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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 현장] 한강, 여름 낮보다 뜨거운 애정행각…밤은 'HOT 뜨거!'

열대야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2014년 여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도 어김없이 열대야를 피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더팩트>는 지난달 29일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아 다양한 모습을 살펴봤다./한강=김아름 인턴기자
열대야의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2014년 여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도 어김없이 열대야를 피하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더팩트>는 지난달 29일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아 다양한 모습을 살펴봤다./한강=김아름 인턴기자

[더팩트 | 김아름 인턴기자] 커플들에겐 천국이요, 솔로들에겐 지옥이다. 대낮 음주 취객, 과도한 애정 행각, 취사, 텐트, 소란 등 부끄럽지만 여의도 한강공원의 낮과 밤이 이렇다.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시원한 강바람에 더위 좀 식혀보고자 나온 한강에서 이런 장면들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아이와 함께 나온 부모는 곳곳에 자리 잡은 젊은 연인들의 낯 뜨거운 애정행각에 민망하거나 취객들로 괜히 나왔다고 후회할 장면들이 적지 않다.

열기를 달래고자 찾게 되는 여름날의 한강, 그러나 자칫 열(熱) 피하러 왔다가 열(熱)만 더 받을 수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더팩트>는 뜨거운 낮과 어두운 밤, 여의도 한강공원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해 봤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밤이 깊어지자 연인들의 애정행각은 더 심해졌다. 많은 연인 가운데 일부는 텐트 안에서 애정행각을 벌여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의 밤이 깊어지자 연인들의 애정행각은 더 심해졌다. 많은 연인 가운데 일부는 텐트 안에서 애정행각을 벌여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 '포옹·입맞춤'은 애교…도 넘는 애정행각 커플 '후끈', 보는 이도 민망해 '후끈'

취재진이 찾은 한강공원은 대한민국 연인 모두가 이곳에 모인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연인들이 강가 계단과 공원 잔디밭에 가득했다.

이들의 달콤한 사랑놀이는 불볕더위도 그 열기를 이기지 못했다. 살짝만 닿아도 짜증날 만한 더위였지만, 애정의 깊이를 경쟁하듯 한강의 연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꼭 붙어 진한 애정 행각을 보였다. 이들의 애정 행각은 밤을 알리는 네온사인이 밝혀지면서 더욱 심해졌다.

특히 높은 습도와 열기로 끈적이며 후끈대는 날씨 속에 찰싹 붙어 누구라도 할 것 없이 서로의 입에 간식을 넣어주거나 포옹을 했으며 심지어 안방인 양 누워 뒹굴며 과도한 애정행각도 서슴지 않았다.

한 연인은 아예 텐트를 치고 그 안에서 진한 애정행각을 해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화끈하게 했다. 또 다른 연인 역시 주변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서로의 몸을 더듬으며 진한 입맞춤도 나눴고 흡사 성행위를 연상시킬 수 있는 행동도 사람들의 시선 따윈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뤄졌다. 연인들의 과한 애정행각은 여의도 한강공원 어디에서도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한강공원엔 더 많은 연인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밤이 깊어지자 한강공원엔 더 많은 연인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연인이라고 밝힌 30대 남녀는 과도한 애정행각에 대해 "(우리도 사귀는 사이지만) 공공장소에서 (과도한 애정행각을 하는 등)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사회가 많이 개방돼 예전만큼 남들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고 의견을 말했다.

친구들과 한강공원을 찾은 20대 남녀 대학생들은 "세상이 변한만큼 연인 간에 다정함과 친밀감을 표시하는 수준의 애정 표시는 우리 사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과도한 신체접촉이나 애무 행위는 단속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도 한편으론 부럽다"고 솔직한 심정을 나타냈다.

자녀를 둔 부모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취재진은 7살과 5살 자녀를 둔 주부 신미희(39)씨에게 젊은 연인들의 애정행각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집 앞이 한강공원과 가까워 자주 가족과 찾게 되는데 그때마다 이런 광경은 자주 본다"며 "사실 포옹 정도야 예쁘게 봐줄 수 있지만 가끔은 '심하다' 생각이 들 정도로 과도한 접촉이 보이는 경우가 있어 아이들 보기 낯 뜨거울 때가 종종 있다"고 염려했다.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은 야영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텐트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은 야영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텐트들이 곳곳에 설치돼 있었다.

◆ 공원 속 캠핑장? 텐트존 형성되며 불법취사에 음주까지…

한낮 기온 30도를 넘나드는 본격적인 여름. 대낮부터 한강공원은 그늘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이미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한여름 습한 바람이 가시고 제법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는 오후 5시가 되자 공원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한강 공원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뜨거운 볕을 피하고자 설치된 그늘막 아래엔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들로 궁둥이 붙일 곳이 없었으며 괜찮은 자리를 찾기 위해 기웃거리는 움직임도 여럿 보였다.

어느새 자전거 도로에도 세찬 페달 질을 하는 자전거 행렬이 이어졌고 한편에선 강가 낭만과 어우러지는 통기타와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가족 단위로 나온 사람들 사이로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넥타이를 풀어헤친 뒤 '치맥(치킨에 맥주)'을 즐기는 직장인들과 어두워지는 시간 속에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또 친구들과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까지 한강은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쉼터가 됐다.

그러나 낭만 한편엔 불편한 현장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자전거 도로 근처엔 흡사 야영장을 방불케 하는 텐트존이 형성돼 불법 야영과 취사가 성행하고 있었다.

애초 한강공원 이용 규정에 따르면 2면 이상 개방된 가로 2.5m, 세로 3m의 4인용 이내의 소형 텐트나 그늘막만 허용된다. 또 야영에 쓰이는 대형 텐트 설치를 금지하고 있으며 설치 시간도 오후 9시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소형 텐트 사이로 웅장한 대형 텐트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제한 시간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취재진의 취재 결과 더 심각한 것은 이 같은 규정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이다.

텐트를 설치하고 있는 연인에게 다가가 '2면 이하 개방되지 않은 텐트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이들은 "몇 면 이상 개방 등에 대한 내용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대형 텐트가 늦은 시간까지 등장하는 가운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당황한 듯 말했다.

가족들과 함께 나온 박모(47)씨는 "아이들이 야외로 나오고 싶어하는 데 마침 날씨도 좋아 텐트를 가지고 나왔다"며 "공원 규칙대로 한다면 큰 문제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텐트가 설치된 주변은 불법 취사를 하는 광경도 종종 볼 수 있었다. 동호회원들로 구성된 듯 보이는 한 무리는 텐트 주변에 긴 말뚝을 박아 램프를 설치해 고기를 굽는 등 가든파티(?)를 열고 있었다.

이들은 주변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그들만의 한강 파티를 즐기고 있었고 텐트 주변은 음식물을 담아온 것으로 보이는 스티로폼 박스와 술병이 흩어져 있었다.

음주도 문제로 꼽혔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원 어디든 술이 빠지지 않은 곳이 없었다. 대낮부터 시작된 음주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심해졌다. 곳곳엔 다 마신 맥주 캔과 술병들이 굴러다녔고 쓰레기통 주변은 남은 술과 쓰레기로 어지러워져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가볍게 음주를 즐기는 사람 가운데 취기가 오른 일부 몇몇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는 등 소란스럽게 행동해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강사업본부는 한강 텐트 이용 규모와 시간 등이 제한돼 있으나 이를 자발적으로 지키는 시민들은 일부라고 전하며 홍보와 계도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더 나은 공원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한강사업본부는 한강 텐트 이용 규모와 시간 등이 제한돼 있으나 이를 자발적으로 지키는 시민들은 일부라고 전하며 홍보와 계도는 물론이고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더 나은 공원문화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 한강공원, 건강한 공원 문화 조성을 위해 시민의 자발적 참여 절실

하나의 문화이자 쉼터가 된 한강공원은 더이상 특정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시민이 편히 쉴 수 있는 쉼터가 됐으며 낭만을 즐길 공간으로 탈바꿈한 지 오래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쉼터의 의의가 훼손될 염려도 무시할 수는 상황에 부닥치자, 일각에서는 공원 이용 규정을 자발적으로 지키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김인한(33)씨는 "한강공원은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장소인 만큼 시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지켜 건강한 공원 문화를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수시로 안내방송을 하고 있으며 단속 요원이 한강 주변에서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규정을 지키기는커녕 되레 큰소리치는 시민들도 있다"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2000년 초까지 한강공원 텐트와 그늘막 설치가 금지됐으나 2012년부터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텐트 설치를 허용하고 있다. 단지 그 규모와 이용시간 등을 규정해 이를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있으나 실제 그러한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하며 "텐트 설치 및 취사와 야영 등에 대해선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하지만, 단속 요원이 시민 한 사람과 승강이를 벌일 경우 주변 시민들까지 합세해 단속 요원에게 시비를 걸어 단속 또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인들의 과도한 애정행각에 대해서도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과도한 애정행각 등으로 발생하는 풍기문란의 경우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이 출동해 즉결 심판을 받거나 과태료 부과 등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국립공원의 경우도 취사에 대한 인식 전환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만큼 한강공원 이용에서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현재 잠실대교를 중심으로 상류와 하류로 나뉘어 한강 텐트 설치 시간이 제한돼 있다. 상류의 경우 광나루와 잠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연중 오전 9시에서 일몰 시까지 가능하며 하류는 4월에서 10월까진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1월부터 3월까진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다. 또 야영 및 취사를 하다 적발될 경우 과태료 100만 원을 내야한다.


사건팀beautif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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