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대웅 기자] 세계 5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 현대·기아차그룹의 총사령관 정몽구 회장은 어떤 차를 타고 외손자의 결혼식 행사장을 찾았을까. 그의 선택은 제네시스 EQ900이었다. EQ900은 에쿠스를 새롭게 브랜딩한 현대차의 최고급 세단이다.
정몽구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혼배성사 형식으로 진행된 장녀 정성이 이노션 고문의 아들 선동욱 씨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선 씨는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차녀 채수연 씨와 이날 백년가약을 맺었다. 정몽구 회장은 오후 1시로 예정된 예식을 10여분 앞두고 명동성당을 찾았다.
정몽구 회장이 탄 차량은 이날 오후 12시50분께 명동성당의 경사진 언덕길을 천천히 올랐고, 차가 멈춰 선 순간 현장을 찾은 수십여명의 취재진은 물론 700여명의 하객과 명동성당을 찾은 관람객의 시선이 '정몽구 애마' EQ900에 쏠렸다. 국내 판매가만 1억5000여만원인 현대차의 최고급 기함이다.
정몽구 회장은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를 아랑곳하지 않고 혼주인 사위 선두훈 대전선병원 이사장과 인사를 나눴다. 이어 사돈이 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 채형석 총괄부회장 등에게 예를 갖췄다. 이후 정몽구 회장은 위풍당당하게 예식장으로 향했다.

정몽구 회장이 외손자 결혼이라는 중요한 가족 행사에 EQ900을 선택한 것을 두고 전 세계적 경기침체로 자동차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을 올해에도 높이겠다는 강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출시한 제네시스가 잘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판매가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제네시스의 국내 판매량은 6858대로 현대차 전체 판매량(6만2166)의 11.03%에 해당한다. 올 1분기(1~3월)만 놓고 보면 제네시스는 국내에서만 1만6477대 팔려 현대차 전체 판매량 16만862대의 10.24%를 차지한다. 브랜드 론칭 4개월여 만에 누적점유율이 10%를 넘어선 셈이다. 더욱이 판매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1월 4439대를 시작으로 2월 5197대, 3월 6859대로 상승세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제네시스만 모두 6개 차종을 갖추고 브랜드를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 제네시스 G90(국내명 EQ900) 외 올해 중순 대형 세단 G80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어 중형 G70은 내년 중 공개하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스포츠 쿠페, 중형 SUV 등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정몽구 회장은 또한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초 시무식에서 연간 글로벌 판매 목표를 813만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목표치였던 820만대보다 7만대가 줄어든 규모지만 지난해 판매량 801만대보다는 12만대 더 많다.

정몽구 회장은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가동 문제를 두고 현지 주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 대해 "주정부와 관계가 괜찮다"면서 원만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아차는 멕시코 진출 당시 4억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과 인프라 지원을 받기로 했지만, 누에보레온주 주지사 교체 등 불안 요소로 이런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끝으로 정 회장은 현대차의 전기차(EV) 아이오닉에 대해선 "생산되면 그때 가서 봐야 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현대차는 오는 6월 아이오닉 EV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한편 이날 예식에는 범 현대가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 등이 자리했다. 또 정대선 현대BS&C 대표는 아내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애경그룹 측에서는 장영신 회장과 혼주 채형석 총괄부회장 부부 그리고 차남 채동석 부회장 부부 및 삼남 채승석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등 재계 인사들도 자리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