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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끊긴' 아우디·폭스바겐, 반사이익 모델 1순위는?
아우디폭스바겐에 대한 환경부의 인증 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 내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더팩트 DB
아우디폭스바겐에 대한 환경부의 인증 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 내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배기가스 조작 논란으로 10개월 넘게 잡음이 끊이지 않던 아우디폭스바겐에 정부가 전례 없는 '인증취소 및 판매정지'라는 강경 조치를 내리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 내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가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BMW와 함께 독일 메이커 '빅3' 자리를 군림해왔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는 물론 일본과 미국 등 완성차 메이커별로 어느 정도의 반사이익이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2일 자동차 인증을 받는 과정에서 위조서류로 불법인증을 받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32개 차종(8만3000대)에 대해 인증 취소 및 판매정지 처분을 내렸다. 인증 취소 대상에 포함된 차량은 지난해 11월 배출가스 저감장치 조작으로 인증취소된 12만6000대를 포함해 모두 20만9000대로 이는 지난 2007년부터 폭스바겐코리아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한 전체 차량의 68%에 달한다.

판매정지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차량을 살펴보면, 매년 수입차 시장에서 흥행보증수표 역할을 톡톡히 해온 폭스바겐의 준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티구안 2.0TDI'와 해치백 모델인 '골프 2.0TDI', 아우디의 중형세단 'A6 35TDI' 등 주력 모델 다수가 포함됐다.

폭스바겐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은 매년 수입차 시장에서 흥행보증수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폭스바겐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은 매년 수입차 시장에서 흥행보증수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 가운데 '티구안'은 최근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집계·발표한 올해 상반기 수입차 판매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모두 4164대가 판매, 3236대를 기록한 벤츠의 중형세단 'E220 블루텍'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물론 이번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폭스바겐의 올 상반기 판매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33%가량 줄었다 하더라도 그간 시장에서 '티구안'이 차지해 온 점유율을 고려한다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준중형 SUV 분야에서 점유율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폭스바겐이 업계에서 차지하는 포지션 역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폭스바겐은 독일의 대표적인 '대중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벤츠와 BMW 등이 포진된 고급 수입차 그룹과 현대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브랜드가 주를 이루는 대중차 그룹 경계에 자리 잡고 있어 그 수요가 국산차 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모델로는 '투싼'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현대기아자동차의 SUV 라인업이 꼽힌다. '티구안'의 국내 판매가격은 3820만~4830만 원으로 하위트림의 가격이 '싼타페'(2800만~3765만 원)와 '쏘렌토'(2765만~3640만 원)의 상위트림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티구안'의 판매정지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모델로는 '투싼'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현대기아자동차의 SUV 라인업이 거론된다.
'티구안'의 판매정지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모델로는 '투싼'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현대기아자동차의 SUV 라인업이 거론된다.

현대기아차의 준중형 SUV 역시 반사이익 수혜 모델로 지목된다. '투싼'과 '스포티지'의 경우 완성차 관련 국외 평가에서 '티구안'과 같은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최근 '투싼'의 경우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발표한 '2016년 상품성만족도 조사(APEAL)'에서 내외장, 공간성, 연비 등에서 1000점 만점 가운데 804점을 획득, '티구안'을 제치고 소형 SUV급 '1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더욱이 '투싼'은 애초 개발단계에서부터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경쟁 모델 1순위로 '티구안'을 겨냥한 모델이다. 지난해 진행된 신차발표회 당시에도 구태헌 현대차 국내판매전략팀 부장은 "티구안을 포함한 수입 SUV와 본격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개발된 SUV"라며 타깃층을 분명히 했다.

다음 달 출시를 앞둔 르노삼성의 준대형 SUV 'QM6'도 수혜 대상으로 지목된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지난 6월 열린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홍보를 자처할 만큼 'QM6'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SUV 시장을 공략을 위해 중요한 모델이다. 특히, 르노삼성 측이 최근 "가격 경쟁력에서 경쟁모델 대비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만큼 '티쿠안'의 빈자리 싸움에서 타크호스로 급부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는 9월 중순 출시를 앞둔 르노삼성자동차의 준대형 SUV 'QM6'도 수혜 대상으로 지목된다.
오는 9월 중순 출시를 앞둔 르노삼성자동차의 준대형 SUV 'QM6'도 수혜 대상으로 지목된다.

한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로 국내 완성차 시장에 적지 않은 변동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시장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차지해 온 메이커라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내부적으로는 폭스바겐의 기존 수요층을 자사로 옮기기 위한 마케팅전략에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벤츠와 BMW의 중형세단의 강세도 점쳐진다. 판매정지 명단에 오른 '아우디 A6'는 지난해 5월 '뉴 아우디 A6'가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1만3000여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아우디 브랜드의 독보적인 베스트셀링카로 자리매김해왔다. 더욱이 판매정지 직격탄을 맞은 'A6 35 TDI' 모델의 경우 지난해 7000대 이상 판매되며 수입자 전체 판매 2위에 오른 모델이다. 직접 경쟁을 벌이고 있는 BMW의 '5시리즈'와 벤츠의 'E클래스'의 장기집권이 예상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우디의 부재가 기정 사실화하면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양강체제'가 더욱 고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아우디의 부재가 기정 사실화하면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양강체제'가 더욱 고착화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쟁사가 '디젤 게이트'로 단단히 발목을 잡힌 사이 BMW '5시리즈'는 매년 수입차 판매 상위권을 유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고, 벤츠 역시 지난 2009년 9세데 모델 이후 7년 만에 디자인과 성능을 모두 개선한 프리미엄 세단 'E클래스'의 10세대 모델 '더 뉴 E클래스'를 출시하며 고급 세단 시장 선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차량 구매 기준에서 차량의 판매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기존 폭스바겐의 '골프'나 '티구안'의 경우 국산차로의 수요 전환을 어느정도 기대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A6'는 차량가격과 독일 고급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고려했을 때 국내 브랜드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모델로는 제네시스의 'G80'정도가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벤츠나 BMW 등 기존 '빅2'의 중형세단 쪽으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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