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념일 의미 퇴색은 오해…위안부 문제, 정상회담으로 풀어야
공휴일이 주말과 겹쳐 쉴 수 없던 휴일을 요일제로 바꾼다면?
직장인이라면 두 손 들고 환영할 만한 내용이다.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른바 '해피먼데이 법안'이 지난달 26일 국회에 발의돼 눈길을 끈다. 홍익표(48)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해피먼데이 법안'은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휴식권을 법적으로 제대로 보장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쉬자는 데 반대할 직장인은 없을 것 같은데, 법안 통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더팩트>는 1일 법안을 발의한 홍 의원을 국회에서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었다.
◆ "휴일을 늘리자는 게 아니라 재배치하자는 것"

-해피먼데이 법안은 어떤 제도인가?
날짜의 상징성이 크지 않은 '한글날·어린이날·현충일'을 요일 지정휴일제로 정해 '토·일·월' 사흘간 쉴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헌법에서 보장된 국민의 행복추구권과 휴식권을 법적으로 제대로 보장하는 게 근본 취지다.
-해피먼데이 법안을 발의한 계기가 있나?
지난 1999년 연구소에서 근무할 당시 일본에 장기 체류했다. 일본에서도 1998년 해피먼데이 법안이 발의돼 2000년 1월 시행됐다. 당시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본 내에서도 잘 될까, 부작용은 없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제도가 시행되고 평가가 매우 좋아 2개였던 공휴일을 4개로 늘렸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국내에 제도를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휴일이 늘어나나? 대체휴일제와 무슨 차이가 있나?
해피먼데이로 법정 공휴일이 늘어나진 않는다. 다만 주말과 겹쳐 쉴 수 없는 공휴일을 제도적으로 살리자는 거다. 또 한글날 어린이날 현충일이 주 중에 있을 경우 징검다리 휴일이 돼 업무 효율성이나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어 이를 조정하자는 것이다. 법정 공휴일의 재배치라고 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대체휴일제는 어린이날과 설, 추석에 적용된다. 그것도 일요일이 겹칠 경우 월요일로 대체휴일을 한다는 제도다. 해피먼데이 법안은 요일제로 적용해 3일 연휴를 만들자는 것으로 대체휴일제와 다르다.

-직장인들은 좋아할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해피먼데이 법안을 좋아할지 의문이다.
법안을 만들기 전 많은 기업인과 상의해 봤다. 기업인들은 그렇게 반대하지 않았다. 이유는 1년에 정해진 휴일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인이 주 중에 휴일이 있는 것보다 차라리 몰아서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주 중에 휴일이 있으면 업무 집중도나 일의 연속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기업문화가 가족 친화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 그리고, 우리 경제 구조가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많이 투입하던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제대로 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일을 많이 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잘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주 중에 휴일이 있어 전날 술을 마시고 다음 날 가족들과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해피먼데이 제도가 시행돼 연휴가 되면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법안은 '놀자'가 아니라 일도 잘하면서 저녁이 있는 삶, 휴식이 있는 삶을 살자는 것이다.
◆ 해피먼데이 법은 '국민 휴일에 관한 법'

-어린이날, 현충일, 한글날 등에 대한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오해가 있는 것 같다. 기념일을 폐지하자는 것이 아니다. 사실 한글날이나 현충일 등의 날짜는 중요한 의미가 아니다. 현재는 한글날을 10월 9일로 정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음력 9월 상순이다. 상해임시정부 당시에는 9월이었다.
6월 6일 현충일도 원래는 망종이다. 망종은 현충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기념일의 의미를 퇴색하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를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로 정해놓은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버이날 등도 공휴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동의한다. 최근 교육부에서 자유학기제, 쿼터제 등을 시행하고 있다. 아이는 쉬는데 학부모는 쉬지 못하고 있다. 어른들이 쉬어야 한다. 해피먼데이 제도가 시행되면 가능하다. 3일 연휴에 연차 등을 더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해피먼데이 법안이 '국민의 휴일에 관한 법률안'인 이유는?
사실 우리나라에는 국민의 휴일에 관한 법률이 없다. 다만 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규정(대통령령)만 있다. 공무원들은 이 법률에 따라 쉬는 것으로 사실상 공무원에 한한 법이다. 일반 국민은 공무원이 쉬면 쉰다. 민간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절, 주 1일 이상 휴일을 보장하게 돼 있다. 이 외에는 없다. 관공서가 아닌 경우 기업은 노사 간 협정으로 휴일을 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법안은 국민 휴일에 관한 법이다. 법안은 '국민의 휴일'안에 '법정 공휴일'로 불리던 관공서의 휴일을 넣어 모두가 법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제도가 시행되면 국가 공휴일을 일반 민간 근로자들도 적용받을 수 있어 법적 안정성이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고 보나?
해피먼데이 법에 대해 부정적이지는 않다. 다만 기업들이 어떻게 할까에 대한 부분은 좀 걱정하더라. 하지만 국민 휴일에 관해 한번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공무원들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가. 국민의 행복추구가 먼저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혹시 준비하고 있는 법안이나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경제 활성화 등 미래 사회를 대비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현재 저출산과 고령화 그리고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여성들은 '결혼→출산→초등학교 입학' 3단계를 거치며 일을 그만둔다. 여성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기업, 국가 그리고 남편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 현재는 융복합 시대로 육체적 경쟁은 끝났다. 여성의 섬세한 감성이 더 경쟁력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한 사회적 디자인 'SCREEN'을 생각하고 있다. SCREEN은 'Smart, Creative, Renovation, Education, Energy, Network'로 사람이 기반이다.
-국회 일본군위안부문제대책소위원회 위원장이다. 지난달 27일 이효순 할머니가 생을 마감했다. 위안부 문제 해법은 없나?
그동안 위안부 문제를 방치했다. 쉬쉬하고 무시했다. 이제는 국가가 위안부 문제를 우선 순위에 놓고 일본과 대화를 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일 관계에서 위안부 문제를 중심적 의제로 놓은 것은 잘한 일이라고 본다.
일본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풀어야 한다.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꼭 좋은 이야기만 하는 자리는 아니다. 서로에게 불편한 이야기도 해야 한다.
[더팩트 ㅣ국회=이철영 기자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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