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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실탄사격장 안전 문제 도마…실제 가보니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관리자가 사격에 앞서 안전수칙 등을 설명하고 있다./목동=신진환 기자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관리자가 사격에 앞서 안전수칙 등을 설명하고 있다./목동=신진환 기자

'탕' '탕' '탕'

실내사격장에 총성이 울렸고, 어깨와 몸은 권총의 반동에 뒤로 밀렸다. 권총의 총성은 생각보다 컸고, 생각보다 무거운 총의 무게에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지난 3일 부산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홍모(29·구속) 씨가 여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권총 1정과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혔다. 2006년에도 서울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권총과 실탄을 탈취한 사건이 있었다.

부산 실내사격장 사건을 계기로 사설 사격장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5일 <더팩트>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실내사격장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선 사격장. 부산 사건의 영향으로 사설 사격장 관리 문제가 연일 보도된 탓으로 취재진의 방문에 덤덤한 표정이었다.

"신분증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건장한 체격의 직원이 취재진에게 신분증을 요구했다. 실탄 사격을 하기 위한 첫 번째 절차였다. 직원은 총기대여대장에 이름과 생년월일, 사용 총기모델, 총기 출고일 등을 기록하고 신분증 사진과 얼굴을 대조했다.

이어 직원은 권총에 관해 설명했다. 권총은 반자동 권총과 사격할 때마다 탄창이 회전하면서 한 발씩 장전해야 하는 리볼버 권총 등 크게 2가지로 분류됐다.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관리자는 사격 시작부터 끝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목동=신진환 기자
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관리자는 사격 시작부터 끝까지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목동=신진환 기자

사격에 사용할 권총을 고르자 직원이 사격장 안에서 사격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그사이 다른 직원은 간단한 안전 수칙을 알려주면서 방탄조끼를 입혔다. 사격장 출입문 앞은 직원이 지키고 있었다.

사격장 안 안전관리자(관리자)의 신호로 들어가니 사로 양쪽 벽면에 붙어있는 두 줄이 권총을 고정했다. 줄과 권총 이음새에 자물쇠가 잠겨있다. 격발했을 때 엄청난 반동에도 자물쇠는 꿈쩍하지 않았다. 권총을 무단으로 분리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였다.

반자동 권총을 쏠 경우 관리자가 직접 장전했다. 탄피가 걸려 격발이 되지 않자 관리자는 "직접 처리하겠다"고 말하고 조치했다. 리볼버 권총에 실탄 삽입도 관리자 몫이었다. 또 관리자의 "장전" 구호에 맞춰 장전해야 했다. 사격이 끝나자 관리자는 탄피의 수를 세어본 뒤 거두어들였다.

지난 3일 부산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홍모(29·구속) 씨가 여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권총 1정과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때문에 사설 사격장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홍 씨가 탈취한 45구경 권총 1정과 실탄 19발./부산지방경찰청 제공
지난 3일 부산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홍모(29·구속) 씨가 여주인을 흉기로 찌르고 권총 1정과 실탄 19발을 훔쳐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때문에 사설 사격장 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은 홍 씨가 탈취한 45구경 권총 1정과 실탄 19발./부산지방경찰청 제공

이날 사격장 내 안전 관리는 엄격했다. 부산 총기 탈취 사건이 벌어졌던 사격장의 경우 사격실 안에 안전요원이 없었던 점과 대조됐다. 관계자는 "(부산 총기 탈취 사건이 발생해서가 아니라) 사격장은 안전이 최우선이기에 평소처럼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사격장 관계자들은 부산 총기 탈취 사건 이후의 업장 영업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2011~2014년까지 '사격 및 사격장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한 처벌이 과태료 단 한 건에 그쳤다. 처벌받은 내역은 없으며 지난 3월 부산에서 손님에게 총기를 내어주고 대장에 기록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과태료가 전부다.

경찰청은 부산 사건이후 실탄 사격이 가능한 전국 14개 사격장에 대해 일제 점검을 벌였다. 경찰청은 총구 고정 안전장치가 쉽게 풀리는 등 문제점이 발견된 9곳에 대해 보완 조치를 할 때까지 영업을 일시 정지시켰다.

경찰청은 4일 권총 실탄사격장에서 안전고리에 잠금장치를 반드시 부착하도록 하는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았다. 또 사격장 관리자를 포함해 2명 이상이 근무하는 상태에서만 사격할 수 있도록 했다.

[더팩트ㅣ목동=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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