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정 기자] 6·4 지방선거를 55일 앞두고 후보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수많은 후보자 가운데 유권자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특이한 별명(별칭)은 색다른 볼거리다. 후보자들은 별명을 현수막 또는 명함에 표기하거나, 거리 유세 때 활용하고 있다.
◆ 행정력·부지런함 등 '장점' 부각
별명으로 행정력과 부지런함 등 자신의 장점을 강조하는 후보들이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과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인 정병국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들은 각각 '원또' '야무진 혜훈이' '황소'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내세우고 있다.
박 시장의 '원또'는 2012년 4월 26일 박 시장이 취임 6개월을 맞은 소회를 밝히면서 스스로 소개한 별명으로 "'박 시장이 또 해냈구나' 라는 뜻"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약 3년간 서울시를 이끌면서 이룬 업적과 행정력을 겸비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특유의 '미친 꼼꼼함'에서 비롯된 '꼼꼼원순'이라는 별명도 있다. 박 시장은 평소 직원들의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직접 장을 봐 요리를 해주며 자상한 모습이지만 일할 땐 매우 엄격하고 꼼꼼해 그와 같이 일해본 사람들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번 선거전에서 '야무진 혜훈이'를 밀고 있다. 새누리당 '경제통'으로 불리는 자신의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해 서울시 살림을 책임질 수 있는 야무진 후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뛰어난 언변으로 '똑 부러지는' 이미지를 어필하기에도 적합한 별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캠프 이름도 '야무진 혜훈이 캠프'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송영길 현 인천시장의 별명도 이색적이다. 부지런함과 뚝심으로 묵묵히 자기 길을 걷는다 해서 본인은 물론 지인·언론도 '황소'라고 부른다. 지난 4년간 황소같은 추진력으로 인천의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이번 선거에서도 이를 강조해 '인천시를 다시 한 번 잘 이끌겠다'는 다짐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도지사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정병국 의원은 영화 '슈퍼맨' 주인공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슈퍼맨' 별명을 이름과 접목해 '슈퍼맨 정병국'이라는 별명을 밀고 있다. 슈퍼맨처럼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다. 정 의원의 부인 이상희 씨는 "슈퍼맨은 '부지런히 이곳저곳 다니며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라면서 "그간 굳어져 온 '해병대 출신의 강한 인상'에서 벗어나 어디든 나타나는 친숙한 '경기도 슈퍼맨'이 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 친근한 이미지 구축 목적

서울시장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정몽준 의원은 최근 공식 석상마다 자신의 이름을 재치있게 풀어낸 "정을 몽땅 준 남자 정몽준입니다"라고 소개한다. 또 "알고 보면 부드러운 남자, '알부자' 정몽준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현대중공업 대주주로서 갖고 있는 재벌 이미지가 서민층에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약점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자신을 '황식이형'이라고 소개한다. 공식홈페이지나 매거진에는 늘 '황식이형'이 쓰여 있고, 기자들에게 일정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에는 '황식이형 어디가?'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 중 가장 나이가 많다는 것과 관료 출신으로서 딱딱한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형(兄)'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친근함을 강조했다.
경기도지사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인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은 자신의 별명을 '삼손'이라고 밝히며 "악수하는 두 손, 겸손, 공손. 그래서 삼손"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의원은 "모두 잘되길 원혜영"이라는 문구로 이름을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본인의 이름이 '원해요'와 발음이 비슷한 점을 활용,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각자가 소망하는 일에 대한 실현을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뜻이 담겨 있다.
◆ 'ㅇㅇ의 아들' 지역 출마 강조

새누리당 인천시장 예비후보인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은 공식홈페이지 등에 '인천의 아들'이라는 문구를 강조하고 있다. 인천에서 태어나고 고등학교까지 졸업했지만, 김포시장·김포시 국회의원 등 정치적 고향이 김포시라는 점에서 야당의 공세를 차단하고 인천시장 출마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도지사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남경필 의원도 비슷한 의미로 별명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역구인 수원시를 넣은 '수원의 아들'로 지칭하던 것을 도지사 출마에 따라 '경기도의 아들'로 구호를 확대했다. 남 후보는 거리 유세에서 "'경기도의 아들'이 '대한민국의 딸'을 지키겠다"며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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