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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씨네리뷰] 조진웅 김성균이 살린 '우리는 형제입니다'

'장진표 영화'를 그대로 보여준 '우리는 형제입니다'. 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띄지만 뚜렷한 장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진 감독, 김성균, 윤진이, 조진웅(왼쪽부터)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장진표 영화'를 그대로 보여준 '우리는 형제입니다'. 배우들의 호연이 눈에 띄지만 뚜렷한 장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장진 감독, 김성균, 윤진이, 조진웅(왼쪽부터)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더팩트ㅣ김가연 기자] 장진 감독은 소소한 유머에 잔잔한 이야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잘 버무리는데 뛰어낸 재주가 있다. '킬러들의 수다'(2001년)를 비롯해 '아는 여자'(2004년) '퀴즈왕'(2010년) '로맨틱헤븐'(2011년)까지 튀진 않지만, 섬세한 감성으로 관객을 울고 웃기기에 그래서 장진 감독은 '충무로의 재주꾼'으로 불렸다.

23일 개봉하는 '우리는 형제입니다'도 장진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잘 묻어난다. 이야기는 어렵지 않고 곳곳에 잔유머도 적절하게 배치됐다. 하지만 더는 그의 유머가 새롭지 않다는 것.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딱히 단점은 없지만, 장점도 찾을 수 없는 영화다. 부족한 점은 조진웅와 김성균이라는 맛깔나는 두 배우가 채워주니 그나마 다행이다.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김성균(왼쪽)조진웅의 연기색이 두드러지는 영화다./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김성균(왼쪽)조진웅의 연기색이 두드러지는 영화다./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제공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어린 시절 떨어져 지낸 상연(조진웅 분)과 하연(김성균 분)이 30년 만에 다시 만났지만, 30분 만에 엄마(김영애 분)을 잃어버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상연과 하연은 보육원에 맡겨지지만, 상연이 곧바로 미국으로 입양되면서 두 사람은 생이별을 겪는다. 3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서 두 사람은 형제를 찾아주는 TV프로그램의 도움으로 만나게 된다. 한인 목사와 무속인이라는 이색적인 직업으로 만난 두 사람. 하지만 치매 증상으로 기억을 잠시 잊어버리는 엄마가 방송국에서 사라지는 통에 재회의 기쁨은 나누지도 못하고 함께 엄마를 찾아 나선다.

그 시각 방송국을 나선 엄마는 서울을 지나 천안 대전 여수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을 홀로 돌아다니며 두 아들 상연과 하연을 애를 태운다. 왜 엄마가 여수가 갔을까. 궁금증을 뒤로하고 엄마를 찾아 나선 이들은 마지막에 엄마가 여수까지 내려오게 된 이유를 듣고 감동한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투톱 배우로 열연한 조진웅과 김성균의 뚜렷한 연기색(色)다. 두 배우 모두 주연보다는 여러 작품에서 중요한 비중의 조연으로 활동해왔다. 어찌 보면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첫 주연작인 셈. 두 사람은 더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자신의 역할을 다 하면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국외로 입양돼 한인 목사가 된 형 상연 역을 맡은 조진웅은 튀지 않은 영어 대사와 아련한 감정을 보여주면서 관객의 마음을 동요한다. KBS2 '솔약국집 아들들'(2009년)에서 입양아 브루터스 리 역을 맡았던 조진웅은 비슷한 인상이지만, 절제된 내면 연기를 보여준다. 조진웅은 처음부터 끝까지 감정의 완급을 조절하면서 마지막에 분출한다. 조진웅의 진중한 눈물 연기에 관객의 눈물샘이 자극된다.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 형제로 호흡을 맞춘 김성균(왼쪽)과 조진웅./'우리는 형제입니다' 스틸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 형제로 호흡을 맞춘 김성균(왼쪽)과 조진웅./'우리는 형제입니다' 스틸

스릴러와 유머를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에서 두각을 보인 김성균은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 코믹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늙어 보이는 노안의 박수무당 하연을 연기한 김성균은 대사와 표정 몸짓 등을 가리지 않고 웃음을 유발한다. 나이보다 많아 보이는 얼굴과 특이한 말씨, 유쾌한 표정은 상연과 정반대의 분위기를 낸다. 김성균과 조진웅의 캐릭터가 극과 극이다 보니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엄마 역을 맡은 김영애의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하연과 함께 살면서 상연을 하염없이 그리워하면서 전국을 떠돌게 된 김영애는 뜻밖에 재미를 준다. 더불어 김영애가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만나게 된 김민교와 이한위 등 카메오들과의 연기 호흡은 '우리는 형제입니다'의 '깨알 재미'다.

영화는 연기자들의 연기에 기댄 듯 전체적인 재미는 부족하다. 한 방의 큰 웃음보다는 잔잔한 여러 갈래의 웃음에 맡겼다. 특유의 유머를 살린 '장진표 영화'지만,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고 그 폭이 넓지 않아 자칫 관객에겐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아쉽다. 개봉은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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