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독일 고급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를 이야기할 때 E-클래스를 빼놓고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름값에서는 S-클래스를 따라갈 수 없지만 실질적으로 메르세데스-벤츠를 끌고 나가는 힘은 E-클래스에서 나온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4만6994대를 팔았다. 이 가운데 E-클래스 판매량은 1만9660대이며 메르세데스-벤츠 작년 전체 판매량의 42%에 달한다. 9세대 E-클래스는 차량 가격 6000만~9000만 원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수익성을 책임졌던 모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1947년 출시 이후 1300만 대 이상 판매되며 가장 성공적인 중형 세단으로 꼽힌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E-클래스의 국내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 6월에 신형 E-클래스(10세대)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10세대 E-클래스도 메르세데스-벤츠의 간판이 될 것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E-클래스의 인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70년에 걸친 E-클래스의 역사를 살펴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 1세대 메르세데스-벤츠 136 및 191시리즈(1946~1955년)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 후 1947년에 메르세데스-벤츠는 코드명 136시리즈(170V 모델)를 내놓았다. 136 시리즈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생산한 최초의 승용차이면서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라인의 전신이 된다. 1930년대 유행하던 둥근 형태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편의성과 주행성능 등이 지속적으로 향상됐다. 136 및 191 시리즈에 적용된 섀시는 앰블런스와 소형 왜건차, 픽업 트럭 등에 널리 사용되기도 했다.

▶ 2세대 메르세데스-벤츠 120 및 121시리즈(1953~1962년)
2세대부터 현대적인 디자인을 갖추게 된다. 1953년 8월 등장한 메르세데스-벤츠 120시리즈 가운데 180모델은 엔진 룸과 차실, 트렁크 등 3개가 독립된 현대적 3-박스 디자인을 갖춘다. 또 섀시와 프레임이 일체 구조로 차체 지지형 바디를 적용한 '폰톤(Ponton)' 디자인을 적용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첫 모델이기도 하다.
1954년 1월에 디젤 엔진을 얹은 180D가 출시되며 1959년 121시리즈의 세번째 모델인 190모델이 추가된다. 이어 1958년 디젤 모델 190D가 라인업에 합류했다. 180과 128 시리즈의 최고급 모델들은 6기통 엔진과 긴 휠베이스가 주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 3세대 메르세데스-벤츠 110 시리즈(1961~1968년)
메르세데스-벤츠는 1961년 생산된 110 시리즈에 '테일핀(tailfin)' 모델을 선보였다. 테일핀은 원래 항공 용어로 비행기의 수직 꼬리날개를 말한다. 자동차에서는 뒤쪽 양 옆에 세운 얇은 지느러미 모양을 가리킨다. 이 당시 자동차 설계자는 테이핀을 통해 주행 안정성 효과를 기대했다.
첫 번째 테일핀 모델은 190 및 190D 세단이었으며, 1965년에 자동차 기술과 사양이 향상된 200 및 200D 모델에도 적용했다. 같은 해 6기통 230모델에도 추가됐다.
110시리즈인 190과 190D 모델은 앞유리부터 트렁크까지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럭셔리 세단 S-클래스와 동일한 차체를 사용했다. 110시리즈는 전면부와 휠베이스를 제외하고 S-클래스와 비슷한 디자인을 따르기도 했다. 그러나 E-클래스는 럭셔리 노선을 이어가지 않고 스테이션 왜건을 제작하면서 실용성에 무게를 두었다.

▶ 4세대 메르세데스-벤츠 115 및 114 시리즈(1968~1976년)
1968년에 선보인 115와 114 시리즈 세단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대형 세단 시리즈 중 최초로 독자적인 차체를 갖고 독립한 모델이다. 대형 세단과 비교했을 때 콤팩트하지만 균형잡힌 차체와 직선으로 이루어진 디자인이 특징이다.
라인업도 풍성했다. 115 시리즈 중 4기통 모델인 200, 220, 200D, 220D와 6기통 모델 230과 250 등을 선보였다. 이후 1972년에 280과 280 E 모델이 최상위 버전으로 모델 라인업에 추가되었고, 1974년 5기통 디젤 240D 3.0 모델이 세계 시장에 등장했다.

▶ 5세대 메르세데스-벤츠 123 시리즈(1976~1985년)
1976년 생산된 메르세데스-벤츠 중형 세단에는 강력한 엔진이 탑재되기 시작했다. 1980년 출시된 200 모델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엔진이 적용된 것을 시작으로 230 E 모델에는 직접 가솔린 분사(direct petrol injection) 4기통 엔진이 탑재됐다. 직접 가솔린 분사 방식은 연료를 연소실 내 직접 분사함으로써 연비와 출력을 끌어 올리는 방식이다. 다음해 디젤 엔진에 수퍼차저를 적용한 300D 터보 디젤이 출시돼 보다 강력한 성능을 냈다.
외형적으로도 큰 변화를 주었다. 당시 123시리즈는 세단 및 롱휠베이스 세단과 함께 스타일리쉬한 쿠페 모델 C123, 우아한 스테이션 왜건 모델 S123 등 다양한 형태의 바디를 갖춤으로써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라인업 안에서도 독자적인 패밀리 라인를 구축했다.

▶ 6세대 메르세데스-벤츠 124 시리즈(1985~1996년)
6세대에 이르면서 E-클래스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1985년 124시리즈 출시 당시에는 전통적인 코드명을 사용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24시리즈 중 200D, 250D, 300D 를 비롯해 200, 230E, 260E, 300E의 판매를 먼저 시작했다. 이어 400E, 500E와 E63 AMG 모델에 V8 엔진이 E-클래스 최초로 장착되었다. 또 124시리즈는 쿠페, 스테이션 왜건, 카브리올레, 롱휠베이스 세단에 이어 사륜구동 모델로도 출시됐다.
1993년 6월, 두 번의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124 시리즈는 S-클래스, C-클래스와 유사한 형태의 E-클래스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이후부터 각 모델명에는 E와 함께 엔진 배기량을 뜻하는 3자리 숫자가 붙여지게 된다.

▶ 7세대 메르세데스-벤츠 210 시리즈(1995~2003년)
일곱번째 E-클래스는 혁신적인 외관으로 인기를 끌었다. 1995년 생산된 210시리즈 E-클래스는 '네 개의 눈'이라고 불리는 트윈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이 디자인으로 '레드 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전자식 트랙션 조절 시스템(ETS)과 안전벨트 장력 조절장치 등이 새롭게 추가됐고 세 가지 디자인과 성능으로 클래식, 엘레강스, 아방가르드 모델을 선보인다. 7가지 세단 모델을 비롯해 1995년에는 E50 AMG, 1997년에는 E550 AMG 등 고성능 모델을 출시했다. 또 1998년에는 E 220 CDI, 2000년엔 E200 KOMPRESSOR를 추가해 풍성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 8세대 메르세데스-벤츠 211 시리즈(2002~2009년)
2002년 출시된 211시리즈 E-클래스는 안전성과 효율성에 초점을 두었다. 8세대 E-클래스는 2단계 안전벨트 장력 제한장치, 액티브 바이-제논 헤드램프와 전기유압식 브레이크 시스템인 SBC™ 과 센서조절식 자동 에어컨디셔너 등을 기본 적용했다.
친환경 엔진을 적용한 모델도 늘렸다. 2004년 메르세데스-벤츠는 당시 천연가스 연료를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모델인 E 200 NGT 모델을 소개했다. 이어 2006년에는 혁신적인 기술로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한 청정 디젤 엔진 세단인 E320 BlueTEC을 선보였다. E300 BlueTECC과 E350 CGI 모델 등이 추가로 시장에 나왔다.

▶ 9세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2009~2016년)
2009년 8월 출시된 9세대 E-클래스는 기존의 '네 개의 눈' 트윈 헤드램프를 버리고 싱글 헤드램프로 더 세련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앞선 모델의 클래식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더욱 젊은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메르세데스-벤츠만의 독보적인 기술도 인기의 한몫을 담당했다. 안전기술인 프리-세이프(PRE-SAFE®)와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디스트로닉 플러스(DISTRONIC PLUS) 등 안전성과 편의성을 하나로 결합했다.
전세계에서 불었던 친환경 열풍에서 선두에 서기도 했다. E-클래스 전 모델에 에코 스타트 엔 스톱 기능을 기본으로 넣어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높였다. 또 E 300 BlueTEC Hybrid 모델을 통해 자동차 업계 최초로 디젤 하이브리드 시대를 열었다.
9세대 E-클래스는 10개의 세단 모델을 비롯해 4개의 쿠페 및 카브리올레 모델까지 총 14개 모델 라인업을 구성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E-클래스의 인기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의 독보적인 기술과 급변하는 고객의 니즈를 위한 다양한 라인업 구성, 차량의 지속적인 변화 등이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9세대 E-클래스 출시 7년 만에 10세대 '더 뉴 E-클래스'를 오는 24일 언론을 통해 국내에 첫 공개한다. 더 뉴 E-클래스는 출시 수개월 전부터 이미 사전예약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더 뉴 E-클래스를 앞세워 올해 5만 대 판매 목표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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