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지연 기자] "자네, 택배 배달하려고 미스코리아 나온 우리 딸이랑 결혼했나?"
전국 시청률 50%를 넘어서며 '국민 드라마'란 타이틀을 거머줬던 KBS2 주말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연출 진형욱, 극본 문영남)'이 50회를 끝으로 16일 오후 종영했다.
안방 시청자의 뜨거운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한 '왕가네 식구들'이었지만, 그간 등장인물의 이름만큼이나 자극적인 스토리는 안방 시청자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불륜을 저지르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남편부터 딸을 편애하는 어머니 비상식적인 시집살이로 며느리를 고생시키는 시아버지까지. 이들이 뭉쳐 보여준 자극적인 '왕가네 식구들' 그때 그 장면 '톱 5'를 <더팩트>에서 한데 모아봤다.
◆ 조성하, 고민중의 노래…'먼지가 되어'

'왕가네 식구들'에서 가장 많은 동정표를 얻었던 인물은 왕수박(오현경 분)의 남편 고민중(조성하 분)이다. 잘 나가는 기업의 대표로 있다가 한순간에 택배 회사 직원으로 전락한 그는 고된 처가살이와 수박의 외도 사실을 견디지 못하고 이혼을 결심했다.
그는 수박과 이혼한 뒤 폐인 생활을 하다가 홀로 한강에 찾아가 고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를 열창했다.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며 노래를 부르는 그의 열연은 안방 시청자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샀고 고민중과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 외에도 조성하는 김밥을 먹다가 밥을 먹다가 운동장에서 뒹굴다 오열하는 등 다양한 눈물연기로 이 시대 40대 가장의 애환을 녹여내 '왕가네 식구들'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했다.
◆ 오만석, 허세달의 '빤스 바람'

극 중 억척스러운 아내 왕호박(이태란 분)을 무시하고 당당하게 외도를 저지르는 뻔뻔한 면모로 철없는 남자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된 허세달(오만석 분)은 결국 내연녀 은미란(김윤경 분)에게 쫓겨난다. 그는 이날 팬티 한 장만 입은 채 문전박대당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눈이 펑펑오는 날 오만 원 짜리 지폐가 그려진 팬티만 입고 길거리에 내몰려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그를 본 안방 시청자들은 통쾌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오만석은 앞서 <더팩트>과 인터뷰를 통해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일부러 오만 원이 그려진 팬티를 직접 골라 입었다"며 "물질 만능주의에 눈이 돌아서 잘못된 길로 빠진 희생양 같은 인물을 풍자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오현경, 왕수박의 개념 없는 유행어 "나 미스코리아 나온 여자야!"

'왕가네 식구들'에서 철없이 자란 첫째 딸 왕수박은 항상 "미스코리아 나온 여자"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니며 개념없는 행동을 서슴지 않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중에서도 시청자들을 가장 분노하게 한 장면을 꼽히는 것은 '백화점 신'이다. 수박은 남편 고민중의 사업이 모두 망한 뒤 단칸방으로 이사 가서도 수백만 원 짜리 유모차를 팔지 않고 버텼다. 그는 "유모차는 내 마지막 자존심이다. 비록 이런 지하 셋방에 살아도 내 자식만은 최고로 좋은 유모차 태우고 싶다"고 고집했고 유모차를 끌고 백화점을 방문했다.
화려한 옷과 비싼 유모차로 치장한 수박은 온종일 백화점을 배회했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백화점 직원에게 온몸을 수색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날 수박의 유모차엔 아이 또한 없었고 결국, 유모차를 과시하기 위한 수박의 철없는 행동이었다는 것이 밝혀져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 장용, '왕가네' 왕봉의 독백…"좋은 날이 오겠죠?"

'왕가네 식구들' 대들보인 왕봉(장용 분)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평생을 성실하게 교단에서 일해오며 가족들이 함께 살 집을 마련했던 그였지만, 수박이 집문서를 훔쳐가 투자한 탓에 한순간에 집을 잃게 된 것. 거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학교에서까지 정년퇴임을 강요하자 그는 갑작스럽게 닥친 삶의 무게에 처음으로 든든한 가장이 아닌 휘청대는 면모를 보여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허름한 집으로 가족 모두와 함께 이사가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게 된 그는 어머니 안계심(나문희 분)이 야외 화장실에 적응을 못 하자 밖에서 무서워하는 그를 위해 밖에서 말을 걸며 어머니가 무섭지않게 배려했다.
안계심은 화장실에서 "아들이 밖에 있으니까 정말 든든하다. 정말 좋다"며 연신 아들을 칭찬했고 그런 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든 왕봉은 눈물을 훔쳤다. 그는 "어머니, 매우 춥고 막막하네요. 언젠가 좋은 날이 오겠죠?"라고 물었고 안계심은 "그럼. 당연하다. 이제 곧 봄이 온다"며 그를 응원했다. 두 모자가 나누는 잠깐의 '화장실 대화'는 수많은 시청자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 이태란, '미운 오리' 호박이가 소풍 가서 흘린 눈물

남편 허세달의 외도와 갑작스러운 이혼요구에 당황스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던 호박에게 허세달은 "미란과 소풍을 간다"며 김밥까지 싸달라고 요구해 시청자들을 어이없게 했다. 이에 호박은 설사약을 넣은 음식으로 소심한 복수를 시도했고 그들의 소풍을 망쳐 웃음을 자아냈다.
호박은 세달이 소풍을 가자 자신도 남은 음식을 싸들고 동생 광박(이윤지 분)과 아들 신통-방통, 할머니 안계심과 함께 오랜만에 가족 소풍을 떠나 기분을 냈다. 호박 또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했고 광박에게 "지금쯤 설사하고 난리가 났을 거다"며 킬킬거렸지만, 이내 얼굴을 감싸 쥐고 오열했다. 남편의 외도에 힘들어하는 언니를 본 동생 광박도 눈물을 숨기지 못하고 함께 눈물을 흘렸다. 날씨 좋은 날, 돗리에 나란히 누워 오열하는 두 자매의 면모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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