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연예
[TF주크박스] 토이 콘서트, '개콘'보다 웃긴 생방송 '스케치북'


콘서트 종합선물세트  토이 유희열이 7년 만에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안테나뮤직 제공
콘서트 종합선물세트 토이 유희열이 7년 만에 콘서트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안테나뮤직 제공

"내 노래 민망해 하지 마. 이게 토이 콘서트야"

한마디로 '음악+공연+토크 종합선물세트'였다. 어림잡아 99000원짜리 공연을 펼치는 가수들 14명이 한 사람을 위해 기꺼이 뭉쳤다. 팬들로서는 이보다 더 '때땡큐' 콘서트는 없다. 원맨 프로젝트 토이 유희열의 콘서트 '다 카포' 이야기다. 토이 콘서트는 유희열이 과거 진행하던 '라디오 천국', 현재 이끌고 있는 '스케치북'의 결정판이었다.

3일 오후 8시 20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걸린 흰 장막이 음표와 악보의 물결로 변했다. 밴드 연주로 '라디오 천국'이 흘러나왔고 공연 시작을 기다리던 1만여 명 팬들은 순식간에 뜨거운 함성을 토해 냈다. 흥겨운 리듬에 맞춰 어깨춤을 추며 박수로 토이의 귀환을 반겼다.

이번 콘서트의 오프닝은 이적이 맡았다.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무대 위로 등장한 이적은 토이의 7집 앨범 수록곡 '리셋'을 부르며 순식간에 현장을 리듬의 도가니탕으로 만들었다. 유희열은 신 나는 피아노 반주로 흥을 돋구었다. 두 사람의 호흡에 팬들은 합창으로 화답했다.

유희열의 열창에 절로 박수가  토이 유희열이 콘서트에서 숨겨둔 가창력을 뽐내며 현장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안테나뮤직 제공
유희열의 열창에 절로 박수가 토이 유희열이 콘서트에서 숨겨둔 가창력을 뽐내며 현장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안테나뮤직 제공

이적 다음의 보컬은 놀랍게도 유희열. 그의 노래 실력을 아는 팬들은 유희열이 마이크를 잡고 담백하게 '내가 남자 친구라면'을 부르자 열정적인 호응으로 응원을 보냈다. 유희열은 "민망해 하지 마"라며 멋쩍어 하기도 했지만 혼신의 힘을 다한 열창으로 팬들을 미소 짓게 했다. "이적 때문에 놀란 관객들이 제 노래를 듣고 '아 그래, 이게 토이 콘서트지' 싶죠?"라는 자책 개그로 웃음폭탄을 선사했다.

이어 유희열은 "콘서트 타이틀이 '다 카포', '우리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다'다. 금요일마다 라디오에서 만났던 팬들이 보인다. 오늘 만큼은 가장 후졌던 그 시절로 돌아가자. 남자라곤 나밖에 몰랐던 그때. 지금부터 7년 만의 토이 콘서트 '다 카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 '우리'랑 '처음'이라는 단어를 가장 좋아하는데 서로에게 고맙게도 나눌 수 있는 기적같은 추억이 있으니 그때로 돌아가 보자"며 팬들에게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콘서트를 살리는 김연우의 고품격 보컬  토이 유희열의 콘서트에 김연우가 나와 명곡을 열창하고 있다. /안테나뮤직 제공
콘서트를 살리는 김연우의 고품격 보컬 토이 유희열의 콘서트에 김연우가 나와 명곡을 열창하고 있다. /안테나뮤직 제공

그의 말처럼 토이 콘서트의 묘미는 그동안 쌓아 둔 히트곡으로 팬들이 함께 추억을 되새기는 일이다. 김연우의 '여전히 아름다운지' '거짓말 같은 시간', 윤하의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 조원선의 '기다립니다' '본 보이지' 무대가 이어지자 팬들은 숨 죽이며 이들의 노래를 경청하고 마음 깊숙이 새겼다.

김동률의 등장은 현장 관객들의 우렁찬 박수를 이끌기 충분했다. 그는 토이 7집 수록곡 '너의 바다에 머무네'를 비롯해 자신의 히트곡 '취중진담'과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묶어 열창해 팬들에게 또 하나의 즐길 거리를 선사했다. 토이 콘서트를 보러 왔다가 김동률을 만나게 된 팬들은 감격에 겨워 어쩔 줄 몰라했다. 박수갈채는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김동률이 휩쓸고 간 자리에 윤종신이 섰다. 유희열과 윤종신의 하모니로 이뤄진 '스케치북'을 부르며 팬들은 파도의 물결을 이뤘다. "선배 앞 무대인데 김동률은 왜 저렇게 피를 토해 낼 정도로 부르냐"고 타박하던 윤종신이지만 이어 '본능적으로'를 부를 땐 강승윤 버전처럼 랩을 직접 해 팬들을 더욱 열광하게 했다.

콘서트 게스트가 김동률이라니 토이 유희열의 콘서트에 김동률이 싱어로 나와 여심을 사로잡았다. /안테나뮤직 제공
콘서트 게스트가 김동률이라니 토이 유희열의 콘서트에 김동률이 싱어로 나와 여심을 사로잡았다. /안테나뮤직 제공

2부는 차분하게 시작됐다. 고 신해철을 위해 만든 '취한 밤'에 이어 MBC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선물했던 '그래 우리 함께'를 유희열이 진심을 다해 부르자 공연장은 이내 숙연해졌다. "우리 아직 괜찮다" "아직 안 늦었다" "우리는 충분해" "아프지만 마" "웃는 날 꼭 올거야" 등 유희열이 건네는 위로의 메시지에 일부 팬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는 바뀌었다. 토이 7집 앨범을 유희열과 함께 프로듀싱한 페퍼톤스 신재평의 '여름 날', 악동뮤지션 이수현의 '굿바이 선 굿바이 문', 빈지노-크러쉬의 '유앤 아이'가 이어지자 다시 객석에는 흥겨운 박수가 쏟아졌다. 일일이 찾아가지 않아도 한 자리에 모인 라인업 군단 덕에 팬들의 얼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유희열 역시 마찬가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매의 눈'이 콘서트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됐다. 사실 이적의 오프닝 때부터 그는 매서운 듯 흡족한 눈으로 보컬리스트를 뚤어져라 봤다. 악동뮤지션 이수현이 곁에 다가와 노래할 땐 광대가 하늘 높이 올라갔고 빈지노-크러쉬에게는 '유앤아이' 가사 "너희 오늘 뭐 입었니"를 읊조리며 다시 한번 음흉한 눈빛을 발사했다.

웃음 재미 감동 노래 다 있네  토이 유희열이 7년 만에 열린 콘서트에서 팬들을 위해 노래하고 있다. /안테나뮤직 제공
웃음 재미 감동 노래 다 있네 토이 유희열이 7년 만에 열린 콘서트에서 팬들을 위해 노래하고 있다. /안테나뮤직 제공

음악 만큼 웃음도 풍성했다. 오랜 DJ 경력과 '스케치북' 진행 솜씨로 정평이 난 유희열이기에 가능했다. 피처링 가수들과 중간중간 주고받는 대화, 홀로 관객들과 나눈 토크, 심지어 밴드를 소개하는 순간에도 유희열의 입담은 빛을 발했다. 객석에서 배꼽을 잡고 웃는 건 당연지사. 여기에 유희열 특유의 '19금 매력'까지 더해져 '개그콘서트' 못지않은 순간이 완성됐다.

절정의 순간은 성시경이 이끌었다. 유희열이 결혼하는 이들에게 축가로 바친다(?)는 7집 타이틀곡 '세 사람'의 피처링을 맡았기 때문. 성시경과 유희열의 만담 콤비는 남자 관객들마저 흡족하게 했다. '스케치북' 방송을 라이브로 보는 것 같은 느낌에 현장에 있는 모두가 마음껏 웃었다. 노래야 두 말 하면 입 아픈 소리. 유쾌했던 토크 타임은 성시경의 '소박했던 행복했던'으로 다시 감미로운 분위기가 됐다.

'K팝스타3' 출신으로 유희열의 선택을 받은 안테나뮤직의 막내 권진아의 '그녀가 말했다'에 이어 이적이 또다시 무대 위에 올랐다. 오프닝 이후 2시간 반을 기다린 이적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와 '하늘을 달리다'로 공연의 말미까지 책임졌다. 계속 앉아 있던 팬들을 모두 일어나게 할 정도. 힘 있는 그의 보컬에 팬들 역시 지치지 않고 끝까지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콘서트에서 또 만나요  토이 유희열이 평생 팬들을 위해 좋은 음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테나뮤직 제공
콘서트에서 또 만나요 토이 유희열이 평생 팬들을 위해 좋은 음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안테나뮤직 제공

마무리는 토이의 간판 객원 싱어 김형중과 이지형의 몫이었다. 이적의 바통을 그대로 이어 받은 김형중은 '좋은 사람'으로 관객들과 한목소리를 이뤘다.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떼창'은 이지형의 '뜨거운 안녕'으로 계속 됐다. 그리고 이지형 김형중 김연우의 '그럴때마다'로 이어졌다. 밤 11시를 훌쩍 넘은 시간이었지만 공연장의 열기는 최고조에 다다랐다.

유희열은 "저는 토이 밴드의 일원이다. 제가 호스트 격이지만 실질적인 주인은 오늘 노래하러 와 주신 분들이다. 오늘 이렇게 멋진 가수들이 토이의 팀이 돼 나오고 있다. 물론 이 모든 곡을 한 사람이 썼다는 건 더 믿겨지지 않는 일"이라며 농담 섞인 진솔한 소감을 남겼다.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과 앙코르곡 '우리' '땡큐'까지 유희열, 토이 밴드, 객원 가수들, 그리고 1만여 명 관객들의 궁합은 100점 만점에 100점이었다. 7년 만에 마련된 공연이라 모두의 벅찬 감동은 두 배였다. 유희열이니까. 토이니까. 그리고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니까.

초호화 게스트 이게 바로 토이 콘서트  토이 유희열이 자신의 노래를 빛내 준 가수들과 팬들에게 감사해하며 눈물을 머금었다. /안테나뮤직 제공
초호화 게스트 이게 바로 토이 콘서트 토이 유희열이 자신의 노래를 빛내 준 가수들과 팬들에게 감사해하며 눈물을 머금었다. /안테나뮤직 제공

[더팩트 │ 박소영 기자 comet568@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