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종에 강한 더팩트의 신개념 종합지 THE FACT'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스크린을 점령한 소재는 '남자'다. 남자 주인공을 내세운 다양한 작품이 극장을 찾았고 배우 또한 영화 팬들의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이민기 박성웅의 '황제를 위하여' 차승원의 '하이힐' 장동건의 '우는 남자' 현빈의 복귀작 '역린' 등은 개봉 전 화려한 캐스팅, 제작비 등으로 눈길을 끌었지만, 흥행엔 실패하며 씁쓸한 뒷맛을 안겼다. 뚜껑을 열어본 영화들은 하나같이 화려한 홍보에 비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내실로 혹평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 '남자 영화'에 지친 관객들에게 자신있게 승부수를 띄운 작품 하나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10일 개봉하는 지성 주지훈 이광수 주연의 '좋은 친구들'(감독 이도윤, 제작 오퍼스픽쳐스 배급 CJ엔터테인먼트)이다.

'좋은 친구들'은 '나의 PS 파트너'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는 지성과 개성넘치는 연기력을 보여주는 주지훈, 예능프로그램에서 주로 활동하던 이광수가 파격적인 연기변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굵직한 남성배우들이 주연으로 나선 작품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한 가운데 다소 생경한 세 배우의 조합 또한 어색한 느낌을 자아내 영화를 향한 사람들의 기대는 미지근했다. 더욱이 메가폰을 잡은 이는 이번 작품으로 처음 상업영화에 도전하는 이도윤 감독.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좋은 친구들'은 섬세한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어우러져 지금껏 봐왔던 '남자 영화'와는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영화는 서로를 끔찍하게 아끼는 세 명의 친구들 현태(지성 분) 인철(주지훈 분) 민수(이광수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이들 중 가장 신중하고 어른스러운 현태는 부모와 등진 채 아내와 딸과 함께 가정을 꾸려 사는 인물로 인철과 민수의 철없는 면모를 맏형처럼 챙겨준다.
반면 그의 친구 인철은 '보험왕'으로 자신이 일하는 보험사를 속이는 '보험사기'도 마다하지 않는 적당한 속물근성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자신과 친구를 위해 언제나 기회를 엿보는 캐릭터로 겉보기엔 불량하지만, 나름의 방식으로 친구들을 아낀다.
마지막으로 "친구들을 위해 못 할 건 없다"는 민수는 부모님을 등지고 사는 현태와 야망을 꿈꾸는 인철을 바라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친구들을 위해 희생하려 고군분투한다.
이 감독은 영화는 세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우발적인 사건으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들의 우정을 자세히 그려낸다. 개인의 선의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아이러니'를 관객들에게 시사한다.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자신들의 톡톡 튀는 개성만큼이나 다르게 표현했다. 나름의 방식으로 이질적인 캐릭터를 완성한 그들의 앙상블은 조화롭게 섞이지만, 하나같이 저마다의 색깔을 내며 반짝반짝 빛난다. 각각의 배우가 다른 매력을 보이며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서로의 분량을 메우는 '욕심 없는 친구들' 덕분에 관객들은 쫄깃한 전개에 매료된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특정 인물의 스토리에 치우치지 않고 세 남자의 관계에 중심을 맞춘 채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사연들을 속도감있게 담아내 사건을 풀어나간다. 이와 관련해 지성과 주지훈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이도윤 감독은 신인 감독답지 않은 카리스마가 있다. 자신의 고집대로 작품을 끌고 나갔고 그의 '고집'이 옳은 것이라 믿었기에 배우들은 안심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고 '좋은 친구들'의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와 이도윤 감독의 연출력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배우들과 감독의 탄탄한 팀워크 외에 '좋은 친구들'의 강점은 또 있다. 실력있는 스태프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영상미다. '신세계' '남자가 사랑할 때'에서 감각적인 영상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보여준 유억 촬영 감독이 힘을 보탰고 '소원' '공모자들'의 이봉환 미술감독, '신세계' '부당거래'의 배일혁 조명감독 '변호인' '도둑들'의 김서영 분장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보여주며 스크린을 가득 메운 지성 주지훈 이광수 또한 '좋은 친구들'의 완성도를 높였다.
지난해 KBS2 드라마 '비밀'과 2012년 개봉한 영화 '나의 PS 파트너'에서 로맨틱한 연기를 보여준 지성은 이번 작품에서 가족을 죽인 살인범을 가장 가까이에 있는 친구들이라고 의심하는 현태 역을 연기하며 묵직한 내면 연기를 보여준다. "눈빛과 뒷모습으로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는 그의 말에서 느껴지듯 '감정의 절제'를 스크린에 오롯이 녹여낸 지성은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쌓은 연기력을 이번 작품에서 마음껏 발휘한다.

그간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웃음을 선사하던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의 변신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친구들을 아끼고 사랑하는 순수한 남자 민수 캐릭터를 연기한 이광수는 촬영 전부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이며 시나리오를 열심히 공부했다. 그의 노력은 촬영에 들어가서 빛을 발했고 그가 녹여낸 강도높은 액션신과 오열 연기는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가장 주목할 배우는 주지훈이다. 야욕 넘치는 보험사 직원 인철을 연기한 그는 캐릭터를 위해 10kg 증량도 마다치 않는 열정을 보였고 그가 보여준 세밀한 감정연기와 몸짓 하나하나는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현태 엄마 역으로 등장한 이휘향, 여자 친구로 지향 역으로 등장한 장희진과 호흡을 맞춰 보여주는 코믹한 연기 또한 맛깔 난다. 이도윤 감독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지훈과 첫 만남에서 상당히 자유롭고 불량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편견을 가졌다. 하지만 그런 부분이 인철 캐릭터와 100% 맞아떨어졌고 '있는 그대로 연기하라'고 주문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지난 2006년 방영한 MBC 드라마 '궁' 이후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던 주지훈이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는 부분이다.
'좋은 친구들'은 남자들의 우정과 범죄 드라마를 소재로 하는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다. 하지만 자극적인 장면이나 화려한 액션은 없다. 배우들 또한 '멋있는 남자'로 분하지 않는다. 다만 '메시지'는 있다. 이도윤 감독은 "영화를 통해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꽃미남 배우'를 보러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영화를 본 뒤 관객들이 무언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며 관전포인트를 설명했다.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뚝심 있는 신인감독을 믿고 탄탄한 스태프, 연기력을 겸비한 세 명의 배우가 제 몫을 다했다. 그래서 '좋은 친구들'은 그 어떤 '남자 영화'보다 자극적이고 화려하다.

amysung@tf.co.kr
연예팀 ssent@tf.co.kr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