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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의 어떤씨네] '백상'을 빛낸 송강호-전도연-김희애, 배우라면 이들처럼

남다른 모습으로 후배 연기자에게 본보기가 된 송강호 전도연 김희애(왼쪽부터)./칸=이새롬 기자, 더팩트DB
남다른 모습으로 후배 연기자에게 본보기가 된 송강호 전도연 김희애(왼쪽부터)./칸=이새롬 기자, 더팩트DB

[김가연 기자] 한 분야에서 깊이를 쌓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해야 할 것을 하기 때문이다. 벌써 연기 경력만 십수 년 차. 송강호와 전도연, 김희애는 지난 27일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선배 연기자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면서 '선배의 품격'을 은연중에 드러냈다.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대상을 거머쥔 송강호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무려 세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설국열차' '관상' '변호인'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배역이 없었고 도전이 아닌 것이 없었다. 세 편의 영화는 '초대박'을 치면서 3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았다. 배우 송강호의 힘이었다.

지난해 많은 남자 배우가 활약했지만, 단연 송강호의 활동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많은 사람이 영화 '박쥐'(2009년) 이후 배우 송강호의 내림세를 예견하고 인정했지만, 송강호는 다작이라는 승부수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한국 영화계를 흔드는 송강호의 힘은, 다작이었다. 지난해에만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한 송강호. 물론 의도적으로 출연한 것은 아니다. 우연히 개봉 시기가 맞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세 편의 영화는 송강호에게 '최고의 한 해'라는 타이틀을 줬다.

꾸준히 연기 생활에 매진한 그는 어느덧 5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지만, 연기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송강호의 쉴 틈 없는 행보는 계속될 예정이다. 유아인 문근영과 '사도: 8일간의 기억' 출연을 확정했다. 숱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송강호는 연기 경력 25년째지만,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의 모습은 어린 배우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충분했다. 최근 나이 어린 배우들은 '역할이 작아서' '노출이 심해서' '파트너가 좋지 않아서' '정치색이 짙어서' '광고에 영향 갈까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출연을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한다. 한 해 한 편 작품 속에서 볼까 말까 한 배우들도 많다. 배우라는 이름으로 관객을 만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의 이기적인 행동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꾸준히 한 우물을 판 송강호의 모습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제50회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해 나란히 앉은 송강호(왼쪽)와 전도연./JTBC 제공
제50회 백상예술대상에 참석해 나란히 앉은 송강호(왼쪽)와 전도연./JTBC 제공

이날 백상예술대상에 함께 참석한 전도연도 모범을 보였다. '집으로 가는 길'로 영화부문 최우수 연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전도연은 사실 시상식 참석이 쉽지 않았다. 전날까지 칸 국제영화제 행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배우로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전도연은 칸 현지에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갔다.

개막식 전 칸을 찾은 전도연은 동향을 파악한 뒤 심사위원 기자회견으로 공식 행사를 시작했다. 현지 시각으로 13일부터 25일까지 13일을 머무는 동안 경쟁 부문에 초청된 18편의 영화를 관람했으며 심사에 참석했다. 칸 국제영화제 측의 적극적인 초청으로 무수히 많은 레드카펫에 올랐다. 9명의 심사위원 중에 가장 많이 레드카펫에 오른 전도연은 거의 매일 저녁 레드카펫에 올라 함께했다.

칸 레드카펫에 오르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준비하는데 만만치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준비하려면 적어도 2시간 이상 걸리지만, 전도연은 날마다 색다른 모습으로 관중을 만났다. 더불어 현지에서 진행된 한국 영화의 밤에도 참석했으며 영화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면서 심사위원으로서 책임을 다했다.

사실 전도연은 칸 현지에서 무리한 일정으로 감기몸살에 시달리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영화제 측이 여러 번 제안한 행사를 단 한 번도 고사하지 않았다. 국내에 와서도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자리를 지키면서 선배의 본분을 다했다.

유재석(위)이 27일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김영철이 패러디한 '물회' 영상에 관해 김희애에게 사과하고 있다./JTBC 방송 캡처
유재석(위)이 27일 열린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김영철이 패러디한 '물회' 영상에 관해 김희애에게 사과하고 있다./JTBC 방송 캡처

김희애는 시상식을 여유롭게 즐기는 모습으로 관심을 샀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tvN '꽃보다 누나' 영화 '우아한 거짓말' JTBC '밀회' 등 예능 영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한 김희애는 이날 '패셔니스타상'을 받았다. '밀회'에서 뛰어난 패션 감각을 보여준 그를 위한 상이었다. 인기상이나 연기상보다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김희애는 "멋진 상을 줘서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이후로도 김희애는 시상식을 즐겼다. 시상자로 손현주와 함께 무대에 선 그는 '밀회' 속 오혜원의 극 중 유행어 "안 그러면 무섭게 혼내줄 거야"라는 말을 하면서 분위기를 재밌게 풀었다. 이후 유재석이 MBC '무한도전'에서 '밀회'를 패러디했다며 그에게 말하자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경직돼서 앉아있다가 카메라만 비치면 웃고 손뼉치는 행동으로 시상식을 즐기지 못하는 다른 배우들과 달랐다.

자신의 본분인 연기로 인정받은 송강호,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제 역할을 묵묵히 다한 전도연, 예의 바른 매너를 온몸으로 드러낸 김희애는 선배 연기자가 무엇인지 오롯이 보여줬다. 뛰어난 연기는 기본이고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한 이들이 있어서 사뭇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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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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