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샤를 합시다2' 조은지가 말하는 시간의 가르침
자신감이 보이는 사람. 그냥 어깨를 당당하게 펴고 있다고, 으름장 놓는 말을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다. 더군다나 스스로 '난 자신 있어!'라고 외치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로부터 자신감이 읽히도록 한다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조은지(34)는 그가 걷는 길로 당찬 자신감을 보여주는 배우다.
그의 작품 속 캐릭터를 짚어보자면 어느 하나 평범하지 않다. tvN '식샤를 합시다2'를 비롯해 JTBC '순정에 반하다' 등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개성으로 뭉친 베테랑 감초로 활약했다. '의리녀' '털털녀' '섹시녀' 등 과감하고 파격적인 수식어를 충분히 소화해내는 이다.

"독특한 캐릭터만, 똑같은 역만 했다고 보는 분들이 있어서 속상한 부분이 있죠. 하지만 평범하지 않아서 하는 거예요. 그 안에는 평범하게 표현되는 게 있거든요. 어느 무리 중에 있을 법한 캐릭터로 평범하지만 또 그렇지 않은 거요. 늘 새로운 걸 찾으려고 해요."
물론 역설적으로, 최근 <더팩트> 취재진과 작품 밖에서 만난 조은지는 쑥스러운 미소를 자주 짓고, 겸손하고, 여성스러웠다. 그럼에도 이야기를 나눌수록 연기와 삶, 인간 관계에 세운 단단한 뚝심이 그를 자신감 있는 배우로 느끼게 했다. 정작 이러한 그 역시 과거에는 많은 고민을 겪었지만 말이다.
"스무 살 초반 1년 정도는 방황했어요. 철없는 질풍노도의 시기였죠. 내가 진짜 바라는 꿈이 배우인지 헷갈렸어요. 그런데 그냥 단순하게 하고 싶으냐 안 하고 싶으냐를 생각했어요. 자신이 있느냐 없느냐, 될 수 있겠느냐란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노력하겠다고요. 둘 중에 한 가지 답을 선택하면 되니까 쉽더라고요."

"사실 나이를 괜히 먹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옛날 같지 않아요. 장기들 회복이 늦더라고요(웃음). 어렸을 땐 낯도 많이 가리고 친해지는 과정이 길었거든요. 그런데 이게 좋지 않다는 걸 깨닫고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어요. 자연스럽게 나이가 들수록 친화력이 생기더라고요. 괜히 그냥 쓸데없는 것 물어보면서 친화력이 생겨요."
사람에게 다가서는 벽은 많이 없어졌지만 변하지 않는 건 사람을 깊게 사귀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강혜정 공효진 류현경 오정세 등 절친한 연예계 동료들과 보내는 시간도 많다.
"친한 친구가 많진 않아요. 대신 오래됐죠. 우선 일단 공통 관심사가 있어서 잘 맞아요. 성향은 달라도 맞춰줄 수 있는 배려가 있으니까요. 멋있게 생각하는 친구의 자격이요? 힘들 때 두말하지 않고 달려와 주고, 친구 일을 내 일처럼 보듬어줄 수 있다면 충분하죠.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무슨 이야기를 해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같아요."

그는 "인터뷰를 보면 친구들이 놀릴 것 같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스스로 소심하다고 표현했지만 충분히 신중한 것이었다. 사람 관계에서 나아가 앞으로 그가 걸어갈 길에 대한 소신도 책임감에서 비롯했다.
"가끔 처음 만난 사람한테 왜 이랬을까, 왜 이런 말을 했을까 후회할 때가 있어요. 오늘도 집에 가서 인터뷰에서 이런 말까지 왜 했을까 할지도 몰라요(웃음). 그럼에도 계속 배우를 할 수 있는 건 제 꿈에 대한 책임감이 있기 때문이에요. 내가 꾼 꿈 때문에 스스로 힘들어서 좌절하거나 포기하면 나 자신을 포기하고 무시하는 거니까요.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지만, 전 저 자신한테 박수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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