 축소된다. 치료제가 아닌 보조 치료제로 해당 약들의 효과가 규정됐다.
이번 식약처 결정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광고문구 변경 및 마케팅 전략변경과 함께 기존보다 시장 축소가 있을 것으로 본다.
◆식약처, 인사돌·이가탄 등 잇몸치료제에서 보조제로 효능·효과 축소
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최근 동국제약 ‘인사돌 플러스’(성분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 단일제 및 복합제)를 비롯한 17개 품목과 명인제약 ‘이가탄F캡슐’(성분 카르바조크롬, 아스코르브산, 토코페롤, 리소짐 복합제)를 포함한 75개 품목 등 모두 92개 품목의 효능과 효과를 ‘치주치료 후 치주염의 보조치료’로 일괄 변경한다는 조치를 내렸다.
이번 식약처 조치에 따라 해당 품목으로 제조·판매하는 업체들은 다음달 4일까지 효능·효과 표시 항목에 ‘치주치료후 치은염, 경·중등도 치주염의 보조치료’라고 변경 표기해야 한다.
또한 인사돌, 이가탄 등과 같은 잇몸약을 장기간 연속 복용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주의사항도 약품 포장지(케이스)에 추가해야 한다.
식약처가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까닭은 의약품 재평가 결과, 잇몸병(치아지지조직질환, 치은염, 잇몸 통증 및 출혈 등)은 해당 품목만으로 단독적인 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그간 업체들이 주장했던 치아지지조직질환, 치은염, 치주증(유년형 치주염), 치조농루에 의한 잇몸의 발적, 부기, 출혈, 통증 등 병은 반드시 치과치료와 병행돼야 한다는 게 식약처 판단이다.

◆잇몸약, 재평과 결과 잇몸병 단독적인 치료 불가능
실제 잇몸약의 문제점에 대해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동국제약 인사돌의 주성분인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을 개발한 프랑스는 인사돌과 같은 제품을 이미 건강기능식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명인제약 이가탄을 개발한 일본(제품명 파운드캡슐, 주성분 염화리소짐) 역시 제품 판매를 중단한지 오래다.
특히 지난 1991년 대한치주과학회지에 실린 ‘옥수수불검화정량추출물의 초기 치주염 치료효과에 대한 임상’에 따르면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차가 없었다”, “통계학적 유의성은 인정되지 않았다” 등의 결론이 나왔다. 이 말은 의약계에서 ‘실험 결과가 단순히 우연일 수도 있다’는 뜻으로 통용된다.

◆잇몸치료보제조, 여전히 일반약…동국제약 인사돌 광고·마케팅 변경
기존 잇몸약들이 보조치료제로 효능·효과가 축소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약품에서 완전히 삭제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다만, 여전히 잇몸약을 맹신하는 일부 환자의 경우 치과 또는 약국을 방문해 치주질환에 대한 적절한 진료와 의약품 복용방법을 상담 받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인사돌 판매로 국내 잇몸약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동국제약도 식약처 조치에 따라 제품보다는 구강관리의 기본이 되는 양치질과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강조하는 광고로 변경했다.
더불어 신규 광고와 함께 구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마케팅도 병행할 방침이다.
◆업계, 매출 감소 감안하고 정확한 사실 알려야
한편, 업계 안팎에서는 시장 축소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장기 복용에 대한 주의 문구가 추가됨에 따라 많은 환자들이 약 복용을 중단하고 치과치료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잇몸약 구매하는 주요 환자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다. 더구나 이들은 대부분 장기적으로 복용하고 있다”며 “이번 식약처 조치로 장기간 복용하던 환자들이 약 복용을 중단하고 치과로 향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치통 등을 호소하는 많은 노인들은 여전히 인사돌·이가탄 등을 만능 잇몸약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조·판매사들은 매출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반드시 정확한 사실을 환자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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