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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날카로운 '송곳' 처럼, 현우가 들어왔다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송곳'에 출연한 배우 현우. '송곳'에서 그는 야채청과 주임 주강민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문병희 기자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송곳'에 출연한 배우 현우. '송곳'에서 그는 야채청과 주임 주강민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문병희 기자

은근하지만 단단한 배우 현우의 힘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자면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배우가 있다. 화려하게 등장해 시작부터 모든 시선을 독차지하는 이와 처음부터 큰 존재감은 아니었으나 서서히 스며들어 어느 순간 마음 깊이 자리하는 이다. 배우 현우(30)는 후자에 가깝다.

현우는 지난 2008년 영화 '쌍화점'으로 데뷔했다. 건룡위 소속 대원 가운데 하나로 영화에서 그의 얼굴을 바로 찾아내긴 쉽지 않다. 이후 2009년 MBC 시트콤 '태희혜교지현이'와 SBS 드라마 '드림' 등에 출연하며 서서히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여전히 분량은 많지 않았으나 조금씩 존재감을 키웠다.

출연작을 훑어보면 알 수 있듯 그는 거의 매년 3작품 이상에 출연했다. 조연이나 특별 출연이 있었음을 감안해도 적지 않은 수다. 그가 얼마나 꾸준히 대중과 만났는지를 방증하는 부분이다.

대중에게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린 작품은 SBS 드라마 '못난이 주의보'였다. 인간적인 고시생 강철수는 시청자들과 그의 거리감을 좁히는 데 큰 몫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JTBC 드라마 '송곳'에서 현우는 자신이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이 스며들어 있는지 증명했다.

'송곳' 현장 사진 속 현우. 선한 얼굴과 의리 있는 캐릭터는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친근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JTBC '송곳' 공식 홈페이지
'송곳' 현장 사진 속 현우. 선한 얼굴과 의리 있는 캐릭터는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을 보는 것처럼 친근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JTBC '송곳' 공식 홈페이지

"'이 작품이 드라마가 된다고?' 이런 생각을 처음에 했어요. PD님이 웹툰을 한 번 보라고 하시기에 보고 재밌다고 했더니 드라마로 만든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미 대본 작업이 다 끝났고 열심히 만들겠다고 하는 말씀만 믿고 작품에 들어갔어요. 6부까지 찍어놓고 방송에 돌입했는데 걱정보다 훨씬 즐거웠죠."

'송곳'은 그렇게 지난 10월 24일 처음으로 전파를 탔다. 대형마트에서 벌어진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비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됐던 '송곳'은 먹고 살기 위해 치열하게 일해야 하고 또 때로는 치사하고 독해져야 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서술해 나가며 점차 관심을 끌었다.

"현실성을 바탕에 두고 만들어서 일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학생들도 비슷한 느낌을 가졌을 수 있고, 드라마에서 나오는 마트 직원들 가운데 엄마들이 많았으니까 실제 엄마 시청자 분들께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고요. 마트를 배경으로 했지만 꼭 마트에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고 봐요."

이렇게 무척 현실적인 드라마에서 친숙하고 친근한 현우라는 배우는 은근한 힘을 발휘했다. 어디서든 볼 수 있을 것 같은,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선한 얼굴과 친구에 대한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씨는 '송곳'에서 큰 줄기는 아니었을지라도 그 뿌리를 든든하게 받치는 몫을 했다.

"주변에 힘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현우는 '송곳'을 통해 시청자들이 힘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문병희 기자

늘 쉽게 작품을 해왔던 배우는 아니기에 '자아실현', '생계유지', '가족부양'이라는 노동의 목적을 공유한 한 명의 노동자로서 현우는 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다.

"일에 대한 목마름은 늘 있죠. 아직 제가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공부하는 단계죠. 일이 끊기면 불안에 휩싸이기 때문에 쉬고 싶지 않고 건강하고 힘 있을 때 작품을 더해야 겠다는 생각 뿐이에요. 비슷한 캐릭터를 세, 네 작품 연달아 하는 것도 상관 없어요. 1년에 세 작품 정도는 꾸준히 하는 게 목표예요."

다행히도,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송곳' 이후 배우 현우의 입지는 단단해질 듯 보인다. 자신에게 한쪽에서 극을 든든하게 지탱하는 힘이 있다는 걸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송곳'이 아픈 곳을 찌르는 드라마였을 수 있겠지만 사실 저흰 드라마를 보고 열받으라고 만든 게 아니거든요. 같이 고생하고 같이 싸워주고 힘이 날 수 있게 해주는 존재가 분명 우리 옆에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다들 힘내셨으면 합니다.

저요? 저도 내년에는 조금 더 기운을 내서 어떻게든 더 많은 작품을 해야죠. 그래도 올해는 예능도 해보고 웹드라마라는 것도 찍어 보고 '송곳'도 잘 돼서 무척 뿌듯하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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