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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희로애락人] 정우, '제 직업은 배우입니다. 당신이 날 몰랐을 때도'

희로애락(喜怒哀樂)이란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등 사람이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을 뜻하는 말입니다. 네 가지 감정으로 대표됐지만 사실 인생사의 여러 부분을 압축한 말이죠. 생각해 보면 우리의 하루하루는 크고 작은 희로애락의 연속입니다. <더팩트>가 너무 바빠서, 혹은 여유가 없어서 들여다보지 못했던 인생의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을 털어놓을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스타들의 희로애락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잊어버렸던 우리의 소중한 기억들도 함께 떠오르지 않을까요. 다섯 번째 주인공은 5일 개봉하는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 제작 제이필름, 배급 CJ엔터테인먼트)에서 오근태로 분해 첫사랑의 추억부터 추억 가득한 그시절 노래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한 연기파 배우 정우(35·본명 김정국)입니다. <편집자 주>

정우의 '희로애락' 배우 정우는 자신이 느끼는 희로애락 즉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모두 유년시절부터 마음 속에 품어온 꿈, 배우라는 직업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최진석 기자
정우의 '희로애락' 배우 정우는 자신이 느끼는 희로애락 즉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모두 유년시절부터 마음 속에 품어온 꿈, 배우라는 직업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최진석 기자

정우가 연기하는 인물에겐 언제나 사람냄새가 진하게 묻어납니다. '생활연기의 달인'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정우 특유의 자연스러운 말투와 다채로운 표정, 진심을 담은 눈빛은 사람을 울리고 웃기는 재주가 있습니다. 수려한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어린 나이도 아닙니다. 그것보다 화려한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정우를 설명합니다.

하지만 대중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한 건 최근 일입니다. 지난 2001년 데뷔한 그의 무명 시절은 2013년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만날 때까지 계속됐으니까요. 그래서 정우의 희로애락은 자신의 직업인 연기하는 일에서 비롯됩니다. 정우는 우리가 그를 모를 때에도, 스타로 자리한 현재까지도 배우란 직업을 놓은 적 없었습니다.

정우의 '희' 기쁨. 정우의 기쁨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 합격한 순간이다. 당시 정우는 배우의 첫걸음에 불과한 대학입학에 마치 톱스타가 된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다./최진석 기자
정우의 '희' 기쁨. 정우의 기쁨은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 합격한 순간이다. 당시 정우는 배우의 첫걸음에 불과한 대학입학에 마치 톱스타가 된 것처럼 기뻤다고 말했다./최진석 기자

희(喜), 기쁨

"서울예술대학 영화과에 합격했을 때!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기억이에요. 부산 '촌놈'이 서울에 있는 영화학교에 간다는 생각에 얼마나 흥분했는지 몰라요. 친구들이랑 함께 합격 소식을 듣고 얼마나 날뛰고 다녔는지(웃음)…. 어린 마음에 학교만 들어가면 그냥 배우가 되는 줄 알았어요. 배우가 되는 첫걸음을 뗀 순간인데 말이죠(웃음)."

정우의 '로', 노여움. 긍정적인 성격의 정우는 분노를 자주 느끼는 편은 아니다. 대신 속상한 순간을 언급했는데 지방에 사는 어머니의 김치와 관련한 이야기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오롯이 묻어났다./최진석 기자
정우의 '로', 노여움. 긍정적인 성격의 정우는 분노를 자주 느끼는 편은 아니다. 대신 속상한 순간을 언급했는데 지방에 사는 어머니의 김치와 관련한 이야기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오롯이 묻어났다./최진석 기자

로(怒), 노여움

"화나는 일은 살면서 자주 있는데…. 예를 들면 지금? 으하하! '욱'할 때는 있는데 화나는 일은 크게 없는 거 같아요. 속상한 일은 있어요. 어머니가 지방에서 혼자 지내세요. 가끔 서울로 아들 보러 오시죠. 그럴 때마다 어마어마한 양의 김치를 가져오세요. 그래서 김치가 냉장고에서 몽땅 썩어요. 진짜 속상해요. 모든 어머니는 다 그렇겠지만, '제발 조금만 가져오세요'라고 부탁해도 절대 말을 안 들어요(웃음). 몇 년 동안 설득해서 이젠 조금만 가져오시는데 그게 또 속상해요. 아들 눈치 보느라 조금 가져오는 어머니 마음을 아니까요. 냉장고에 빈자리가 없고 김치가 썩어도 '군소리 없이 받아둘걸' 후회 중이죠."

정우의 '애', 슬픔. 정우의 슬픔은 기쁨과 동시에 찾아온다. 정우의 유년시절,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기 때문이다./최진석 기자
정우의 '애', 슬픔. 정우의 슬픔은 기쁨과 동시에 찾아온다. 정우의 유년시절,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기 때문이다./최진석 기자

애(哀), 슬픔

"기쁠 때 슬퍼요.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요. 제가 19살 때 돌아가셨거든요. '만감이 교차한다'고 하죠. 아들한테 효도 한 번 못 받아보고 돌아가신 아버지께 항상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거나 관계자분들에게 인정받을 때, 멋진 무대에 오를 때.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그래요. 믿을 수 없이 기뻐서 슬퍼요. 아버지가 살아계셨으면 굉장히 좋아하시고 자랑스러워 하셨을 것 같아요."

정우의 '락', 즐거움. 정우의 즐거움은 연기자로 사는 삶이다. 스스로 자신의 직업이 즐거운 것도 그렇지만, 그가 연기함으로 인해 주변 사람이 행복한 것은 정우를 웃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최진석 기자
정우의 '락', 즐거움. 정우의 즐거움은 연기자로 사는 삶이다. 스스로 자신의 직업이 즐거운 것도 그렇지만, 그가 연기함으로 인해 주변 사람이 행복한 것은 정우를 웃게 하는 가장 큰 힘이다./최진석 기자

락(樂), 즐거움

"스스로 배우라는 직업에 만족하는 것 자체가 즐겁죠. 그것보다 즐거운 건 즐겁게 일하는 저를 보면서 행복해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나이가 들수록 걱정과 고민이 쌓여가는데 그건 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해있어요. 그들의 건강과 행복이 유일한 과제죠. 지금 이 순간 굉장히 즐거워요. 제가 배우란 직업을 포기하지 않았음에도 모든 게 좋아지고 있고 행복해지고 있으니까요."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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