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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프리즘] 셰브첸코-김진규-칸카바, 동료 살린 '그라운드 영웅들' (영상)




경기 중 '동료애 정신'을 보여준 셰브첸코, 김진규, 칸카바가 '그라운드의 영웅들'로 주목받고 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경기 중 '동료애 정신'을 보여준 셰브첸코, 김진규, 칸카바가 '그라운드의 영웅들'로 주목받고 있다. / 유튜브 영상 캡처

[한동희 인턴기자] 그라운드에서 또 한 명의 선수가 쓰러졌다. 지난달 30일 드니프로 아레나에서 펼쳐진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 FC 드니프로와 디나모 키예프의 경기에서 FC 드니프로의 후세프가 의식을 잃었다. 혀가 말려들어가며 자칫 큰일이 날 뻔했지만, 상대 팀 선수 자바 칸카바의 신속한 응급처치로 후세프는 약 2분 뒤 의식을 찾았다. 이처럼 축구장에서 쓰러진 선수의 생명을 구한 '그라운드의 영웅'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일명 '세브란스첸코'로 불리던 우크라이나의 축구 영웅 세브첸코와 한국의 김진규가 재빠른 응급처치로 동료들을 살리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들의 도움을 받은 존 테리와 몰리나는 다시 우리를 위해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다.

◆ 존 테리 살린 '세브란스첸코'

지난 2007년 2월 26일(이하 한국 시각) 아스널과 첼시의 칼링컵 결승전이 열린 잉글랜드 밀레니엄 스타디움. 후반 11분 첼시의 수비수 존 테리(34)가 쓰러졌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테리는 공중볼을 다투다 아부 디아비(28·아스널)의 발에 얼굴을 맞았다. 안면에 강한충격을 받은 테리는 의식을 잃었다. 이를 본 팀 동료 안드레이 세브첸코(38)는 테리의 입안에 손가락을 넣으며 혀를 잡고 있었다. 당시 테리는 무의식중에 혀가 뒤로 말려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셰브첸코의 응급처치가 없었다면 테리는 기도가 막히고 산소공급이 중단돼 뇌사 상태 혹은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셰브첸코의 간단한 응급처치 이후 아스널과 첼시의 의료진들이 2차 응급치료를 시작했고, 테리는 의식을 되찾은 뒤 웨일즈대학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한 테리는 경기장으로 돌아와 첼시의 우승 파티를 기분 좋게 즐길 수 있었다.

◆[영상] 존 테리 살린 '세브란스첸코' (http://youtu.be/a6AnMdhvKIM)

신영록 '기적의 4분' 목숨은 살렸지만…

안타깝게도 확실한 응급조치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지난 2011년 5월 8일, 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대구 FC의 K리그 경기에서 신영록(28)은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부정맥으로 인한 심장 마비였다. 상대 팀 선수인 안재훈(27·상주 상무)과 의무진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심장 마비로 쓰러진 신영록의 의식을 깨우는 데 꼭 필요했던 자동 제세동기는 없었다. 10분이 지나서 병원에 도착한 신영록은 50일 만에야 의식을 되찾았고, 목숨은 건졌지만 거동이 불편해 지금도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신영록 사고 이후 경기장 응급치료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특수 구급차 1대와 의료진 3명(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이 항상 의무 대기하고 있어야 한다. 경기장은 물론 선수단 이동과 훈련 때도 심폐소생술에 필요한 제세동기를 비치해야 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 기준에 맞춰 전신 척추 고정기, 휴대용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 보급도 마쳤다. 안타깝게도 이 조치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인해 스포츠 현장에 정착된 시스템이다.

◆[영상] 신영록의 '기적의 4분' 목숨은 살렸지만 (32초 부터, http://youtu.be/41aAgMBUBRU, KBS 1TV '알약 톡톡' 캡처)

몰리나 뒤에 김진규 있었다!

지난 2013년 11월 2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부산 아이파크의 K리그 경기에서는 앞서 언급한 새롭게 도입된 시스템이 큰 사고를 막았다. 경기가 시작한 지 2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몰리나(34·FC 서울)는 부산의 페널티 지역 안에서 김응진(26·부산 아이파크)과 공을 다투다 김응진의 펀치에 머리를 부딪히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몰리나는 혀가 말려들어 가는 뇌진탕 증세를 보였고, 이를 본 팀 동료 김진규(29·FC 서울)는 몰리나의 혀를 붙잡으며 기도를 확보했다. 심상치 않은 상황을 인지한 양 팀의 의료진들은 재빨리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제세동기를 사용한 심폐소생술과 여러 의료장비로 몰리나의 치료를 시도했다. 다행히도 몰리나는 쓰러진 지 2분이 조금 지나서 의식을 되찾았고, 경기에서 곧바로 교체되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CT 촬영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영상] 몰리나 뒤에 김진규 있었다! (http://youtu.be/kg_uNteF0y8, MBC 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뭉클한 동료애'를 보여준 칸카바

지난달 30일 드니프로 아레나에서 펼쳐진 우크라이나 프리미어리그 FC 드니프로와 디나모 키예프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리그 2위와 3위 팀 경기답게 양 팀 경기는 팽팽했다. 전반 22분, 공중에 떠 있는 공을 향해 올레흐 후세프(31·디나모 키예프)와 데니스 보이크(26·FC 드니프로)가 동시에 공중으로 떴다. 이때 골키퍼인 보이크의 무릎이 후세프의 머리를 강하게 강타했고 후세프는 머리가 꺾인 채 그대로 그라운드 위로 떨어지며 의식을 잃었다. 주심은 후세프의 상황을 보지 못한 채 경기를 계속 진행했지만, 자바 칸카바(19·FC 드니프로)가 전속력으로 후세프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후세프에게 다가간 그는 즉시 후세프의 입을 벌려 말려들어 간 혀를 잡아 빼며 응급 처치를 하기 시작했다. 그제야 후세프의 문제를 눈치챈 양 팀의 선수들과 심판들이 후세프의 주위를 둘러싸며 기도 확보와 심장 마사지를 시도했다. 칸카바의 빠른 조치 덕분에 후세프는 2분 뒤 의식을 찾았고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턱 골절을 당했다.

◆[영상] '뭉클한 동료애'를 보여준 칸카바 (http://youtu.be/HiERN9-so8U)

hdh4792@sportsseoul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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