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K저축은행 '매각가 3000억 예상'
업계 2위 HK저축은행이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HK저축은행의 지분 98.6%를 보유하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금융 당국의 저축은행 규제 완화를 기회로 판단,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HK저축은행 매각주간사인 골드만삭스는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HK저축은행 매각에 대한 투자안내문을 발송했다.
HK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가치 2136억 원으로 SBI저축은행에 이어 업계 2위다. 서울과 부산에 15개 지점과 경남 등에 4개 출장소를 두고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측면에서 HK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5대 저축은행 평균 ROE(11.9%)의 두배가 넘는 24.6%에 달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06년 HK저축은행을 인수해 2008년, 2011년 매각을 시도했지만 세계 금융 위기, 저축은행 사태 등에 발목이 잡혀 매각에 번번히 실패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금융위원회의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HK저축은행을 매각하기에 최적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은 저축은행이 출장소·여신전문출장소 설치시 증자해야 하는 자본금 규모를 약 10분의 1로 줄였다. 또 자본금 증자 기준은 출장소의 경우 종전 지점 설치시 의무 증자액이 50%에서 5%로, 여신전문출장소는 12.5%에서 1%로 각각 축소된다. 금융 당국은 중장기적으로 지점 설치시 증자 의무를 배제하고 저축은행중앙회 승인만으로도 허용하는 방안을 도입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HK저축은행의 매각 예상 가격이 3000억 원이 웃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중소 금융사는 가계대출 비중이 높을 수록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때문에 현재 예상 가격의 2배 수준으로도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HK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기준 총여신 1조6800억 원 가운데 개인신용대출 35%, 주택담보대출 20%, 오토론 20%이며 기업대출이나 크레인대출·스톡론 등 기타가 25%를 차지한다.
그러나 높은 매각 예상 가격이 걸림돌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00억 원 규모의 인수 가격을 제시할 수 있는 자산 규모를 가진 곳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으로 꼽히고 있지만, 현재까지 SBI 저축은행은 "인수 계획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계 금융사에서 HK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HK저축은행은 업계에서도 매력적인 매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면서도 "매각가가 높기 때문에 섣불리 나섰다가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도 있는 만큼 모두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팩트ㅣ박지혜 기자 medea0627@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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