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 기자] KBS2 '빅'의 이세영, '내 딸 서영이'의 정선우,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이하 세결여)'의 이다미까지 배우 장희진(31)에게는 어느덧 '짝사랑녀'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세결여' 종영을 앞둔 지난달 28일 <더팩트>과 만난 장희진 역시 짝사랑이나 다른 사람의 남자를 빼앗는 캐릭터로 이미지가 굳어지는 데 대해 경계했다.

◆ "다미 떠나보내기 힘들어"
30일 종영한 '세결여'에서 사랑하는 남자 김준구(하석진 분)를 놓치지 않으려는 톱스타로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의 사랑은 외사랑이었다. 마지막엔 결국 준구와 행복하게 지내는 결말을 맞긴 했지만, 김준구에 집착하는 다미 역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공감'과 '비공감'의 경계에 놓였다. 배역을 직접 연기한 장희진은 어땠을까.
"다미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캐릭터 잡는데 힘들었지만, 5개월 동안 촬영하고 보니까 이제는 빠져나오는 게 힘들더라고요. 김수현 작가님과 여러 선배님들 도움으로 캐릭터에 익숙해지니까 자신감도 생겼어요."
그러나 이전 작품들과 캐릭터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외모나 성격은 조금 다르지만, 한 남자를 짝사랑한다는 건 '내 딸 서영이'나 '빅' 등과 다를 바 없었다.
"출연할 때 고민 많았어요. 다미 역시 전작 캐릭터의 연장선에 있었거든요. 그래도 김수현 작가님 작품이라 믿고 들어갔는데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다미는 준구와 뜨거운 사랑을 나눴다. 그러나 준구는 오은수(이지아 분)과 결혼했고 다미는 그런 준구를 쉽게 놓을 수 없었다. 결국 불륜으로 이어졌다. 실제 일어나면 안 될 일이지만, 장희진이 만약 그런 상황에 놓였으면 어땠을까.
"저는 포기했을 것 같아요. 연애할 때 매우 소극적인 편이거든요. 다미처럼 다가가거나 표현하지 않고 혼자 간직해요. '세결여' 출연하면서 다미에게 배울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자기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다미는 안쓰럽지만 귀여워요."

◆ "이제 사랑 많이 받고 밝은 캐릭터 연기하고 싶어"
고정된 캐릭터는 장희진에게 하나의 벽이었다. '세결여'도 다르지 않았지만 장희진은 '세결여'를 통해 새로운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연기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많은 걸 놓치고 있다고 느끼게 됐거든요. 비록 짝사랑하는 건 같았지만 다미의 모습은 제가 갖고 있던 색은 아니었어요. 다미 같은 캐릭터가 저의 선입견을 깨도록 필요했거든요."
너무 비슷한 옷만 입다 보니 익숙해진 탓일까. 장희진이 보여주지 않은 매력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이러한 편견에 대해서 그는 솔직하게 생각을 밝혔다.
"'내 딸 서영이'까지 비슷한 캐릭터였는데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장희진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지 못한 것 같아요. 매번 2% 부족했죠. 이제는 기회가 올 것 같아요. 이제 짝사랑 그만하고 사랑도 많이 받고 밝은 배역을 연기하고 싶어요."

◆ "'세결여' 하면서 결혼관 수없이 바뀌었다"
어느새 장희진도 30대 여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결혼 적령기를 맞았고 '세결여'가 결혼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남긴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의 연애관과 결혼관이 궁금해졌다.
"'세결여'는 저에게 결혼에 대한 질문을 많이 줬어요. 하나가 해결되면 다른 게 문제더라고요(웃음). 확실한 건 결혼하면 가정에 소홀해지는 남자는 싫어요. 지금은 연애하지 않고 있는데 만약 남자 친구가 생기면 공개연애할 생각도 있어요. 그런데 짝사랑하는 배역만 맡아서 그런지 실제 연애도 잘 안 풀려요."
장희진은 30대가 돼서 연기에 대해 새롭게 눈을 떴다고 얘기했다. 그는 앞으로 더욱 열심히 활동해서 오래 기억에 남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결혼해도 연기는 계속 하고 싶어요. 김희애 선배님처럼 우아하면서 멋있는 배우가 되려면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죠. 주연이든 조연이든 가리지 않고 꾸준하게 많은 작품에 출연해서 배역마다 변신이 가능한 연기자가 될래요. 대신 차기작에는 꼭 짝사랑은 하지 않을래요."
변신하고 싶은 배우, 앞으로 변신이 기대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장희진이 다음 작품에서는 혼자 사랑하는 게 아닌 사랑받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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