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UFC를 비롯해 '낭만 주먹'들의 사랑과 의리를 담은 드라마 '감격시대'까지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 시대를 호령했던 '전설의 파이터'들이 떠오르는 요즘, 이들에 대한 기억은 무심하게 흐르는 세월 탓에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있지만, 그들이 남긴 명장면들은 여전히 기억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이따끔씩 그 시절의 '추억'을 회상할 때면, 어깨가 절로 들썩이고, 삼삼오오 모인 술 자리에선 그들의 명승부가 최고의 안줏거리를 대신 하기도 한다. 파이터의 혼이 실린 펀치와 킥 등이 지금까지 팬들에게 쾌감과 감동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팩트>은 누군가의 영웅이자, 꿈이기도 했던 파이터들의 이야기를 '전설의 주먹' 코너를 통해 다시 꺼내본다. <편집자 주>
[이성노 기자] '전설의 주먹' 코너의 두 번째 초대손님은 입식 타격기의 살아있는 전설 '벌목꾼' 피터 아츠(44·네덜란드)다. 1900년대 최고 격투기였던 'K-1' 역사를 함께한 아츠는 1993년부터 FEG(Fighting Entertainment Group) 체제의 K-1이 유지된 2010년까지 단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매년 파이널 무대에 오른 유일한 선수다. 이 기간에 월드 그랑프리에서 세 번의 우승과 세 번의 준우승을 거머쥐며 명실상부 K-1 최고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큰 키(192cm)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이킥을 바탕으로 안면 곳곳을 강타하는 복싱 실력까지 겸비해 수많은 팬의 사랑을 받은 아츠는 지난해 12월 21일 도쿄 아리아케 콜로세움에서 열린 '글로리 13'에서 리코 버호벤(25·네덜란드)에게 1-2로 판정패하며 화려했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 부상을 이겨낸 '불굴의 파이터' 아츠
일본에서 승승장구하던 아츠는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라는 말처럼 언제나 화끈한 공격으로 상대를 제압하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특히, 상대를 '한방'에 무너뜨리는 명품 킥 공격은 '도끼날 하이킥'이란 단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완벽했다. 또, 다리를 부러뜨릴 것 같은 로킥 역시 파괴력은 대단했다. 더불어 긴 리치를 이용한 스트레이트 펀치까지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진 그는 완벽에 가까운 파이터였다. 언제나 승리할 것 같던 아츠에게도 '위기'는 있었다. 변칙 기술을 앞세워 1999년 K-1에 등장한 시빌 아비디와 두번의 경기에서 모두 KO패 했다. 신예에게 두 번씩이나 무릎을 꿇은 아츠는 1년 뒤 'K-1 월드그랑프리 2000'에서 가진 아비디와 세 번째 대결에서 3라운드 심판 만장일치로 판정승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승리 후 허리부상을 안게 된다. 아츠에겐 치명적이었다. 자신의 주 무기인 하이킥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한동안 마약과 술에 손을 대며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아츠는 이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하이킥을 과감히 버리고 로킥과 복싱 위주로 경기 스타일을 바꾸며 변신을 꾀했다. 그리고 2005년 카터 윌리엄스, 마이티 모, 제롬 르 벤너를 연속으로 꺾으며 부활을 알렸다. 2006년에는 월드그랑프리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록 세미 슐트에게 판정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많은 팬은 아츠의 부활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 'K-1 Spirits 2000' 피터 아츠 vs 시빌 아비디-KO패 (http://youtu.be/mNWFBEimYWE)
◆ 'K-1 월드그랑프리 2000 8강' 피터 아츠 vs 시빌 아비디-판정승 (http://youtu.be/ckDj3X7RIoI)
◆ '리벤지의 제왕' 아츠
1993년 출범한 K-1은 킥복싱, 카라데, 쿵후 등 최고의 입식 타격기를 혼합한 격투 스포츠로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세계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2008년부터 경영진의 탈세와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다. 2010년에는 일본의 FEG에의해 주최됐고, 2년 후에는 홍콩에 본부를 두고 있는 'K-1 Global Holdings'가 이시이 가즈요시로부터 K-1을 인수하며 새롭게 출발 했다. 하지만 예전의 인기를 얻지 못했고, 전세계 격투기 팬들의 관심은 UFC로 향했다. 아츠는 일본에서 주최한 2010년까지 K-1무대를 지켰다. 2007년 월드 그랑프리 결승에서 또다시 슐트에게 패하며 '한물갔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1년 뒤 서울에서 열린 월드그랑프리 16강에서 슐트에 판정승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후에도 제2의 전성기가 무색할 정도로 꾸준한 성적을 냈다. 2010년에도 슐트를 월드그랑프리 준결승에서 꺾었다. 결승에서 알리스타 오브레임에 TKO로 패하며 18년 동안의 K-1 생활을 마무리했다.
◆ 'K-1 월드그랑프리 2010 준결승' 피터 아츠 vs 세미 슐트-판정승 (http://youtu.be/S0A0jwZHOYk)
◆ 'K-1 월드그랑프리 2010 결승' 피터 아츠 vs 알리스타 오브레임-TKO패 (http://youtu.be/zywYuC_laWM)
[전설의 주먹] ② '미스터 K-1' 피터 아츠 (상) - 20세기 최강의 킥복서 <영상>
3편에서 계속됩니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