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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프리즘] '더 지니어스2' 방송인 연합, '도둑 승자'가 '룰 브레이커'는 아니다
조유영(왼쪽)과 은지원이 이두희의 신분증을 감추고 있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조유영(왼쪽)과 은지원이 이두희의 신분증을 감추고 있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이건희 기자] '룰 브레이커'라는 부제가 이런 뜻이었나.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이하 더 지니어스2)'가 일부 출연자들의 선을 넘은 플레이에 본래 기획 의도를 잃어버렸다. '방송인 연합' 등 이전에도 논란은 있었지만, 11일 오후 방송된 6회는 그 이상을 뛰어넘는 최악의 한 회였다.

이날 '더 지니어스2'는 '독점게임'이라는 6회전 메인 매치로 진행됐다. 룰은 간단했다. 8명의 플레이어가 8개의 자원으로 구성된 64장의 카드를 8장씩 나눠 갖고 상호 교환을 통해 한 자원을 독점하면 승리하는 게임이었다. 교환과 카드 확인은 나눠 준 신분증이 있어야만 가능했다.

방송인 이상민은 조유영, 노홍철, 유정현, 은지원과 함께 5인 연합을 구성해 폭탄 독점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게임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신분증을 잃어버린 해커 출신 이두희는 탈락 후보가 됐다. 이두희는 조유영을 데스 매치 상대로 지목했지만 패해 최종 탈락했다.

조유영과 노홍철이 가져간 신분증 때문에 게임에 참여하지 못한 이두희는 최종 탈락하고 말았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조유영과 노홍철이 가져간 신분증 때문에 게임에 참여하지 못한 이두희는 최종 탈락하고 말았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그러나 이날 방송은 우승자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두희가 탈락한 과정은 씁쓸했다. 애초에 이두희가 신분증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1차 잘못은 있지만, 우승자 연합은 잔인할 정도로 가혹했다.

모두가 이상민이 찾아낸 불멸의 징표(데스 매치 면제권)에 정신이 팔린 사이 조유영과 은지원은 책상 위에 이두희가 올려놓은 신분증을 발견했다. 눈빛으로 신호를 주고받은 뒤 조유영이 신분증을 밀어주고 은지원이 이를 챙겼다. 이두희는 신분증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이내 체념하고 데스 매치에 갈 생각을 했고 우승자 연합은 승기를 굳힌 뒤에야 신분증을 돌려줬다.

이두희는 신분증이 중요한 '독점 게임'에서 신분증을 뺏겨 완전히 게임에서 배제됐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이두희는 신분증이 중요한 '독점 게임'에서 신분증을 뺏겨 완전히 게임에서 배제됐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뒤늦게 돌려줬다고는 하지만 이는 절도나 다름없었다. '더 지니어스2'는 시즌1부터 절도나 폭력 같은 불법 행위만 없다면 배신이나 연합 등 살아남기 위한 그 어떤 행동이 용납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우승자 연합이 이두희의 신분증을 가져간 것은 기본 룰에서 어긋난 행동이었다.

이전 방송에서 플레이어들이 중요한 물건을 흘린 적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러나 다른 플레이어가 그 물건을 줍거나 발견했을 때 자신을 도와달라고 거래하거나 게임 내 화폐인 가넷을 요구하고 돌려주는 식으로 살짝 이용했다. '더 지니어스1 : 게임의 법칙' 1회 때 이상민이 전 프로게이머 홍진호의 가넷을 주워 데스 매치에서 김민서를 도와 이준석을 탈락하도록 이용하거나 지난 4일 방송된 '7계명' 게임에서 노홍철이 유정현의 개인 법안을 주워 슬쩍 보고 몰래 유정현의 주머니에 다시 넣어뒀던 장면이 그 단적인 예다.

그러나 이날 우승자 연합은 신분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게임이 끝나기 직전까지 밝히지 않으면서 이두희를 게임에서 완전히 배제해버렸다. 특히 신분증을 찾기 위해 돌아다니는 이두희에게 "여긴 없다. 제발"이라며 그를 방에서 내보냈다. 이들이 승리와 생존을 위해 연합을 구성하고 다른 플레이어를 연합에 안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다른 플레이어가 게임할 권리조차 뺏는 권한까지 이들에게 주어진 것은 아니었다.

우승을 차지한 '방송인 연합'은 이두희에게 신분증을 돌려주는 데 조건을 내걸고
우승을 차지한 '방송인 연합'은 이두희에게 신분증을 돌려주는 데 조건을 내걸고 "장난이었다"라는 식으로 사과했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신분증을 돌려주는 과정도 개운하지 않았다. 게임이 거의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이상민은 "불멸의 징표를 줄 테니 데스매치에서 임요환과 홍진호를 붙게 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두희는 "대신 신분증을 가져간 사람에게 사과받고 싶다"며 이에 응했다. 이들이 먼저 이두희를 찾은 것도 아니었고 이두희가 조건을 수락했다는 얘기를 듣고서야 이두희에게 찾아왔다.

우승자 연합은 "처음에는 의도한 건 아니었고 재미삼아 했는데 이렇게 깊게 흘러갈 생각은 아니었는데 하다 보니 네가 서운할 정도로 깊게 왔다" "처음엔 장난으로 하다가 본의 아니게 너무 오래 끌었다. 진심으로 미안하다" 등 말들로 이두희에게 사과했다. 이두희도 이들의 사과를 받아들였지만, 사과 자체도 씁쓸했던 이유는 흡사 왕따 가해자들의 변명과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 내에서 벌어진 일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기대하지 않았지만, "장난이 길어졌다"라는 말로 끝날 일은 아니었다.

이두희는 조건을 지키지 않고 조유영을 데스매치 상대로 지목하며 반전을 노렸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이두희는 조건을 지키지 않고 조유영을 데스매치 상대로 지목하며 반전을 노렸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반전은 있었다. 이두희가 데스 매치 상대로 연합과 약속한 홍진호가 아닌 조유영을 지목한 것. 이두희는 "원래 홍진호를 지목하려고 했지만 이 기분을 이겨낼 수 없다"며 조유영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후 그는 조유영, 은지원이 신분증을 가져갔다고 하는데 은지원은 우승자 이상민에게 생명의 징표를 받았다"라며 이상민에게 받은 불멸의 징표를 사용해 노홍철을 조유영의 상대로 지목했다.

그러나 반전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상민이 찾아낸 불멸의 징표는 처음부터 2개였고 이두희에게 준 것은 가짜였다. 결국 이두희는 조유영과 '암전 게임'을 펼치게 됐다. 우승자 연합도 둘로 갈렸다. 노홍철과 유정현은 조유영을 돕지 않고 미안한 마음에 이두희 편에 섰다.

4회에서 이은결의 배신을 용서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은 이두희를 떨어뜨릴 때 배신에 대한 다른 인식을 보였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4회에서 이은결의 배신을 용서하지 않은 플레이어들은 이두희를 떨어뜨릴 때 배신에 대한 다른 인식을 보였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하지만 은지원은 첫 회부터 든든한 관계를 유지한 조유영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이두희에게 "너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한 뒤 다시 한 번 뒤통수를 쳤다. 게임은 시작하자마자 은지원의 배신으로 결과가 갈렸고 이두희는 "사람을 너무 믿은 게 잘못인데 사람을 믿은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남기고 쓸쓸히 퇴장했다.

데스 매치에서 은지원이 이두희를 배신한 건 잘못은 아니다. '더 지니어스2'라는 프로그램이 원래 배신이 통용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은지원의 배신은 '방송인 연합'의 존재를 확인시켰고 배신에 대한 플레이어들의 이중적인 인식을 느끼게 했다.

논란만 있었던 '방송인 연합'은 이날 방송에서 '비 방송인 연합'을 몰아세우며 그 존재를 보여줬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논란만 있었던 '방송인 연합'은 이날 방송에서 '비 방송인 연합'을 몰아세우며 그 존재를 보여줬다. / tvN '더 지니어스2 : 룰 브레이커' 방송 캡처

지난 4회 방송에서 마술사 이은결은 "이상민 노홍철 은지원의 '방송인 연합'이 있어 우승을 위해 연합을 깨야 한다"며 배신을 택했지만, 결국 스스로 탈락했다. 이두희의 데스 매치 상대였던 조유영은 이은결의 배신으로 승리를 챙겼음에도 배신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프로그램 속 인터뷰에서 얘기한 적 있다. 그러나 이날은 은지원의 배신을 강요했다. 게다가 의혹만 있고 존재 증거가 없었던 방송인 연합은 이날 방송에서 홍진호 임요환 이두희를 '비 방송인 연합'으로 몰아가며 배척했다. '방송인 연합'의 실체가 드러난 것과 다름없었다.

'룰 브레이커'라는 부제는 게임 속에서 정해진 규칙을 깨고 숨겨진 방법을 찾아 살아남는 사람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 그러나 절대 깰 수 없는 원칙이 기본 전제로 바탕에 깔려있다. 그러나 이날 방송은 플레이어들이 프로그램의 의미와 맞는 '룰 브레이커'가 된 게 아니라 애초에 없던 규칙을 말 그대로 깨버리고 생각이 아닌 연합으로 이기려는 '룰 브레이커'가 됐다. 방송인 연합의 '도둑 승리'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절도가 허용되는구나. 폭행도 허용되겠네. 방송인 연합 때리고 싶다"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였다. '열혈 팬'이 많았던 '더 지니어스2'에 대해 이러한 반응이 나온 건 결국 '방송인 연합'이 스스로 자초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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