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ㅣ 신진환 기자] 최근 주류시장에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맞춰 주류업계는 저(低)도주를 내놓은 가운데 주류시장에서 저도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제품인 제품이 '국민 술' 소주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순한 술의 인기에 힘입어 과거 25도이던 것이 20도 밑으로 뚝 떨어졌다. 국내 소주 시장 전체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현재 18.5도이다.
1998년 10월 출시 당시 23도에서 5.5도나 낮아졌다. 2007년에 처음으로 20도 밑으로 떨어졌으며 2012년에 19도까지 도수가 낮아졌다. 이후 불과 2년 만인 올해 2월 0.5도 더 낮췄다. 하이트진로는 도수를 낮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 2분기 국내 소주 출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올랐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 역시 기존 19도인 것을 올해 1도 낮춰 18도에 내놨다. 이도 모자라 16.8도의 '처음처럼 순한 쿨'도 출시했다. 경남권의 '절대강자' 무학의 '좋은데이'는 무려 16.5도며, 보해의 '아홉시반'은 17.5도이다.
저도주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출고량이 지난해 대비 40% 가까이 급성장했다. 특히 '좋은데이'는 지난해 1050만여 상자를 출고해 국내 저도주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근 주류의 '갑'은 저도주인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소주뿐만 아니라 독한 술 가운데 하나인 위스키도 저도주 유행에 동참했다. 위스키의 알코올 도수는 영국 스카치위스키협회의 권고 기준인 40도. 그러나 '절대공식'을 깬 36.5도의 '골든블루'가 위스키 시장을 나왔다. 낮은 도수의 위스키 역시 위스키 시장에서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슈퍼프리미엄 위스키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50일 만에 13만6000여 병이 판매됐다. 신생 브랜드지만, 국내 슈퍼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에서 13.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정도다.
더군다나 경기불황 여파로 2013년 양주시장 매출이 전년보다 12.8%나 줄어들었지만 골든블루는 107% 매출이 늘어났다. 이는 1위부터 3위까지 이름을 올린 '윈저', '임페리얼', '스카치블루'의 판매량이 같은 기간 24%, 5%, 9%씩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저도 위스키가 훈풍이 불자 롯데주류도 지난 7월 '주피터 마일드 블루'를 출시했다. 골든블루보다 1.5도 더 낮춰 35도에 맞췄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부드럽다고 생각하는 35도로 알코올 도수를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저도주들이 국내 주류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과거 '마시고 취하자'라는 음주문화가 '즐기는' 음주문화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더불어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도 한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민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은 8.2ℓ로, 5년 전보다 10%가량 줄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과 여성들의 술 소비 증가, 건전한 음주 문화 등으로 앞으로 저도주의 인기는 더욱 뜨거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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