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3 20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야는 공천을 마무리하고 선거체제로 전환하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여야는 당선 가능성 있는 후보를 공천한다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은 곳도 상당하다. 공천 잡음으로 인한 여vs여 대결과 야vs야 대결구도 지역도 상당수 생겨났다. 또, 상징적으로 지켜야할 곳과 탈환해야 할 지역, 그리고 이른바 '키즈(Kids)'들의 사활을 건 대결도 눈에 띈다. <더팩트>는 20대 총선을 앞두고 관심지역으로 볼 수 있는 '대구' '부산 사상' '순천' '광주 서을' '전주시 병' '세종시' 등의 민심을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대구=이철영·신진환 기자] "새누리당은 뭔 놈의 새누리당. 헛누리당이라!"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28일 오후 대구 수성구에서 만난 이모(66) 씨는 4·13 총선 얘기에 이같이 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가볍게 걸친 약주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이 씨는 특히 새누리당에 불만을 쏟아냈다.
"대구 사람이기도 했고, 성향 자체가 원래 보수이다. 그래서 새누리당을 가장 믿고 지지했다. 그런데 이제는 마음에서 떠났다. 입신양명을 위한 정치를 자기들이 하더라. 진흙탕 싸움이 진절머리난다. 이번 선거는 투표 안 하고 기권하려 한다."
대구는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이 초강세를 보인 지역이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에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21~25일 전국의 19세 이상 유권자 2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간집계(신뢰도 95%에서 표본오차 ±2.0%포인트, 응답률 4.7%)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정당 지지율은 지난주 주간집계 대비 3.2%포인트 하락한 38.3%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경북은 전주보다 14%포인트 떨어진 56%로 급락했다. (그밖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실제 이날 오후 만난 대구시민들은 새누리당에 의문부호를 붙였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함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 간 공천 갈등에 민심이 흔들렸다. 일부 시민은 선거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자영업자 문모(58) 씨는 "새누리당이 공천 싸움하고 편을 가르는 것은 결국 기득권을 위한 몸부림이자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추태"라며 "이번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역시 밀어줄 의향이 조금도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학생 박모(21) 씨는 "진박(진짜 박근혜)계가 노골적으로 비박계를 솎아내려는 게 뻔히 보였다. 공정한 경선과 심사를 거쳤는지 의문이 든다"며 "파벌 싸움하는 정당에 한 표를 행사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차관리를 하는 김모(62) 씨는 "예전에는 투표용지에 새누리당만 있으면 후보가 누구든 덮어두고 찍어주는 시대였다"며 "새누리당을 계속 지지해도 달라지는 게 없다. 그러면서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염치없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부동층도 있었다. 당과 상관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대구를 위한 '참일꾼'이라면 기꺼이 표를 던지겠다는 반응이다.
주부 곽모(52) 씨는 "어떠한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큰 기대를 안 한다"라고 전제하면서 "대구 경제가 급속도로 어려워졌다. 거창하고 지킬 수 없는 공약보다 소소하더라도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한 후보를 찍어주겠다"고 말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7)씨는 "서민들 걱정은 하루 먹고 하루 사는 것이 문제인데, 정치인들은 늘 서민을 위한 공약을 내놓고도 막상 당선되면 모른 척하는 일이 태반"이라며 "유권자의 권리를 다하겠으나 아직 마음의 결정은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만난 대구 시민들은 새누리당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는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보냈다.
대구 동구을 지역구에서 만난 정모(60) 씨는 "김부겸 씨는 대구에서 당선해야 한다. 그사람 시민들한테 하는 게 보통 아니다"며 "겸손하기도하고 대구를 진짜 사랑한다. 야당이지만 이런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했고, 최모(60대) 씨 역시 "두 번이나 떨어졌는데도 대구로 또 나왔다. 의리가 있다. 사람이 진국이다"고 김부겸 후보를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김부겸이는 사람이 진실돼 보이는데 김문수 후보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이다. 개인적으론 경기도에서 여기까지 왜 내려왔겠나. 사람이 좀 그래보인다"고 덧붙였다.
근처 식당에서 만난 중년 남성 세 명은 김부겸·김문수 후보에 대해 묻자 "김부겸은 이번에 돼야 한다. 그런데 투표장가면 1번을 찍는 경우가 많은 게 문제"라며 "우리는 김부겸이가 대통령 후보로 나오면 찍어줄끼다"고 김부겸 후보를 치켜세웠다.
이날 대구 곳곳에서 만난 일부 유권자들의 의견만으로 새누리당 지지세 하락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 다만,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는 점과 투표율이 높은 중년층에서 새누리당에 반감이 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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