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포 = 이현용 인턴기자] "다리 예쁜 감독님! 탁구 잘 해요."
'탁구 신동'은 천진난만한 딱 아홉 살 어린이였다. 당찬 스윙으로 대학생을 돌려세운 신유빈은 탁구대 밖에서는 한없이 순수한 얼굴을 갖고 있었다.
신유빈은 지난해 12월 26일 부산 강서체육공원 체육관에서 열린 제67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 대회 단식 1회전에서 대학생 한승아(19·용인대)를 4-0(14-12, 11-6, 11-7, 11-5)으로 이겨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2회전에서 임소라(포스코에너지)를 맞아 세트 스코어 0-4(6-11, 8-11, 2-11, 2-11)로 지며 돌풍은 멈췄다. 하지만 '탁구 신동'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았다. 지난해 국가대표 이상수(23)와 벌인 친선경기, 2010년 유남규(45) 감독과 연습 장면도 덩달아 화제를 모았다.
3일 군포시민체육공원 탁구장에서 <더팩트>과 만난 신유빈은 자신에게 쏠린 관심을 잘 모르는 듯 시종일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말과 행동으로 귀여움을 발산했다. 인터뷰 내내 통통 튀는 신유빈의 매력에 취재진은 '아빠 미소'를 짓고 귀를 기울였다.

"휴대전화 게임!"이 자신 있다고 외치는 신유빈은 "공부를 못한다. 수학이 어렵다"며 9세 다운 고민을 털어놨다. 신유빈의 깜찍하고 엉뚱한 대답에 익숙해질 즈음에 취재진이 배꼽을 잡을 만한 답변이 튀어나왔다. 스타킹에서 만난 현정화(44) 감독을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 "다리 예쁜 감독님"이라고 답한 것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신유빈의 말에 모두 웃음이 터졌다. 당시 5세인 소녀에게는 뛰어난 탁구 실력보다도 예쁜 다리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2004년에 태어난 신유빈은 현 감독의 선수 시절을 전혀 알지 못했다. 오히려 순진한 표정으로 "올림픽에서 금메달 땄어요?"라고 취재진에게 물었다. "1988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고 정말 뛰어난 선수였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탁구 잘 해요!"라는 한 마디를 덧붙였다. 현 감독이 신유빈을 칭찬한 말을 일러주자 "그냥 그래요"라며 부끄러워 했다. 칭찬에 답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9세' 신유빈으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신유빈은 지난 2009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출연해 현 감독과 치열한 랠리 대결을 펼쳐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같은 해 9월에는 'KRA컵 슈퍼리그 2009'개막전에 앞서 현 감독과 이벤트 경기를 가졌다. 현 감독은 "탁구하는 폼이 매우 좋다"고 신유빈을 칭찬했다.

현 감독의 '예쁜 다리'에 숨겨진 화려한 선수 시절을 알지는 못했지만 신유빈의 꿈은 현 감독을 쫓아가고 있었다. 신유빈은 "올림픽 나가서 금메달 따는 거요"라면서도 "금메달을 따면 제일 좋지만 첫 번째는 금메달, 두 번째는 은메달, 세 번째는 동메달"이라고 조심스럽게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2004년에 유승민 선수가 금메달 땄어요? 그렇게 들었는데"라고 묻는 신유빈이 2004년에 태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수도 있다.
[영상] '탁구 신동' 신유빈과 솔직 인터뷰
sporg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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